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대부터 종(種)을 이어온 살아있는 화석. 가을이면 노랗게 물드는 잎 색깔이 예쁘고 병충해에도 강한 가로수의 대명사. 조상들은 장수하는 나무의 열매도 장수를 돕는 식품이라 여겼다. 은행에는 칼륨, 인 등 무기질과 비타민 B, C 등이 풍부하다. 열매 껍질이 풍기는 고약한 냄새만 없다…
음력 구월 그믐날. 낫처럼 시퍼렇게 벼려진 달. 스산한 바람. 두툼한 옷차림에 종종걸음. 밤새도록 함석지붕에 간지럼 먹이며 까불어대는 가랑잎들. 추사체로 일필휘지 그리며 날아가는 밤하늘 기러기 떼. 논두렁 마른 풀냄새. 발길에 차이는 서늘한 밤이슬. 지하도마다 새우처럼 잔뜩 웅크린 노…
25일 아침은 평년보다 기온이 2∼5도 더 낮아지는 데다 북서풍이 세차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이라는 예보다. 현재 체감기온 산출 공식은 2001년 8월에 만들어진 것으로 바람이 강할수록 피부의 열 손실률이 높아져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을 반영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섭씨 5도일 …
24일은 중부 지방에 약한 비가 내리고, 비가 그친 뒤 밤부터 추워진다는 예보다. 한반도 북쪽으로 기압골이 지나고, 그 뒤에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고기압에는 찬 공기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늦게 퇴근을 해야 한다면 옷을 더욱 든든하게 갖춰 입어야겠다. 요맘때 내리는 비 뒤에는 차가운 시…
잎 끝부터 울긋불긋 변해가는 가로수들. 아침저녁 옷깃을 여며도 제법 쌀쌀해진 바람. 일교차가 커 자칫하다간 콧물, 기침이 끊이지 않거나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기 십상인 계절. 환절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고 외출 뒤엔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게 좋다. 물을 …
제주도부터 비 소식이 있는 날. 오후부터 시작될 이번 비는 늦은 오후에 전남과 경남 지역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예보다. 갑작스러운 추위를 몰고 왔던 지난 비와는 달리 이번에는 따라오는 추위 소식은 없다. 비 오는 지역도 남부 지방에 국한돼 있고, 토요일 오전이면 대부분 그칠 전망이라 주…
산에서 만나는 은빛 바다. 바람을 따라 ‘쏴아아∼ 쏴아아∼’ 소리를 낸다. 거대한 물결을 만든다. 경쾌하게 세 박자 왈츠를 추는 듯하더니 금세 로커처럼 머리를 흔든다. 햇살이 비치면 금상첨화. 눈부신 그 자태에 산행의 고단함은 사라지고 감탄만 남는다. 단풍에 앞서 등장하는 가을의 전령…
‘쑥부쟁이와 구절초를/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안도현의 ‘무식한 놈’). 한 꽃대에 한 송이씩 핀 논두렁 구절초. 한 꽃대에 여러 송이 달린 밭두렁 쑥부쟁이. 꽃잎이 가늘고 긴 쑥부쟁이. 꽃잎 뭉툭한 구절초. 하얀 꽃 구…
지난 주말 일부 지역에서 우박이 내려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우박은 중위도 지방에서는 가을과 봄에 많다. 기온이 섭씨 5∼25도일 때 주로 내리는데, 적란운 속에서 여러 차례 상하운동을 하면서 얼음알갱이들과 결합해 커진다. 상층이 차가울수록, 하층이 더울수록 더 커진다. 단, 떨…
발그레 물든 숲. 샛노란 은행나무 가로수. “쏴아! 우수수!” ‘나뭇잎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다음은 네 차례야!” 겸허하게 땅바닥에 내려앉는 마른 잎사귀들. 이 산, 저 산, 울긋불긋 등산복 도회인들. 땅거미 축축이 내린 어스름. 골목마다 전어 굽는 냄새. 아련한 꽃 시절. 우리…
비까지 내리면서 으슬으슬 쌀쌀한 가을 날씨가 운치를 더한다. 이 비 내린 다음이면 불어오는 바람도 몰라보게 더 선득해지고, 해가 지는 시간도 성큼성큼 빨라지겠지. 거리를 걸으면 두 뺨이 차갑게 붉어지고, 손끝이 시려지는 계절. 옷깃을 여미는 행인들의 움츠린 어깨, 웃을 때 공기 중에 …
가을 햇살이 아무리 좋아도 도시의 탁한 공기 앞에선 재간이 없다. 한동안 비 소식이 없었던 탓에 도시의 오후는 안개 낀 듯 뿌옇다. 드디어 비가 온다. 가을 하늘이 제 얼굴을 말갛게 드러낼 기회다.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새벽부터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될 듯. 중부지방에는 한두 …
나뭇잎이 옷을 갈아입는다. 초록을 벗고 붉게 노랗게 성장(盛粧)을 한다.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소멸의 전조다. 일조량이 줄어 나무가 잎으로 보내던 양분 공급을 끊어서다. 푸른빛을 내뿜던 엽록소는 사라지고 가려져 있던 붉고 노란 색소가 존재를 드러낸다. 오래가지는 못한다. 잎은 갈색으로 …
음력 구월 열엿새. 허공에 덩그렇게 걸린 둥근달. 아파트 너머 말간 얼굴로 웃는 동자스님. 푸른 이끼 옛 산성 돌담에 매달린 꽃등불. 초가지붕에 배꼽 드러내놓고 누워 있는 하얀 박덩이. 바위 산 꼭대기에 낳은 커다란 공룡 알. 연못에 핀 쟁반연꽃 한 송이. 신새벽 서늘하게 빛나는 뒤란…
지난달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유난히 더웠다. 하지만 9월 전국 평균기온은 섭씨 21.3도로 평년 기온 20.7도보다 0.6도 높았을 뿐이다. 이는 평균값이 보여주는 착각이다. 같은 이유로 지구 평균온도의 섭씨 1도 상승이 별 일이 아닌 것 같아도 온도가 높아지면 변동 폭이 더 커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