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구릿빛 얼굴, 군데군데 흙 묻은 티셔츠…. 17일 오후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고구마 종묘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임동수 씨(47)는 제법 농부 티가 났다. 그는 2000년 충남대 생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농촌진흥청(작물시험장)과 농업벤처기업 연구원, 공주대 연구교수 등을 지내다 …
제주감귤 품종은 다양하다. 극조생을 비롯해 조생 만감류 금감 오렌지류 등으로 나뉜다. 조생종에 비해 다소 늦은 만감류 가운데 독보적 존재가 바로 한라봉이다. 한라봉 재배는 1990년대 중반 시작됐다. 꼭지 부분이 불룩하며 독특하고 강한 향, 높은 당도 덕분에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
16일 오후 경남 창녕군 대지면 창산리. 처서(處暑)를 일주일 앞둔 하늘은 유난히 높고 푸르렀다. 근처에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과 양파 재배지가 있다. 그리고 넓은 들판 가운데 천년초 농장이 있다. 농장 이름은 ‘자꾸커’. ‘작물과 농장이 자꾸 성장한다’란 의미다. 농장에는 처녀…
뙤약볕이 내리쬐던 4일 오후 울산 북구 상안동 과수원 ‘울산 애플팜’ 주인 이실범 씨(65)는 사과나무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그냥 수돗물도 아니고, 가뭄에 마를까 봐 뿌려주는 용도도 아니었다. 민물에 바닷물을 섞은 특별한 물이었다. 자칫 염해(鹽害)를 입을 수 있는 바닷물을 왜 사과…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즉 외환외기가 불어닥친 1997년 교통안전공단에 다니던 황윤규 씨(62)는 ‘이때다’ 싶었다. 공단에 언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지 모르는 지금이 평소 꿈꾸던 농촌 살이를 실현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아내에게 뜻을 넌지시 비쳤더니 아이들 교육 때문에 안 …
‘우리 유치원 귀염둥이들에게 좋은 계란을 먹일 수 있어 감사드려요.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먹을거리가 아이들을 밝은 성품으로 이끌 거라 믿습니다.’(인터넷 카페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심다누팜’ 게시판에서) 충남 태안군 이원면 사창리에서 농장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심다누팜’을 운영…
“여보, 우리 귀농할까?” 2008년 5월 연화순 씨(45)는 오랜 고민 끝에 아내 장해영 씨(37)에게 농촌에서 살아보자고 제안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양잠(養蠶)과 곤충을 전공한 뒤 서울의 농업 관련 연구소 수석연구실장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던 때였다. 심리상담사로 일하는 아내 …
경기 이천시 율면에는 돼지를 테마로 한 ‘돼지보러오면돼지&돼지박물관’이 있다. 대중교통으로 찾아오기 쉽지 않은 데다 섭씨 30도를 넘는 폭염에도 6일 현장에는 전국에서 온 관람객이 꽤 보였다. 돼지공연장으로 향한 관람객들은 미니돼지들이 진행요원의 구호에 맞춰 공굴리기, 볼링 등…
“섬이다 보니 문화생활이랄 게 별로 없어요. 고구마 캐기가 고작이던 백령도 초등학생들을 초청해 밭에서 딸기를 따게 하고, 딴 딸기로 청과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게 하니 참 즐거워하더라고요. 이런 농장체험 프로그램도 계속해야죠.” 서해 최북단 섬, 인천 백령도에서 유일한 딸기농장을 운…
3일 오전 전남 장성군 황룡면 장산리. 드넓은 들판에 자리한 비닐하우스에서 이용헌 씨(72)와 이 씨의 둘째 아들 덕재 씨(45)가 구슬땀을 흘리며 애호박을 파종(播種)했다. 오전 10시가 넘어 기온이 치솟자 부자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가 45도까지 올라가는 한낮에…
귀농귀촌(歸農歸村)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이들의 첫 장벽은 어디서 상담을 받아야 할지, 어떻게 정착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이런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 귀농귀촌종합센…
“이곳이 저희 농원의 보물창고입니다.” 지난달 말 찾은 경기 파주시의 ‘산머루농원’. 서충원 대표(37)가 ‘감악산 머루주 1979’라는 철제 푯말이 붙은 묵직한 철문을 열자 길이 73m의 동굴 속 와이너리가 나왔다. 농원에서 직접 만든 산머루 와인을 숙성시키는 ‘터널창고’였다. …
경북 울진군 북면에 있는 ‘십이령마을’은 조선시대 보부상이 오가던 십이령(열두 고개)길에 대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500가구 정도가 사는 이 마을에 귀농·귀촌을 해서 새로 자리 잡은 집은 모두 13가구. 이들은 공방 체험장, 자연생태 체험장 등을 마련해 마을의 새로운 수익사업을 이…
충북 제천시에서 고추와 참깨 등을 키우는 우달영 씨(50)는 지난해 귀농한 초보 농사꾼. 하지만 첫해부터 1322m²의 밭에서 고추 약 600kg을 수확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그 비결은 철저한 준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 전부터 귀농귀촌협의회 모임에 가입했다. 제천시의 ‘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