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늦게부터 서울 경기와 강원 영서지방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동해안은 동풍의 영향으로 새벽부터 비가, 밤에 기온이 내려가는 강원 북부산간엔 눈이 각각 내린다. 같은 재료지만 너무나 다른 눈과 비. 자연현상이 평범한 인간사를 각양각색의 문학작품과 예술로 승화하는 예술가를 연…
한반도 중부에 내린 겨울비. 가인(歌人)들은 그 속에서 헤어진 연인을 떠올린다. ‘겨울비 내린 저 길 위에는 회색빛 미소만/내 가슴속에 스미는 이 슬픔 무얼까’(가수 김종서의 ‘겨울비’)에는 찬비 내리는 도시의 이별이, ‘내가 하늘 보며 천천히 밤길 걸었을 때/내 마른 이마 위엔 차가…
날짜를 확인할 때마다 새삼 놀라게 되는 요즘이다. ‘어느새 벌써 이렇게 됐지?’ 싶어서다. 송년 모임이 하나둘씩 잡히고 시내 백화점, 커피숍에서는 연말 분위기 나는 실내외 장식들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행인들의 알록달록한 털모자며 목도리, 흥겨운 캐럴이 겨울 분위기를 한껏 돋워준다. 각…
맑은 날. 하지만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는 아침에 산발적으로 약한 눈 또는 비가 예상된다. 서울에도 얼마 전 ‘첫눈’이 내렸다. 못 봤다고? 첫눈의 기준은 각 지역 기상관측소 직원이 육안으로 내리는 눈을 본 경우이다. 그게 억울한 사람들은 각자 기준을 만든다. ‘보고 싶은 사람 떠올리게…
떨어질 나뭇잎도 몇 개 남지 않았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를 찬바람이 거침없이 드나든다. 화려했던 풍경이 사라지니 겨울에도 지지 않는 푸른 잎들이 비로소 눈에 잡힌다. 돌보는 사람 없어도 늘 같은 모습으로 꿋꿋하게 서 있는, 상록수의 계절. 소설(小雪) 추위는 오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음력 시월 스무여드레. 소설(小雪). 첫눈 내릴 무렵. 바람은 점점 매워지고, 땅이 얼기 시작. 살얼음 추위에 손과 귀가 살짝 시리다. 옛말에 ‘소설 추위는 꾸어서라도 한다’던가. 농가월령가엔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방고래 구들질과 바람벽 막질하기, 창호 발라놓고 쥐구…
겨울이 점점 다가온다. 차가운 북풍이 몰아치면서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날이 잦아지고, 퇴근시간의 어둠도 하루가 다르게 짙어진다. 시장에는 절인 배추와 무, 굴 등 김장거리가 넘쳐난다. 황진이는 외롭게 보내는 겨울의 긴 밤이 추위보다 더 싫었던 모양이다. 그렇기에 긴 겨울밤을 한 움큼…
칼칼한 바람. 시베리아 자작나무들은 얼마나 추울까. ‘하얗고 긴 종아리가 슬픈 여자’(최창균 시인). 가녀린 나무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백색공화국을 만든다. 북풍한설 겨울의 최전선에서만 사는 은백색의 군대. 눈부신 옥양목 맨살 드러낸 채 ‘얼음 숲을 밝히는’ 등불. 영화 ‘닥터 지바고…
“자동차가 주요 이동수단이 된 이후 거리 개념이 변질됐다… 모든 게 자동차로 갈 때를 기준으로 한다. ‘십 분’은 10 내지 12킬로미터, 즉 걷는 것으로 따지면 두 시간에 해당한다.”(베르나르 올리비에 ‘나는 걷는다’) 바쁘고 어지러운 세상. 우리는 느리게 걷는 여유를 잊고 사는 게…
가을비 내리는 날. 쌀쌀한 데다 비까지 내려 을씨년스럽지만 이런 날씨가 상념에 잠기기엔 오히려 낫다. 스산하게 비 내리는 가을이 긴 독일에서 세계적인 철학자를 많이 배출한 것도 날씨 때문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 찬비에 몸은 움츠러들어도 상쾌한 공기는 머리를 맑게 한다. 집중력을 빼앗는…
옛말에 가을비는 빗자루로도 피한다고 했다. 강수량이 적어서다.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이 세력을 다투며 오랜 기간 많은 비를 뿌리는 여름 장맛비와는 다르다. 장인 구레나룻 밑에서도 피한다는 말은 같은 내용의 또 다른 버전. 가을비는 내복 한 벌이라는 말도 있다. 비 내린 뒤 찬 대륙성 고기…
과메기 철. 원래 동해에서 많이 잡히던 청어를 포항 구룡포 겨울 바닷바람에 꾸덕꾸덕 말린 것. 요즘은 원양어선이 잡아온 냉동꽁치를 쓴다.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맛. 껍질을 벗기고 속살로만 된 통마리는 담백한 맛 일품. 쪽파 생마늘과 함께 초고추장에 찍어 돌김이나 생미역에 싸먹는다. 비릿…
찬 북서풍의 영향이 잦아지는 계절이다. 겨울 북서풍은 한라산 뒤에 소용돌이 구름 행렬을 만들곤 한다. 소용돌이들은 번갈아가며 반대 방향으로 회전한다. 이른바 ‘카르만 소용돌이’다. 흐르는 물에 막대기를 세워도 볼 수 있는데, 한라산이 그런 막대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근 한라산 정상…
차가움은 공기를 투명하게 만든다. 햇빛까지 반짝이면 더할 나위 없다. 영롱하게 빛나는 맑은 대기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태양에 인색한 겨울이 오기 전 낙엽과 함께 늦가을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반짝 추위가 온다는 예보다. 오늘은 전국의 기온이 어제보다 섭씨 5도 이상 떨어진다…
올해는 수능 날 이후로도 제법 포근한 늦가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전 중 흐리고 비 오는 지역이 있겠지만 오후 들어서는 전국에서 구름을 비집고 나온 햇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해 동안 전력을 다해 달려왔을 수험생들과 아들딸 뒷바라지로 마음 졸였을 부모님들 마음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