우리 집엔 구슬이 많았다. 빈 깡통에, 서랍에, 장독 뚜껑에…. 돈 이외에 구슬로만 치면 아마 전국에서 손꼽히는
투자와 도박은 베팅의 유무(有無), 그리고 강약(强弱) 조절이 핵심인 ‘자신과의 싸움’이란 점에서 본질이 같은 놀
내가 딴 돈을 들고 방으로 간 건 동생이 올라가고 한 시간쯤 뒤였을 것이다. 방문을 열자 축 처져 있던 가족들의 시선
그렇다. 그래 가지고 언제 본전 찾을지 내가 봐도 막막하다. 10개 종목에 4원씩 투자하면 총 40원어치 포트폴리오.
내가 그렇게 동생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었던 건 무슨 예리한 판단력 덕분이 아니다. ‘돈이 불어날수록 점점 더
‘베팅은 칩이 쌓일수록 점점 늘리고, 칩이 내려가면 따라 줄이는 거다.’ 비록 당시엔 그 뜻을 몰랐어도 10년
우리 집 어른은 나 하는 일이 늘 불만이시다. 유학 갔다 와서 교수 안 하고 주식하는 것부터가 충격이었는데…. 그
동생을 천적이라 하는 건 단지 92년 웬도버의 수모 때문만은 아니다. 이후 내가 개과천선(?)한 뒤로도 세상에 유독
내 심리적 한계를 밑바닥까지 보여준 웬도버 사건 이후의 10년은 대략 이렇게 흘러간다.동생은 곧바로 졸업을 하고 귀
그날 밤, 난 아름다운 승복의 미덕 대신 온통 패자(敗者)의 추한 모습만 보였다. 동생은 열 받은 형 밑천 보태주다
그러나 역시 고수는 달랐다. 줄곧 최악의 시나리오만 늘어놓던 동생은 실제 전투에선 잘 싸우고 있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도박도 꼭 같지만, 주식을 해서 돈 버는 사람도 세 부류가 있다. 첫째, 작전하는 무리들이다. 실력으론
웬도버로 가는 차안은 시끄러웠다. 잔뜩 들뜬 맘에 두 입술이 쉴 줄을 몰랐으니. 얼마나 따줄까, 뭐가 갖고 싶으냐
1992년 여름, 내가 공부하던 시카고에서 서부의 유타주(州)로 가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더웠다. 방학을 맞아 잠시
주식투자, 그 본질 파악을 위해 길을 나서기 전에 우선 한번 보자. 그간 멋모르고 덤빈 결과가 얼마나 참담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