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천둥소리에 잠을 설치고, 아침에 잠시 갠 하늘을 본다. 청계천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 소리, 습기 찬 공기에 밴 짙은 풀잎 냄새. 조연호 시인 ‘오월’의 눈부신 문장 외엔 더 필요한 게 없는 날. ‘비 내리던 오월이 그쳤다.…비 갠 하늘빛을 따라 느린 삶을 옮기는 달팽이와 그의…
오다말다 하는 비, 구름 낀 하늘이 하루 종일 계속된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오후 늦게부터 비가 올 수도 있겠다. 서울과 경기 북부의 일부 지역에서는 새벽에도 비가 내릴 전망.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도 가끔 구름이 많이 끼는 흐린 하루가 되겠지만 비는 오지 않을 듯…
영화 ‘황산벌’에서 신라 김유신은 늙은 군사들에게 묻는다. 비가 언제 오겠느냐고. 며칠 뒤 군사들은 말한다. 무릎이 쑤시는 걸 보니 틀림없이 곧 비가 올 것이라고.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으면 관절염 통증은 심해진다. 혈관의 압력 변화가 관절 신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서울 경기 강…
서울 청계천 길섶에 하얗게 다발로 핀 이팝나무 꽃. 나무에 덕지덕지 붙은 튀밥 꽃. 기름 자르르 먹음직스러운 쌀밥 꽃. 조선시대 ‘이성계의 이씨 성 가진 사람만 쌀밥을 먹는다’ 하여 그렇게 이름 붙었다던가. 전북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천연기념물 214호·250년)는 굶어 죽은 아이의 …
16일 동해안과 경북 내륙, 남해안 일부 지방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다. 건조주의보는 화재 예방이 주목적이다. 이를 위해 상대습도가 낮은 날이 지속되는 것에 가중치를 둬 산출한 실효습도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실효습도가 35% 이하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건조주의보(경보…
덥다. 어느덧 봄이 가고 여름이 바로 온 듯. 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4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낮았던 반면 5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다. 겨울 같은 4월과 여름 같은 5월이다. 봄은 잠깐 들렀을 뿐. 길어진 초여름에 일찌감치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행인과 서울광장 분수 사이를 뛰어다니는 젖…
신록이 눈부신 요즘 같은 때면 도시를 떠나고 싶은 충동이 시시때때로 솟구친다. 떠나야지, 하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경춘선 무궁화호. 한 보따리 짐을 들고 곳곳에서 몰려든 이들로 북적이던 청량리역. 입석으로 올라탄 뒤 객차 이음 칸 바닥에 앉은 채 함께 불…
해님이 때늦은 징검다리 휴가를 다녀왔나. 햇살마저 겅중겅중 날을 뛰어넘어 내비쳤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데 초여름 같은 후텁지근함만 몸을 감싸더니 비로소 여왕이 돌아오려나 보다. 잠시 황사가 지나가면 당분간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어울려 춤을 출 모양새다. 이런 날엔 따뜻한 …
5월 하늘이 왜 이래,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예년 같으면 쨍쨍한 햇빛에 봄 가뭄을 걱정해야 했건만 비 소식이 그칠 날 없다. 그래도 날씨란 게 어디 그런가. ‘잠시 개었다 비 내리고 비 내리다 도로 갠다. 하늘의 이치가 이럴진대 하물며 세상인심이야…’(김시습 사청사우·乍晴乍雨…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보니/…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소리도 없이 근심같이 내리누나!’(변영로 시인) 연초록 나뭇잎에 살갑게 떨어지는 녹우(綠雨). 부슬부슬 포슬포슬 참방참방 싸락싸락…. 창문을 가늘게 비끼며 간질이는 소리. 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수증기가 모여 지름 0.2mm 이상의 물방울이 되면 지상으로 떨어진다. 구름 속에서 작은 물방울과 얼음알갱이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서로 합쳐져 지름이 점점 커진다. 상승·하강 기류가 약하면 이슬비, 강하면 장대비가 만들어진다. 여름으로 갈수록 상승·하강 기류가 …
또 비소식이다. 빗물은 기름, 이물질과 뒤섞여 움푹 팬 거리 곳곳에 물웅덩이를 만든다. 아침 해가 뜨면 고인 물 위에 오묘한 빛깔이 어리곤 하는데,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며 일렁이는 그 형형의 색들을 ‘가솔린 무지개’라고 표현한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우리가 사는 도시에…
무르익은 봄, 춤을 추는 산하, 모처럼 만의 징검다리 휴일. 올해도 어느덧 오월이다. 꽃잎이 모두 진 벚나무 잎은 갈수록 짙어지고, 몇 차례 봄비가 내리고 나면 날씨는 더욱 화창하고 뜨거워진다. 이런저런 기념일과 휴일로 이달을 보내고 나면 어느덧 한 해 반절의 문턱을 넘게 된다. “청…
맑고 화창했던 어린이날이 끝났다. 6일은 비 소식이 기다린다.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오후 늦게부터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비는 7일 새벽 남부지방까지 확대돼 아침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8일 오전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그 이름에 걸맞게 기념일도 많다. 5일은 제89회 어린이날. 평소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을 내지 못했던 부모들도 이날만큼은 자녀를 위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다행히 60시간 이상 발효된 황사주의보는 4일 새벽 모두 해제됐다. 화창하고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