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에른 주의 소도시 에를랑겐. 인구 10만 명 남짓한 이곳 중심부에 ‘하이테크(HEITEC)’ 본사가 자리하고 있다. 하이테크는 원자력발전 설비나 첨단 의료기기의 전자부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기업. 이 회사 근로자 약 950명 가운데 55세 이상 근로자는 40여 명. 이들은…
일본은 여러 면에서 한국과 닮은꼴이다. 일본에서 먼저 시작된 인구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 등은 현재 한국에서 똑같이 진행 중이다. 그런 일본은 20세기 초반부터 정년제를 도입했다.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가 시작되자 1971년 고령자고용안정법을 만들었다. 1986년에는 법을…
한 정보기술(IT) 업체 간부였던 박모 씨(57)는 지난해 9월 직장을 그만뒀다. 회사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자신처럼 나이 많은 근로자가 더 버틸 수 없었기 때문. IT 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청년 근로자가 장년층에 비해 많은 데다 청년 취업난까지 심화된 탓이다. 환갑을 앞둔 박 …
김모 씨(52)는 부산의 한 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쌍용에 취직했다. 10년 넘게 대기업 ‘상사맨’으로 지내던 그에게 첫 시련이 닥쳤다. 외환위기로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얼마 뒤 김 씨는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업체인 ㈜하이디스에 입사했다.…
유난히 추웠던 올해 1월. 정명숙 씨(58·여)의 마음도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말 20년 넘게 일한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뒤 ‘촉탁직’으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정 씨는 “1년 더 일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은 고맙지만 그래도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 같다”고 했다. 그로부터…
‘내가 과연 정년 연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국내 한 정유업체의 김모 차장(37)은 ‘정년 60세 의무화’에 대해 반신반의한다. 제도 개선은 반갑지만 자신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김 차장의 회사는 이미 2년 전 노사 합의로 정년을 만 58세에서 6…
경기 안산시 단원구 반월공단 내 한 자동차부품업체에서 일하는 서모 씨(54)는 20년 넘게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정년은 만 58세. 예정대로면 서 씨는 4년 뒤 퇴직해야 한다. 하지만 사정이 바뀌었다. 올해 4월 정년 60세 이상을 의무화하도록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김원태(가명·60) 씨는 한때 잘나가던 의류회사의 중견 간부였다. 한국 섬유산업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그는 해외 각지를 돌며 마케팅을 하고 수출계약을 따냈다. 연간 1억 달러짜리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20년 가까이 신바람 나게 일했다. 국내 섬유공장들이 대거 동남아시아로 옮긴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