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은 누구나 지나는 인생 여정의 한 구간이다. 열심히 살아온 과거에 대한 훈장이자 또 다른 미래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다. 퇴직한 모든 이들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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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에게 있어 퇴직은 어떻게 다가올까. 크게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열심히 일한 뒤에 주어지는 달콤한 휴식이거나 만나고 싶지 않은 공포이거나. 무엇이 이 둘을 결정짓는 걸까.내가 만났던 퇴직자의 상당수가 미처 준비하지 못한 퇴직을 아쉬워했다. 대부분 경제적인 측면에서 고민이 컸다.…
회사를 떠난 후 당황스러웠던 것은 나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였다. 30년을 출근했던 직장도, 매일 인사를 나눴던 동료들도 더는 내 곁에 없었다. 영원하리라 믿었던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퇴직의 힘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퇴직자 신분이 된 나의 마음도 전과는 달라졌다. 미처 준비하지…
추석이 지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커다란 보름달이 우리에게 찾아왔다. 퇴직을 앞둔 직장인들은 달을 보며 무엇을 염원했을까. 돌이켜보면 회사의 분위기는 추석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다. 이전까지 정신없이 바빴다가도 추석이 지나고 나면 조금씩 느슨해졌고 곳곳마다 온갖 소문들도 솔솔 피어났다.…
살다 보면 실제로 겪어봐야만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다. 솔직히 직장인 시절에는 실업급여에 대해 별 감흥이 없었다. 가끔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보험료를 보면 심기만 불편해질 뿐이었다. 고용보험에 대해 별 관심도 없었고 큰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받아 보니 생각했던 바와는 매우 달…
직장인이 회사를 떠난 후 맨 처음 좌절할 때는 언제일까. 아마 대부분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때가 아닐까 싶다. 신문에서만 읽던 기사가 내 얘기가 되는 순간, 한꺼번에 몰려오는 당혹감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얼마 전 중장년을 위한 일자리 박람회에 다녀왔다. 일에 대한 갈증이 있던 차…
많은 사람이 퇴직 후에 돈만 있으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얼마 전 선배를 통해 퇴직자 한 분을 만났다. 선배와 같은 동호회 소속으로 연세가 칠십 가까이 되는 분이었다. A 선생님이라는 그분은 폐수 처리 공장에서 30년간 일했고 회사를 나온 지는 3년이 되었다고 했다…
퇴직자들은 왜 자영업에 뛰어들까. 그 세계가 험난하다는 것을 모르는바 아닐 텐데. 어쩌면 몇 가지 사실들만 미리 알았더라도 쉽사리 결심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두어 달 전 집 근처에 새로운 가게가 생겼다. 인적 드문 곳이라 공사할 때부터 심히 걱정되었다. 오래 비어있던 자리에 뭐가 들어…
요사이 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기사가 있다. 단어만 들어도 귀가 쫑긋 선다. 퇴직자들에게 왠지 모를 불안감을 안겨주는 그것, 바로 연금개혁이다. 얼마 전 옛 직장 선후배들과 저녁 모임을 가졌다. 지난해 암 수술을 받으셨던 상사분의 건강 회복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상사는 병마와 싸웠…
퇴직 후 나의 일상은 지극히 한가로웠다. 느지막이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는 등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평온했다. 하지만 이런 여유는 오래가지 않았다. 친정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늦은 오후 전화벨이 울렸다. 받자마자 친정엄마의 다급한 목…
직장인이 회사를 떠나면 무엇이 가장 당황스러울까. 바로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빛이다. 단지 퇴직했을 뿐인데 이전과 달라진 시선은 낯설기만 하다. 안타깝게도 변하는 것은 또 있다. 얼마 전 옛 회사 동료에게 연락이 왔다. 두 해 전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시점에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소식을…
퇴직 후에 먼저 오는 연락이 줄어든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나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끊기지 않는 소식이 있었다.그날 아침도 그랬다. 잠도 덜 깬 이른 시각에 느닷없이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역시나 부고 문자였다. 옛 직…
드디어 1년 뒤면 아이가 학교를 마친다. 졸업과 동시에 줄어들 부담을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뿌듯한 기분에 아이와 집을 나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속이 검게 타들어 갔다. 작은 차 안에서 나눈 아이와의 대화 때문이었다.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내 질문에 아이는 이렇게 대답했…
수년 전 퇴직을 하고 시간이 꽤 흘렀지만 나는 제대로 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회사 밖에서 어떻게든 터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어도 번번이 실패에 그쳤다. 속절없이 지나가는 세월과 함께 자존감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영영 두 번째 출발을 하지 못하고 주저앉게 될까 봐 늘 안…
이상하게 심장이 벌렁거렸다. 한겨울 추위까지 느껴져 으슬으슬 몸도 떨렸다. 두툼한 조끼를 입고 보일러 온도를 높여 보아도 좀처럼 오금이 펴지지 않았다. 해가 바뀌었으니 회사를 나온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종일 집에 머물면서 잡념에 사로잡히는 일이 전부였다…
한 해의 시작인 1월, 이제 막 회사를 나온 퇴직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주변을 둘러보면 누군가는 여행, 운동과 같은 휴식을 하고 누군가는 학원, 도서관에 다니며 이직 또는 전직 준비를 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같은 직장인이었던 모습에서 퇴직 후 인생살이는 다양하게 변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