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에 나오는 꽃미남 배우들 보는 일만큼이나 즐겁고 돈 안 드는 판타지가 있다. 여행 사이트를 들락거리면서 미리미리 휴가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교양을 쌓을까, 아니면 동남아 휴양지에서 푹 쉬어볼까…. 현실은 늘 집에서 가까운 곳에 여행 가는 것으로 귀결…
연초록버들가지 실바람 살랑살랑. 치즈피자 갈라지듯, 논두렁밭두렁 뱃살 트는 흙. 그 틈새로 우우우 돋는 여린 새싹. 쑥 냉이 달래…. 나물은 캐는가, 아니면 뜯는가. 달래 냉이는 캐고, 쑥 원추리 고사리는 뜯는다. 뿌리까지 먹는 것은 캐고, 잎만 먹는 것은 뜯는다. 아이들은 나물을 샅…
봄이 아직 겨울을 품고 있다. 길 위를 떠돌던 찬 공기가 재킷 속을 파고든다. 다행히 오늘부터 예년 기온을 회복한다는 예보다. 전국의 낮 기온이 대부분 섭씨 10도를 넘어 포근하겠다. 하루 평균기온도 봄과 겨울을 가르는 5도를 훌쩍 넘겠다. 기상청은 서울 등 중부지역에서 봄이 시작됐다…
날씨에 따른 탄력근무제가 실시된다면 어떨까. 날씨가 좋은 날에는 쉬고, 날씨가 나쁜 날에만 일을 하는 것이다. 비가 내린 뒤 봄날의 하늘이 쨍하다. 회색 빌딩 숲에서 산더미 같은 일감을 끼고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하는 잔인함이란…. 월요일의 사무실, 책상에서 꾸벅꾸벅 졸거나 창밖을 쳐…
봄비와 꽃샘추위는 붙어 다니는 경우가 많다. 봄이 되면 저기압과 고기압이 나흘 간격으로 찾아오는데, 저기압이 통과할 때는 봄비가 내리고 비가 그치면 고기압이 강해지면서 추위가 온다. 봄비가 그치는 이번 주말에도 찬바람이 불어 아침엔 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꽃샘추위가 있다. 오늘은 일부…
비가 올 때 엄마는 길의 푹 파인 곳을 열심히 피하고, 아이는 그런 부분만 골라 디딘다. 웅덩이에 고인 빗물이 더 높이, 많이 튀길수록 덩달아 소리를 질러대며 좋아한다. 그 덕분에 운동화는 푹 젖고, 바지와 속옷까지 더러워진다. “웅덩이 밟지 말라고 그랬지!” 잔소리를 퍼부으려다 문득…
임현정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박인수 ‘봄비’, 루시드폴 ‘봄눈’…자박자박 봄비 내리는 날 페이스북 친구들의 담벼락마다 흘러나오는 봄 멜로디. 성별과 나이는 달라도 봄꽃 움트듯 귀를 간질이는 노래 한 소절 간절한 마음은 같은가 보다. 오후에 충청도와 전라남·북도에서 시…
졸음 겨운 햇살.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1915∼2001) 눈감은 날. “이봐, 한번 해보기나 해봤어?” 샘물처럼 솟던 자신감. 강원 통천 산골 8남매 장남. 초등학교 졸업. 어릴 적 가출, 막일꾼 전전. 소 500마리 몰고 단숨에 ‘분단의 선’을 넘은 사람. 그 유쾌, 통쾌한…
춘분(春分). 태양이 적도 위를 수직으로 비추는 날. 조상들은 음(陰)과 양(陽)이 꼭 반반이 돼 낮과 밤의 길이, 춥고 더운 정도가 같다고 여겼다. 실제로는 낮이 좀 더 길다. 일출·일몰 기준이 태양의 중심이 아니라 정점이기 때문이다. 올해 춘분엔 추위가 더위를 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들은 겨울에 야구를 안 하면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그저 창밖을 보며 봄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로저스 혼스비·전 메이저리그 내야수). 프로야구 시범경기 플레이 볼! 길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야구가 드디어 팬들을 찾아왔다. 겨우내 시즌만 기다려온 구름 관중이 봄볕 손잡…
이어도 상공을 넘어온 저기압에 주말까지 비가 계속된다는 소식이다. 기압은 날씨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조량이 적은 저기압에서는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줄어들어 날씨와 함께 기분도 우울해진다. 끄물끄물한 날씨에 몸이 나른해지고 식욕을 잃었다면 곳곳에 고개…
지난달 말 대형 마트에서 여성용 고무장화를 싸게 팔기에 살까말까 망설였다. “장마철은 한참 남았는데 뭘…” 하며 돌아왔는데, 아차, 봄비 생각을 깜빡했네. 며칠 후 봄비가 내려 출근길 구두가 푹 젖었다. 종일 불쾌한 상태로 지내다 보니 고무장화 생각이 간절. 오늘도 전국에 비가 내린다…
꽃봉오리 시샘하는 철없는 추위 탓에 병원마다 콜록대는 감기 환자들로 북적북적. 일교차와 온도, 습도로 측정하는 오늘의 기상청 감기지수는 수도권과 충청 지방에서 ‘매우 높음’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고 건조할수록 감기 바이러스가 활개 치기 좋다. 빨래나 가습기로 실…
캠퍼스 새내기 여학생들 깔깔대는 소리. “예엣! 예엣!” 초등학교 코흘리개들 목 터져라 대답하는 소리. “깍∼깍!” 출근길 까치들 수다 떠는 소리. “코르륵∼ 쫄 쫄∼” 마른논 물 들어 가는 소리. “차르르∼” 버드나무 물오르는 소리. “또록 똑똑∼” 아침햇살에 처마 끝 물 떨어지는 …
꽃샘추위에 편의점의 어묵과 찐빵 매출이 크게 늘었다. 철 지났다고 여겼던 두꺼운 스타킹도 반짝 호황을 누렸다. 예전 같으면 주문을 끊거나 창고 한쪽으로 치웠을 것들, 날씨 정보를 활용한 구매 시스템 덕분에 당당하게 자리를 지켰다. 몸을 움츠리게 했던 추위가 오후부터 누그러진다는 예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