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오후 중국 상하이 루이진(瑞金)병원의 강당. 여성 40여 명이 단상 위의 강사가 모델을 앞에 두고 진행하는 메이크업 강의를 듣느라 열심이었다. 기본적인 피부 관리 요령부터 기초화장법, 메이크업 순서 등을 설명하는 것은 여느 메이크업 강좌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강…
《 베트남 호찌민에서 자동차로 꼬박 3시간을 달려 찾아간 빈롱종합병원의 복도는 어린 환자들로 북적거렸다. SK텔레콤과 세민얼굴기형돕기회, 베트남 108국군병원이 함께하는 얼굴기형 어린이 무료수술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어린이들이었다. 입술과 잇몸이 갈라지거나 짝눈이 심해 얼굴이 일그러진…
“현지 고객들이 예전에는 LG전자를 글로벌 전자기업이라고만 봤는데 이제는 정말 멕시코인과 함께하고 멕시코를 생각하는 기업으로 받아들입니다.” LG전자 멕시코법인 임직원들은 지난해 물 부족에 허덕이는 멕시코 시장에서 자사(自社)의 드럼세탁기 인지도를 어떻게 높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
믹스틀라데알타미라노는 멕시코 베라크루스 주의 조그마한 산골 마을이다. 이곳 원주민인 주부 루피나 초피야크틀 씨(21)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물을 긷기 위해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났다. 2세, 9개월 된 아이 둘을 업고 안은 채 산길을 따라 두 시간을 내려와 20L들이 통에 실개천 물을…
《까무잡잡한 피부에 맨발의 마라(12·여)는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한참이나 장대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비가 좀 그쳤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학교가 문을 열어 공부를 시작할 수 있잖아요.” 브라질 원주민 부족 캄베바 출신인 마라는 석 달 전 페루 접경지역인 테베에서 70km 떨어진 …
삼성전기 필리핀법인은 전체 직원 4100여 명 가운데 주재원 14명을 제외하곤 모두 현지인을 채용했다. 현지인 직원들은 삼성전기의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5년 입사한 후 사내 봉사활동조직 ‘콤렐’에서 줄곧 활동해 온 아일린 바스코 씨(32·여)는 “회사에…
《 필리핀 라구나 주 칼람바 시에 있는 로옥은 전형적인 도시 빈촌이다. 마닐라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이 마을 190여 가구의 주민은 주로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하거나 트라이시클(삼륜택시)을 몰아 돈을 번다. 고기잡이로 연명하는 사람도 많다. 오후 1시,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윌슨귀도치 초등학교의 레자네 헤자니 선생님은 아홉 살 길레르미가 삐딱하게 쓴 파란색 모자를 바로잡아 줬다. 선생님이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오늘은 친구들과 마음껏 잔디밭 축구장을 뛰어보라”며 등을 토닥거리자 길레르미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수줍게 웃었다. 또래보다 덩치가 큰 길레르미…
《 베트남 꽝응아이 성 리선 현 안빈 섬에서 태어난 부이띤꽁 씨(70)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수돗물을 써본 적이 없다. 평생을 이곳에서 지낸 그는 빗물을 받아 목욕을 했고, 빗물을 끓여 식수로 사용했다. 이런 그의 삶이 8월이면 바뀐다. 두산중공업 베트남 법인인 두산비나가 안빈 섬에…
《 필리핀 마닐라에서 동남쪽으로 375km, 밀림으로 뒤덮인 라푸라푸 섬. 인구 200명의 작은 어촌 산타바바라에서 만난 곤라도 발빈 씨(48)는 부인 다야나 씨(40)가 키우는 돼지를 자랑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장차 광산 채굴이 끝나 일자리가 사라져도 괜찮아요. 이제 우리에겐 돼…
《 “난생처음 신어 보는 축구화예요. 이렇게 제대로 된 유니폼까지 차려입으니 안토니오 발렌시아 같지 않아요?” 지난달 1일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 시 축구 경기장에서 만난 이데르 마르티네스 군(16)은 작년 여름 SK건설이 선물한 축구화를 신고 이렇게 말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 열일곱 베트남 소녀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의아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일까. 응우옌탄뚜엔 양은 울먹이며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럽고 숨쉬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5개월 전에 혼자 병원에 갔죠. 심장 쪽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하는데 약을 사먹을 형편이 안 …
《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오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 근교 앨버턴 시민센터. 삼성전자아프리카가 운영하는 엔지니어링아카데미 첫 수료식이 열린 이곳 강당은 기쁨의 함성과 감격의 눈물이 어우러진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수료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1…
“수산을 제게 맡겨주세요. 친딸처럼 키우겠습니다.” 2008년 페루 수도 리마에서 370km 떨어진 찬차마요 시 피차나키 단칸방. 한국인 교포 오문수 씨(64)가 리마에서 자동차로 8시간을 달려 해발 3820m 안데스 산맥 너머 이곳을 찾았다. 33m²(약 10평) 남짓한 비좁은 방…
“잠깐 잠깐! 무작정 소리가 크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높이뛰기 하듯 기를 모아서. 알겠죠? 자! 모두들 악보 보시고. 98마디부터 다시 가볼게요.” 15일 오후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 시 개발구의 한 호텔 회의장. 스무 명의 시선이 단상의 지휘자에게 집중됐다. 이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