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 물러나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별명은 ‘미친개’다. 짧은 머리, 꼿꼿한 자세를 항상 유지했던 그는 저돌적인 성격으로 유명했다. 본인은 이 별명을 좋아하지 않는다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부르길 즐겼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각과 참모를 통틀어 가장 …
사무실 책상을 청소하다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해 이맘때 발표한 ‘2018년 세계 전망’의 기사 지면을 발견했다. 그때 읽고 책상 한구석에 보관해뒀던 것이다. FT는 미중 무역전쟁 발발과 미국 민주당의 하원 승리를 예측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 법사위…
이집트에서 영상 취재를 할 때면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다. 촬영 중인 카메라를 보면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려대고, 창문을 내려 욕설을 하기도 한다. 이슬람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 쪽으로 카메라를 향했다가 주변 남성들의 무시무시한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 경찰, 건물 관리인들도 기자의 카메…
‘트럼프 시대’가 미국의 통합을 불러왔다고 주장한다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공동의 적(敵)을 연결고리로 한 연대의 힘은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것 같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별세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41대)은 6일 텍사스A&M대 부시 도서관·기념관 부지…
10월 초 터키 이스탄불 내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발생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인 사건. 이 사건은 ‘역사상 최악의 은폐 사건’이라며 국제사회의 공분을 일으켰는데 유독 중동·아프리카 국가에서만큼은 예외였다. 이집트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예멘 등은 줄곧 사우디를 지…
2002년 미국 중간선거(11월 5일)가 실시된 지 정확히 40일이 지난 12월 15일. 앨 고어 전 부통령은 결단을 내렸다. CBS의 간판 뉴스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2004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건가요?’라는 진행자 레슬리 스털의 질문에 “출마하지 않겠다”라고 대답했다. …
‘가짜뉴스(fake news)’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특정 개인 혹은 단체를 혐오하도록 부채질하거나 ‘사실’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도록 만든다는 점은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국가별 가짜뉴스를 들여다보면 차이가 적지 않다. 아프리카…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한창이던 7일 오후(한국 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만두집에서 같은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던 중국 기자의 눈이 순간 번뜩였다. 그가 보여준 자신의 휴대전화 화면 상단엔 CNN 속보 배너가 하나 떠 있었다. 미국 민주당의 하원 과반 탈환이 확정…
이집트 주요 대학 입구는 모두 높이 3∼4m 정도의 철문이 가로막고 있다. 가방 검사는 흔한 일이고, 학생증 없이는 학교로 들어갈 수 없다. 출입문마다 민간 보안업체 직원 3, 4명이 지키고 서 있다. 외부인은 대학 구경도 못 한다. 겉으로는 테러 위협으로부터 대학생들을 보호하기 위…
2012년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다가 패배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71)는 자칭 ‘평생 루저(loser for life)’다. 대선 당시 한 후원금 모금행사에서 “대선에 나갔다가 진 사람들은 ‘평생 루저’”라고 단언했다. “(낙선하면) 잔디 깎는 일자리도 제대로 못 …
올해 6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이란 이유로 운전도 못하는 나라였다. 여성이 사회 활동을 하려면 아버지 혹은 남편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후견인제도(male guardianship system)는 아직도 사우디 사회에 뿌리 깊다. 이런 사우디에서 요즘 ‘개혁’ 혹은 ‘변화’의 바람…
“80년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었는데, 3개월 지난 거 가지고 뭐라고 하나? 어이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북-미 대화의 진전 속도를 두고 불만을 나타내는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을 겨냥해 이렇게 말했다. 싱가포르 북-미 정…
팀 렌더킹 미국 국무부 아랍걸프지역 담당 차관보는 9월 한 달 내내 중동지역을 누비고 다녔다. 그가 이토록 바삐 움직인 것은 10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중동 국가 정상회의 때문이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아랍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로 불리는 중동전략동맹(MESA·M…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멈춰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진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새롭게 도출된 합의문 내용과 이에 반응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했다. 그럼에도 북한 비핵화 협상 당사국인 미국의 주요 언론은 최…
이달 초 이집트 카이로의 한 지역에서 열린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석했었다. 중동·아프리카 국가에서 온 유학생과 사업가 등이 많이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였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아이스 브레이킹(초면의 어색함을 푸는 것) 시간. 이집트에서 의대를 다니고 있다는 에티오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