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초등학교에 한 달에 한 번씩 ‘저축의 날’이 있었다. 학생들은 푼돈이지만 조금씩 돈을 모아 졸업할 때 어린 나이에 만져 볼 수 없는 큰돈을 만들곤 했다. 저축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부모가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는 골목길 양쪽으로 많은 기계·금속 가공업체가 늘어서 있다. 자동차, 공작기계 등의 부품을 가공하는 소공인들이 모여 제조업의 하부구조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전국적으로 문래동처럼 같은 업종의 소공인들이 모인 집적지역이 688곳이나 된다. 한때 한국 경제의 고도 성…
국토의 대동맥이자 역동적인 경제 성장의 상징인 고속도로가 최근 들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주말이면 수도권을 지나는 경부·중부고속도로에서 서울 방향 60여 km 구간의 정체가 6시간 넘게 지속된다. 평일 출근시간대 신갈 분기점∼판교 나들목(IC) 구간은 평균 속도가 시속 16…
백열전구를 발명한 사람은 토머스 에디슨이다. 우리는 그렇게 배웠다. 그러나 그보다 70여 년 앞서 전구를 만든 험프리 데이비를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단지 촛불 4000개에 달하는 엄청난 밝기 때문에 가정용으로 쓰이지 못했을 뿐인데 말이다. 에디슨이 명성을 얻은 건 집 안에서…
최근 기업 구조조정이 경제개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조선사들의 대규모 부실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1분기(1∼3월) 비금융 상장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 못한 기업은 34.9%나 된다. 2010년 24.7%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대기업 계열…
지난 50년간 한국 건설업계는 해외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최근 미국 건설전문매체 ENR가 발표한 ‘2014년 세계 250대 건설기업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매출액 총합은 세계 5위 수준이었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10위권 밖이었으나, 10년 새 매출 규…
산업혁명 이래 모든 시장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일례로 자동차의 성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소비자가 복잡한 기술을 다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었고 운전은 훨씬 편해졌다. 이는 기술 발전에 따른 ‘시장의 진화’로 그 결과는 소비자의 효용 증가…
올해 3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지도자’에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위에 올랐다. 1위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3위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임을 감안하면 뜻밖의 결과다. 4년 전 드라기 총재의 취임을 바라보는 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1939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아주 무모하지만 창의적인 제안 하나를 받아들임으로써 연합군 승리에 결정적인 카드를 손에 쥐게 된다. 당시 27세에 불과했던 수학자 앨런 튜링이 독일군의 ‘에니그마(Enigma)’라는 난공불락의 암호체계를 깨뜨릴 기계를 만들겠…
미래학자 피터 디어맨디스는 첨단기술이 수십 년 안에 국가 경계의 개념을 용해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른바 글로벌 시민론이다. 그는 텔레프레즌스 기술로 지구촌 곳곳을 화상으로 연결하고 가상현실 속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예를 근거로 들었다. 디지털 통화로 외환이나 은행을 거치지 않…
귀농·귀촌이 반가운 것은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 가는 농촌 지역을 재생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 농가의 평균연령은 65세를 넘어섰다. 반면 2014년 귀농인의 평균 연령은 54세에 못 미친다.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일수록 귀농·귀촌인 정착에 따른 비용이 …
세계 경제에 다시 거대한 폭풍이 몰아닥치는 듯하다. 지난 20년간 세계 경제는 동남아, 미국, 유럽발 위기들을 잇달아 겪었다. 최근에는 설마 했던 중국마저 요동치고 있어 중국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일부 비관론자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오고 있다는 …
소비자의 숨은 니즈와 불편이 혁신을 이끌어 낸다. 애플은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원하는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아이튠스라는 음원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통화, 촬영, 검색 등을 하나의 기기에서 수행하려는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아이폰을 …
‘낙바생’이라는 신어(新語)가 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힘든 취업 관문을 통과한 취업 준비생’을 지칭한다. 우리 청년들의 좌절과 눈물이 서려 있는 말을 들으며 경제부총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돌이켜 보면 한 세대 전의 취업 시즌에는 ‘입도선매(立稻先賣)’란 말…
6월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었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은 백수’의 줄임말), ‘인구론’(‘인문계 학생의 90%는 논다’의 줄임말)과 같은 자조적인 말들로 상징되는 청년 실업 문제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그래도 젊으니까”라는 위로의 말을 꺼내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