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반을 넘어선 프로야구, 27일 개막하는 런던 올림픽, 늦은 밤 상영하는 공포영화의 영원한 짝꿍. 열대야를 짜릿하게 식혀줄 ‘치맥(치킨+맥주)’의 전성기가 드디어 시작됐다. 얼음 같은 냉동 잔에 부드러운 맥주 거품이 시원하다고 여러 잔 들이켜는 건 금물. 불면의 밤으로 눈 밑 다…
펄펄 끓는 가마솥더위. 여기저기 화르르 다발로 돋은 배롱나무꽃. 석 달 열흘 피고 지고, 지고 피는 붉은 꽃 무리. 우우우 발그레 달아오른 충남 논산 윤증고택의 늙은 배롱나무 다섯 그루. 사각연못 속에 어리는 진홍 꽃숭어리. 담장도, 솟을대문도 없는 조선 선비의 소박한 한옥. 뒷동산이…
지구에서 가장 더운 곳은 이란의 루트 사막.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고기온은 2005년 기록한 70.7도다. 박테리아조차 살 수 없어 우유가 상하지 않는다.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의 역대 최고 기온은 66.7도. 여름 평균기온은 40도를 넘나든다. 루…
어제는 대서(大暑). ‘큰 더위’가 전국 곳곳에서 소나기를 만나 찜통 같은 하루를 만들었다. 이런 날씨에는 불면의 밤이 따라오기 마련. 낮 동안 신체 활동을 늘려 몸을 피곤하게 한 뒤 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잠을 청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따뜻한 우유 한 잔도 훌륭한 숙면 …
22일은 소서(小署)와 입추(立秋) 사이의 절기인 대서(大暑). 말 그대로 ‘큰 더위’로 대서 이후 20일 정도가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시기다. 장마가 물러간 이번 주말에는 간혹 빗방울이 떨어져도 한낮 수은주가 30도를 넘는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된다. 하지만 수박 참외 같은 …
와유(臥遊·누워서 노닌다)는 옛 선비들이 산수(山水)를 즐기던 방식이다. 그들은 집에 만들어 놓은 가산(假山)과 산수화 사이에 누워 유람기를 읽었다. 요즘 같은 장마철, 우리도 옛 선비들처럼 와유를 즐겨 보자. 고화질 영상에 담긴 여행 프로그램을 보는 것도, 우리 문화 유적을 소개한 …
“인생에서 유일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인생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 만화영화 ‘라따뚜이’의 대사처럼 잠깐 갰다가도 여지없이 빗방울이 쏟아지는 ‘배신’의 나날이 반복되는 요즘에 발견한 장마와 인생의 공통점. 무거운 우산 때문에 가방이 축 처진 날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다가도 우산…
초복(初伏). 음력 오월 그믐. ‘伏(복)’은 ‘사람 人(인)+개 犬(견)’ 합성어. 사람 옆에 개가 충직하게 엎드려 있는 듯한 글자꼴. 주인이 화를 낼 때조차도 묵묵히 순종하는 의리의 반려동물. 세상엔 ‘개만도 못한 인간’이 얼마나 많은가. 복달임 음식점 북적. 삼계탕 장어구이 민어…
‘비, 구름, 바람 거느리고/인간을 도우셨다는 우리 옛적….’ 제헌절 노래는 단군신화로 시작한다. 단군의 아버지 환웅은 풍백, 우사, 운사와 함께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 각각 바람, 비, 구름을 주관하는 신으로, 날씨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수천 년이 흘렀어도 날씨…
본격적인 ‘열대야(熱帶夜)’는 오지도 않았는데 밤잠을 청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열대야는 해가 진 뒤 다음 날 해가 뜰 때까지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밤을 말한다. 하지만 온도가 열대야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요즘처럼 습도가 높은 날에는 체온 조절이 어려워 불면의 밤을…
간밤 후덥지근한 날씨에 대담하게 창문을 활짝 열고 잠을 청했는데도 모기에게 한 방도 물리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올해는 7월 중순이 될 때까지 모기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올봄 가뭄이 길어지면서 모기가 부화하는 물웅덩이가 사라져 모기 유충이 서식할 공간이 줄었다는 것. 하지만 …
장마철엔 피부가 괴롭다. 높은 습도에 땀과 피지는 왕성하게 분비되고 세균과 곰팡이에 노출되기 쉽다. 이럴 땐 밤엔 ‘듬뿍’, 낮엔 ‘살짝’이라는 화장 원칙을 세워보자. 잠자리에 들기 전 수분크림을 듬뿍 발라주되, 영양크림은 생략한다. 외출할 땐 자외선 차단제만 살짝 바른다. 아무리 정…
‘비는 멀리서 오는 손님이다. 낮은 곳으로 낮은 마음으로 모든 이의 가슴에 스며드는 부드러운 눈짓이다.’(김후란·비 오는 날) 비는 겸손합니다. 먼 곳에서 기꺼이 갈라진 대지와 팍팍한 마음을 적시러 달려옵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물어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단 한 방울로도 절…
장맛비. 오란비. 주룩주룩 줄기차게 흐르는 ‘하늘의 눈물’. 담장너머 불꽃처럼 너울너울 타오르는 능소화. 임금님 발자국 소리 들으려고, 까치발로 서성이다 죽은, 궁녀의 넋. 꽃잎 활짝 열고, 쫑긋! 귀 기울이는 깔때기 꽃. 발그레 물든 주황복사꽃 뺨. 감히 임금 처소까지 넘보는 당당하…
“비 오는데 파전에 막걸리나 한잔할까.” 주당들이 흔히 하는 얘기지만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막걸리나 파전 같은 단백질 식품에는 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많다. 이 성분들은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구성한다. 세로토닌의 증가는 우울한 기분을 덜어준다. 고온다습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