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판매대를 심리 치유서가 가득 채우고 있다. TV에서는 관계 개선 프로그램이 홍수다. 아이, 남편, 아내, 심지어 직장 상사를 변화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세태.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듯 사람과의 관계 역시 억지로 다스리기보다 흐름을 따르다 보면 풀릴…
직장인들이 꼽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직업 1위는 ‘예술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것 같아서라는 게 이유. 행복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찾아온다는 생각인 듯.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흐리거나 가벼운 봄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다. 하늘도, 기온도 차분한 목요일.…
서울 청계천 길섶에 머리 허옇게 핀 이팝나무. 하룻밤 비바람 몰아치더니, 은싸라기 꽃잎 땅바닥에 수북하다. 초록 이파리에 부서지는 자글자글 햇살 알갱이들. 그 아래 피어나는, 맨드리 고운 앉은뱅이 꽃들. 문득 실바람 타고 솔솔∼ 코끝을 간질이는 아까시꽃 향기. 점심 이드거니 먹고 느릿…
교사는 자신을 ‘캡틴’으로 부르라 했다. 현재를 즐기라고 가르쳤다. 권위에 짓눌려온 학생들은 자신감을 되찾고 행복을 느꼈다. 훗날 학교의 압력으로 교단을 떠나는 교사에게 학생들은 책상 위에 올라서 외친다. “캡틴, 마이 캡틴….” 교사의 눈에 이슬이 맺히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사라진 봄’에 의류 업체들이 울상이다. 쌀쌀하다 금세 더운 날씨로 바뀌어 봄옷 매출이 급감해서다. ‘잠잠한 황사’에 공기청정기나 마스크 등 관련 업체도 한숨을 쉰다. 당사자 빼곤 모두 좋아할 일이니 내색도 못한다. 부스럭대다 말없이 가버린 듯했던 봄, 그래도 겨울이 곧바로 여름이 되…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져서라는데…. 한시도 손에서 내려놓지 않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때문인지 인생의 러닝타임이 1.5배속으로 빨라진 것 같은 요즘. 옷장에서 꺼내든 반팔 티셔츠를 보며 문득 지나가 버린 봄이 …
때 이른 더위가 오늘부터 누그러져 평년 수준의 봄 날씨를 회복한다. 주말에도 야외활동하기 좋은 날씨. 우리 몸엔 수렵·채집 등 끊임없이 움직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했던 원시시대의 습성이 남아 있다. 움직이지 않고 머리만 쓰는 활동을 계속하면 신체의 균형이 깨져 피로가 악순환된다. 피…
봄처녀는 모래바람에 피부 상할까, 할아버지는 잔기침 심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중국발 황사.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 올봄엔 그다지 심술을 못 부리는 이유는 평년보다 황사 농도가 약하기 때문. 이달 중순까지는 바람의 흐름 따라 대륙의 먼지가 섞여 올지 모르니 호흡기 약한 사람…
음력 윤삼월 열아흐레. “가갸거겨…” 밤새 무논 개구리 글 읽는 소리. 초저녁엔 들쭉날쭉 “가나다라” “갑을병정” 따로 놀더니, 밤이 깊어지자 일제히 정겨운 합창소리를 낸다. “하나 둘 셋 넷” 할 땐 숫자 꼽아보는 고사리손 떠오르고, “태정태세” 할 땐 임금님 이름 신기한 듯 초롱초…
어버이날 카네이션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20세기 초 한 여인이 어머니 영전에 흰 카네이션을 헌화한 게 유래다. 살아 계시면 붉은색을 드린다. 국내에선 1956년 어머니날을 제정한 뒤 1973년 어버이날로 바꿨다. 최근엔 카네이션 대신 토종 꽃을 선물하자는 주장도 있다. 무슨 꽃인들 어…
‘쾌적온도’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1월에는 19.3도가 쾌적온도지만 한여름인 8월에는 22.3도에서 가장 쾌적함을 느낀다. 습도 역시 큰 변수이다. 대략 평균치를 내보면 기온은 21도, 습도는 65% 안팎. 바로 5월의 날씨다. 쾌적한 날씨는 건강에 도움이 되고 일의 능률을 높인…
5일은 어린이날이자 입하(立夏). 입하 무렵에 딴 찻잎으로 만든 차를 대차 또는 두물차라고 한다. 중국에선 곡우(穀雨) 전에 나오는 우전차를 최상품으로 친다. 하지만 조선 후기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는 ‘동다송(東茶頌)’에서 우리 기후와 풍토에선 두물차가 으뜸이라고 평했다. 오늘 혼잡…
화창한 하늘에서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린다. 찬바람이 부는가 했더니 곧 목덜미가 따가울 정도로 햇볕이 쏟아진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할 비상용품도 함께 늘어난다. 우산과 여벌의 윗옷, 그리고 요즘처럼 꽃가루 날리는 계절에는 콧물을 처리할 휴지, 알레르기약의 부작용인 입…
‘그해 겨울, 나는 간절히 봄을 기다렸건만 봄이 지나고 있다는 사실만은 깨닫지 못했다. 한 조각 꽃이 져도 봄빛이 깎이는 줄도 모르고.’(김연수·청춘의 문장들) 목 빠지게 봄을 기다리느라, 벌써 여름이 왔다 투덜대느라 아직 담장 밑에 숨쉬는 꽃을 미처 못 봤구나. 전국 낮 최고 기온은…
비 섞인 흐린 날. 납작 단추처럼 풀밭에 박혀 있는, 올망졸망 푸른 제비꽃. 깜찍하고 앙증맞은 들꽃. 왜 ‘오랑캐꽃’일까. 꽃 모양이 정말 ‘오랑캐의 길게 땋아 내린 뒷머리채를 닮아서’일까. 아니면 이 꽃이 필 때쯤, 북방의 굶주린 오랑캐들이 쳐내려 와서일까. 그렇다. ‘오랑캐의 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