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엘라 브래버먼(43)은 속도위반을 한 검찰총장이었다. 지난해 6월 과속 통지서가 그에게 날아들었다. 그는 영국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2년 전 발탁한 인도계 여성 검찰 수장이었다. 과속으로 걸린 영국인에겐 두 가지 길이 있다. 단체 안전운전교육을 받거나, 벌점 3점과 함께 범칙금을 …
2001년 “태국의 마약, 빈곤, 가뭄을 없애겠다”며 집권했다. 30밧(약 1140원) 의료제, 마을당 100만 밧 지급, 농가 부채 탕감 등 현금을 직접 뿌리는 선심성 복지 정책을 폈다. 약 7000만 명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농민과 빈민층이 열광했다. 금기로 여겨지던 왕실과 군부…
#. 목요일(4월 13일) 오후 9시 50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외곽에 사는 앤드루 레스터(84)는 초인종 소리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날 밤 오기로 한 손님은 없었다. 부인이 요양원에 간 뒤 혼자 살아온 그에겐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의 집 현관문은 미국식 주택이 그렇듯 …
지난해 1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5개 자치구 중 가장 부유한 맨해튼의 지방검찰 수장으로 하버드대 출신의 흑인 검사 앨빈 브래그가 취임했다. 검사 500명, 연 예산 1억6900만 달러(약 2197억 원)의 공룡 조직을 이끌게 된 그는 취임하자마자 “대중교통 무임 승차, 체포 저항,…
영화 ‘블랙 스완’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내털리 포트먼(42)은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3세 때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이다. 포트먼은 2018년 유대인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제네시스 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스라엘이 전 세계 유대인 중 빼어난 업적을 세운 한 명을 골라 매년 …
“조국이 없었다면 자유의 몸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된 뒤 1029일간 억류됐던 멍완저우(孟晚舟·51) 중국 화웨이 순회회장 내정자가 2021년 9월 말 선전공항에서 밝힌 귀국 소감이다. 당시 그는 “오성홍기가 있는 …
올 1월 28일 열린 호주오픈 여자 테니스 결승전 승자는 벨라루스의 아리나 사발렌카 선수(25)였다. 그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사발렌카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TV 중계방송 화면에는 그의 이름만 뜰 뿐, 이름 옆에 있어야 할 국가 표시가 없었다. ‘국기 표출 및 국가 연주 금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3남 1녀를 뒀다. 1977년 권좌에 올랐을 때 장남과 차남은 이미 가정을 꾸렸고 삼남도 25세였다. 유일한 미성년 자녀는 43세에 얻은 에이미(당시 10세). 세계 최고 권력자의 고명딸이 어떤 학교를 다닐지 모두가 주시했다. 그의 선택은 ‘태더스스티븐스스…
사건이 난 서부영화 세트장은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지대에 지은 19세기 양식의 작은 목조 교회였다. 그 안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을 때 밖에 있던 스태프들은 각본대로 촬영이 시작된 줄 알았다. 몇 초 뒤 시나리오 작가가 교회에서 뛰쳐나왔다. “911 불러, 911!” 세트장 안에는 주…
2012년 리비아 벵가지에서 무장 세력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를 살해했다. 미 여론이 들끓었다. 곧 주무 장관인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을 포함한 관련자의 의회 조사가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관용 이메일이 아닌 보안에 취약한 사설 메일을 사용했…
2017년 4월 5일 밤 미국 뉴저지의 단독주택 현관에 80대 중국인 남성이 구부정하게 섰다. 이 노인은 이틀 전 중국 공작원에게 이끌려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 중국 공안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다가 미국 뉴저지로 숨어든 그의 아들을 쫓고 있었다. “아들을 만나서 계속 귀국…
2007년 9월 이라크 바그다드 니수르 광장. 미국 민간 군사기업(PMC·Private Military Company) ‘블랙워터’ 직원들이 총기를 난사해 민간인 17명이 숨졌다. 비판이 들끓자 주범들은 미 법정에 섰고 회사는 수차례 이름을 바꿨다. 이때만 해도 PMC 업계의 주 업무…
1977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을 통치한 5명의 대통령 중 4명은 모두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경력이 주지사였다. 지미 카터(조지아), 로널드 레이건(캘리포니아), 빌 클린턴(아칸소), 조지 W 부시(텍사스)가 다 그랬다. 이 기간 중 주지사 출신 최고 권력자가 아니었던 …
“당신이 미야무라 상병입니까?”6·25전쟁 휴전 직후인 1953년 8월 20일 중공군 트럭에서 내린 히로시 미야무라 상병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키가 178cm인 미야무라는 45kg도 안 되는 야윈 몸을 일으켜 세웠다. 포로교환이 진행되던 비무장지대(DMZ)의 흙길을 가로질러…
미국 연방대법관 9명 중 유일한 라틴계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던 1978년 가을에 있었던 일이다. 소토마요르가 로펌 인턴 면접을 보던 날이었다. 파트너 변호사가 그에게 물었다. “소수 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에 찬성하나요?”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