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 시작되자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한다. 어쩔 땐 자박자박 조심스레 걷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자그마한 물 알갱이들이 서로 부딪쳐 구슬이 굴러가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갑작스레 기세를 더해 장대비가 쭉쭉 쏟아질 때는 우산도 별 소용 없이 살이 꺾이거나 옷이 흠뻑 젖는다. …
6월은 오이지 담그는 달. 껍질 얇은 토종 오이를 차곡차곡 쌓아 끓인 소금물 부으면 오이지 특유의 맑은 연녹색 빛이 살아난다. 이틀 정도 절이면 수분이 빠져나간 오이지는 더 아삭아삭. 올해도 긴 장마 동안 입맛을 잃을 때면 어김없이 오이지 한 줌 꺼내어 찬물 붓고 냉국 만들어 입맛 돋…
엄마 청개구리가 살아 있을 때는 반대로만 행동했던 아들 청개구리가 ‘냇가에 묻어 달라’는 엄마의 유언은 왜 따랐을까. 청개구리는 다른 개구리와 달리 산이나 평지의 풀 속, 혹은 나무 위에 살아 습기에 약하다. 습도가 높으면 숨쉬기가 힘들어 호흡량을 늘리기 위해 평소보다 많이 운다. 장…
‘자주꽃 핀 건/자주감자/파보나마나/자주감자//하얀꽃 핀 건/하얀 감자/파보나마나/하얀 감자’(‘감자꽃’·독립운동가 권태응·1918∼1951). 하지(夏至). 낮이 가장 긴 날(14시간 35분). 하지가 지나면 구름만 지나가도 금세 비가 쏟아진다. 마침 중부부터 장맛비 소식. 온 식구…
자연은 가만히 보면 정상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한 대비책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 20일 서울과 경기 및 강원 일부 지역에는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한반도에 그만큼 일사량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럴 때는 적란운(積亂雲)이 발달한다. 두꺼운 적란운은 태양빛을 차단하고 천둥과…
장마전선이 제주도 남쪽으로 잠시 물러나면서 전국이 한여름 날씨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면서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냉방병을 피하려면 실내 온도를 바깥 온도보다 많이 낮추지 않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간단한 예방법도 있다…
벌써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후덥지근하게 늘어진 공기가 피부에 척척 휘감기는 느낌. 물먹은 솜처럼 몸도 괜스레 무겁고, 쨍쨍한 햇볕이라도 오래 쬔 날이면 금세 비실비실해진다. 주말에도 비슷한 무더위가 이어진다. 근처 시원한 강가라도 찾아 뜨겁고 치열한 일상에…
연이어 소나기 예보가 나오는 초여름. 이맘때엔 비의 이름도 많다. 소나기만 해도 밝은 대낮에 갑자기 쏟아진다 해서 백우(白雨), 말 달리듯 급한 비라 해서 취우(驟雨), 번개와 함께 온다 해서 뇌우(雷雨)라고 불린다. 볕이 나는데 잠깐 내리는 비는 여우비, 안개처럼 부옇게 내리는 비는…
시든 장미나무 가시에 심장을 바친 나이팅게일의 피가 빨간 장미를 만들었다던가. 열정, 기쁨, 아름다움…. 탄생은 슬프지만 꽃말은 화려하다. 영화감독 켄 로치는 ‘빵과 장미’(2000년)에서 말한다. “우리는 빵을 원하지만 장미도 갖고 싶다”고. 생존만으로는 부족한 게 인생이다. 삶을 …
강판권 계명대 교수는 모든 것을 나무로 생각하는 자칭 ‘나무병 환자’이다. 그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오직 나무밖에 없다. 그는 제자들에게도 나무 이름을 지어주고 그렇게 부른다. “소나무야! 감나무야!” 강 교수의 나무 이름은 쥐똥나무이다. 아파트 울타리에 흔한 키 작고 볼…
어제 중부 내륙에 소나기 예보가 내려졌다. 어느덧 여름이 성큼 다가온 모양이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자주 내린다. 소나기는 뜨거워진 도시의 아스팔트를 시원하게 식혀주며 ‘여름 향내’를 풍긴다. 또 언제 내릴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그 비는 도시의 푸른 청춘들에게 ‘…
요즘처럼 햇살이 좋을 땐 동네 공원 잔디밭에 돗자리 펴고, 이어폰 꽂고 누워만 있어도 천국이다.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흔들흔들 휘는 것도 한참 구경하고,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도 지긋이 응시해보자. 운동장 구름다리 위에서 눈앞에 은빛 가루가 부서져 내리듯 아득해질 때까지 하늘을 올려다보곤…
이른 장마철을 앞두고 날씨가 예행 단계를 밟기라도 하듯 종일 습하고 흐리다. 짙고 선명한 초록, 회색 하늘, 무덥고 습한 공기, 시원하게 퍼붓는 빗줄기와 춤을 추는 물방울. 본격적으로 판매 개시에 들어간 시원한 빙수들이며 노점상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여름 유행가까지. 좀 덥긴 해도, …
제주도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 소식이 들린다. 중국 중부지방에서 다가오는 장마전선의 영향이다. 장마전선은 아시아 대륙 남쪽에서 발달하는 더운 북태평양고기압과 대륙 북쪽의 차가운 고기압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생겨난다. 다가오는 여름과 물러서지 않으려는 겨울의 갈등이 큰비를 뿌리는 것이…
제66회 치아의 날. 6세가 되면 첫 영구(9)치가 나온다고 해서 이날로 정했다. 예부터 치아 건강은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복 가운데 으뜸으로 쳤다. 평소 관리를 소홀히 하면 복 대신 고생이 따라온다. 기온이 오르면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자주 찾는 계절. 충치를 유발하는 산이나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