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이 미디어를 가득 채우는 지금도 지구상에는 9명 중 1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50년 미래 보고서는 우리를 더 걱정스럽게 한다. 세계 인구가 96억 명으로 늘어나면 단백질 수요가 현재보다 70%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3…
요즘 음식점에 가면 ‘내 자녀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만들겠습니다’는 문구가 종종 눈에 띈다. 좋은 것, 안전한 것, 믿을 수 있는 것만 자녀에게 먹이고 싶은 것이 엄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엄마들은 시장이나 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살 때 원산지부터 확인한다. 국내산인지 외국산인지,…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 드론과 같은 미래 기술들이 제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타고 밀려오고 있다. 현재 우리는 중국의 기술 추격과 일본의 재약진 사이에 끼인 ‘신 너트 크래커’ 현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시에 기후변화와 같은 세계적인 이슈도 함께 대응해…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저서 ‘트러스트’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자는 한 나라의 경제는 규모와 문화적 요인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적 요인은 ‘신뢰’가 바탕이 된 ‘사회적 자본’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폭넓게 구축된 신뢰가 사회적 자본으로 축적돼 한 나라의 경…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부정부패를 해소하고 접대문화와 연고주의를 없애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선 법 적용 대상이 400만 명에 달해 실질적인 통제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다윈의 ‘종의 기원’ 이후 오랫동안 경쟁은 진화의 주요인으로 여겨져 왔다. 치열한 다툼과 경쟁이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은 생물학을 넘어 사회현상 전반을 설명하는 이론적 틀로 쓰여 왔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경쟁뿐 아니라, 동종 또는 이종 간의 협력이 진화에 중요한 역할…
어릴 적 제사가 있던 날 다음 날이면 어머니는 제사상에 올랐던 명태포를 몽둥이로 두드리곤 하셨다. 명태를 두드리다 보면 어느새 살은 부드러워져 우리 가족은 뽀얀 북엇국을 먹을 수 있었다. 조선 후기 문인 이유원의 저서 ‘임하필기(林下筆記)’에 따르면 함경도 명천 사는 어부 태씨가 자신…
제도를 설계할 때 ‘룰(Rule)’이 좋은가, ‘스탠더드(Standard)’가 좋은가라는 전통적인 논쟁이 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처럼 세세하게 규정을 만드는 게 룰 방식이다. 예측 가능성은 높지만, 막상 잡아야 할 도둑은 놓치기 쉽다. 반…
2014년 7월 시행된 기초연금제도가 2주년을 맞이했다. 기초연금은 자녀와 부모를 부양하다가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현 노인 세대를 위해 마련된 제도다.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과 빈곤 완화를 위해 기존 기초노령연금의 급여를 약 두 배로 인상한 것이다. 기초노령연금의 급여는 2028…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선 최근 노후 파산이 화두가 되고 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의 노인들이 처음부터 빈곤층은 아니었다. 오히려 젊었을 때부터 나름대로 노후를 준비한 평범한 이들이었다. 오랜 가족 부양과 예기치 못한 노년의 질병이 평범한 그들의 삶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몰았다. …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통해 20세기 경제성장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케인스는 ‘절약의 역설’을 통해 소비와 수요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 훨씬 전인 1778년 실학자 박제가 선생이 저서 ‘북학의’를 통해 “재물은 우물과 같다. 퍼 쓸수록 자꾸 …
최근 서점을 둘러보다 ‘미들맨(middleman)의 시대’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무엇을 연결하고 어떻게 시장을 장악할 것인가’라는 책의 카피에 끌렸다. ‘미들맨’이란 보험설계사, 부동산중개인, 중고차 딜러 등 구매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중개인을 뜻한다. 인터넷이 확산되던 초기엔 전…
고속철도(KTX)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KTX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게 자리 잡았다. KTX 이용객 수는 해마다 늘어 이제 하루 평균 18만 명이 넘는다. 일부 구간에서는 이용률이 100%를 넘어 표를 구하기가 힘들다. 1990년대 초 KTX 건설 여부를 두고 국가적…
지난해 봄 지급여력비율(RBC)이 250% 이상이고 자산 17조 원이 넘는 생명보험사가 고급 아파트 한 채 값인 35억 원에 매각됐다. 국내 보험사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 사건은 보험료 규모 세계 8위인 한국 보험산업의 대전환기가 시작되었다는 위기의 신호탄이었다. 이 전환의…
알라딘의 요술램프에 나온 요정이 마법을 부린 것일까. 하루 매출액이 16조5000억 원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 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이를 달성했다. 전체 거래의 68%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뤄졌고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