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555m 높이 123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옥상. 구름 사이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로 아래 122층 전망대엔 국내 방문객들은 물론 다양한 나라에서 온 듯한 해외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탁 트인 시야에 연이어 감탄사가 터졌다. 롯데는 1987년 매입한 땅에 2…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을 늘리는 데 초점을 뒀다면,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의 세계화를 통해 ‘관광보국’ 헤리티지를 확장시키고 있다. 호텔·리조트 외에도 대표적 내수 산업인 유통 사업으로도 세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문…
“보래이, 가령 백 개 가운데 한 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기라. 아무 거나 많이 팔면 장땡이 아니라 신용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그들은 와 모르나.” 14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 역사관. 이곳 1층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구인회 …
“고객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줄 차별적 가치를 만들어 갑시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말 신년사로 내놓은 메시지다. 구 대표가 생각하는 차별적 고객가치란 남들과 다른 수준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을 뜻한다. 제품을 사례로 들자면 스타일러, …
지난달 27일 방문한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오설록 한남차밭. ‘한남다원(茶園)’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제주도에서 가장 큰 차 재배지 중 하나다. 붉은 빛깔의 낮은 공장 건물에서는 차 향기가 흘러나왔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산하 차 브랜드 ‘오설록’은 한남차밭, 서광차밭, 돌송이차밭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현재 오설록을 제외하고는 화장품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과거 태평양증권, 태평양금속, 유영산업 등 증권, 패션 등으로 ‘외도’를 한 적도 있지만 모두 청산했다. 1945년 창업 당시 기업 가치로 내세웠던 ‘아름다움’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아모레퍼…
26일 찾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전시관 한편에는 ‘쏘나타 EV’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현대차는 1991년 11월에 이미 쏘나타를 연구용 전기차로 내놨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70km에 불과하고 배터리를 많이 장착하느라 실내가 비좁긴 해도 30여 …
동아일보가 최근 국내 30대 그룹 전략·마케팅 담당 임원과 한국경영사학회 교수 70명을 대상으로 한국 기업들의 헤리티지 활용도를 설문조사했을 때 현대자동차그룹은 헤리티지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혔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초 ‘브랜드 헤리티지팀’을 신설했고, 울산에 헤리티지 …
《반도체 초격차 명장면 3가지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의 전시품이 된 반도체가 있다. 1992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첫 번째 메모리, 64Mb(메가비트) D램이다. 현재의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삼성을 있게 한 ‘초(超)격차’ 헤리티지의 상징이다. “남처럼 차근차근 단계를 …
‘100% 양품만 만들겠습니다.’ 1995년 3월 9일 경북 구미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 직원들이 이같이 쓰인 현수막 아래 애니콜 휴대전화 15만 대를 산더미처럼 쌓았다. 모두 150억 원어치의 제품을 직원들 손으로 해머로 부수고 불태웠다. 당시 애니콜 불량 사태가 지속되자 이건희 삼…
“픽사는 내가 디즈니 재직 중에 했던 아마도 최고의 인수였다.” 로버트 아이거 전 디즈니 최고경영자(CEO·2005∼2020년)는 2021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창립자인 월트 디즈니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개척자였다. 그가 1957년 종이에 그린 ‘디즈니…
명품 패션 브랜드는 ‘헤리티지 활용 전략’의 선두 주자들이다. 품질과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는 소비자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가장 확실한 요소다.‘명품 가운데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는 모든 제품을 수작업으로 만든다는 원칙을 고집한다. 에르메스는 1873년 ‘아름다…
한국 대표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성장 속도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이나 제품 경쟁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이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장치가 반드시…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외형 측면에서 세계 시장 ‘톱티어’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유의 헤리티지(유산)를 확보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혁신’과 ‘변화’의 가치 추구가 기업 헤리티지로 각인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설문에 답한 한 그룹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