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빨리 발전했을까.’ 1954년 기계 발주를 위해 독일을 찾은 조홍제 효성 창업회장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10년도 안됐는데도 눈부시게 돌아가는 공장을 보고 이렇게 감탄했다. 조 회장이 찾아낸 답은 기술력이었다. 6·25전쟁이 끝난 지 1년이 …
1985년 10월 18일 금성광통신 안양공장 사옥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광섬유가 담긴 박스가 컨테이너에 실리는 순간을 보러 임직원들이 몰린 것이다. 이날은 미국 통신사 AT&T 애틀랜타 공장으로 첫 번째 광섬유 납품 물량을 보내는 날이었다. 광통신 기술의 본고장인 미국에 직접 …
“창립 100주년은 또 다른 100주년의 시작입니다.” 1996년 7월 31일. 박용곤 당시 회장은 창립 10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년처럼 두산은 21세기에도 새로운 사회를 열어가는 선도 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국내 대기업 중 창립 100주…
“첫 출근 때 아버지는 ‘서류에 사인하지 말라’ ‘어린이 말이라도 경청하라’ ‘사람을 나무 기르듯 길러라’라는 지침을 주셨는데 그것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1974년 2월 15일 오전 1시경. 수문이 열리면서 바닷물이 독 안으로 차기 시작했다. 독 안에는 길이 344m에 이르는 26만 t급 초대형 유조선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 거대한 무쇳덩이가 과연 뜰 것인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이날은 현대중공…
65(구씨) 대 35(허씨).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의 거부(巨富)였던 허만정은 1946년 사돈이 된 LG 창업회장 구인회에게 35%의 비율로 창업자금을 지원했다. 이 자금은 이듬해인 1947년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를 세우는 밑천이 됐다. 사업이 커지자 두 집안은 각…
‘노벨의 후예들’. 1959년 6월 한화그룹 창업주인 김종희 회장과 당시 한국화약의 인천화약공장 작업반을 가리켜 주요 일간지는 이같이 표현했다. 전후 폐허가 된 인천화약공장의 복구를 위해 설계도를 확보하러 일본 전역을 돌고, 간신히 모은 화학 분야 인재들과 함께 연구를 시작한 지 …
그가 1968년 쓴 보고서는 한국을 발칵 뒤집어 놨었다. 요약하자면 ‘한국에서 철을 생산해 봤자 쓰일 곳도 없다. 해외 차관에 의존해 제철소를 지으면 실패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보낸 차관 예비신청서에 대해 미국 측이 보내는 ‘거부’ 의사와 같았다. 이쯤에…
“새롭게 한국롯데 사장직을 맡게 되었사오나 조국을 장시일 떠나 있었던 관계로 서투른 점도 허다할 줄 생각되지만 소생은 성심성의, 가진 역량을 경주(傾注)하겠습니다. 소생의 기업 이념은 품질본위, 노사협조로 기업을 통하여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1967년 4월 롯데제과…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은 우리나라 재계의 발상지라고 볼 수 있다. 삼성, LG, GS, 효성, LS 등이 지수면과 이런저런 인연으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구인회 회장은 1920년에 이웃 허만식 씨의 딸 을수 양과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고향을 지키…
1926년 19세 소년 구인회는 서울 유학 후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
“설비 경쟁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부터는 ‘경영전쟁’의 시대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1975년 새해를 맞이하는 자리에서 임직원들을 불러 모아 이렇게 말했다. 국내 선진 경영문화의 효시로 꼽히는 ‘SK경영관리체계(SKMS·SK Management System)’가 태동한 순…
1974년 7월. 현대자동차는 최초의 자체 모델인 자동차 이름을 짓기 위해 39일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었다. 응모자 수는 총 5만8023명. 이 가운데 ‘아리랑’(887표)이 1위를, ‘휘닉스’(211표)가 2위를 차지했다. 3위를 차지한 ‘포니’는 105표를 얻었다. 현…
“카니발을 당장 집으로 가져오세요.” 1999년 3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국가로 보나 삼성그룹으로 보나 보통의 위기가 아닙니다. 정신 안 차리면 구한말과 같은 비참한 사태가 올 수도 있습니다.” 1993년 8월 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6월 ‘신경영 선언’ 두 달 뒤 동아일보 기자와 만났다. 신경영 선언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