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들 밖으로 살짝살짝 보이는 발톱 색깔이 신경 쓰이는 계절. ‘돈 아까워 싫다’는 엄마 모시고 찾아간 네일아트 가게. 직원들한테 발 맡기고 앉은 엄마의 자세가 좀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요리조리 세심한 손질에 어느덧 매끈해진 엄마의 발. 반짝반짝 펄 들어간 붉은빛 페디큐어가 ‘너무 예쁘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중 ‘여름 노래’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연잎에 밥 싸두고 반찬은 장만하지 마라.’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선비의 소박한 생활, 부귀를 추구하지 않는 인생관이 담겼다고 해석하지요. 햇볕 잘 드는 마루에 선거 공보를 펼쳐 놓고 마지막으로 한 장 한 …
지방선거일인 내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 올 확률 0%.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 놀러가기 좋은 날씨다. 그렇다고 투표율이 떨어진다면 창피한 일. 그렇지 않아도 순서만 잘 뽑으면 된다는 ‘로또 선거’, 후보가 누군지 모르는 ‘깜깜이 선거’가 될까 봐 …
초보 바이커는 주변 풍광을 마음껏 즐기기로 합니다. 시간은 어느새 연둣빛을 짙은 녹색으로 바꿔놨더군요. 풀은 키가 쑥 자랐고 잎사귀는 넓적해졌어요. 페달을 밟으며 어린 시절 자전거 타기를 가르쳐주신 아빠를 생각합니다. 지금 된통 넘어져서 무릎과 손바닥에 상처가 났나요. 언젠가 슬며시 …
잿빛 구름, 잿빛 도시. 봄철 자주 나타나는 고층운의 우리말은 높층구름. 명칭만 봐도 도시의 고층 빌딩 숲이 떠오른다. 색깔은 개발시대 건물 외벽을 닮은 엷은 회색. 또 다른 불청객 권층운의 우리말 털층구름도 갑갑한 느낌. 이런 구름 속에 비가 내리면 기온과 불쾌지수가 서로 상승 경쟁…
음력 사월 보름.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하아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문득 동요 ‘과수원길’을 흥얼댄다. 꽃향기가 실바람 타고 솔솔∼ 코끝을 간질이는 5월. 하지만 ‘아카시아 꽃’이 아니라 ‘아까시 꽃’이 맞다. 아카시아는 아프리카 호주 등에서 자…
웃는 모습이 예쁜 친구를 오랜만에 우연히 길에서 만났다. 여전히 환한 친구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내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활짝 웃는 사람은 정말 예쁘다. 예뻐서 자꾸만 보고 싶어진다. 고작 며칠 안 보였다고, 환한 햇살이 무척 반갑다. 5월의 끝자락, 잠시 가던 길 멈추고 파란 하…
온 도시가 햇살로 가득 찬, 저 먼 곳에 잠시 머물렀다 돌아왔다. 일주일 전만 해도 서울은 곧 여름이 될 것 같았는데, 어느새 몇 발자국이나 뒤로 물러나버린 듯. 잔뜩 흐린 날, 출근길 FM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해가 그립다”는 청취자에게 들려준 노래는 ‘당신은 나의 햇살(You're…
기상청에서 ‘강수확률 50%’라는 예보는 금기(禁忌)다. “비가 올지 안 올지 가능성이 반반이라니, 무책임하다”라는 비난 때문이다. 과학적으로 그릇된 논리다. 하지만 기상청은 타협했다. 50%가 나와도 40%나 60%로 고쳐 발표한다. 내일 전국 많은 지역의 강수확률은 60%. 진짜인…
필요한 때에 맞춰 알맞게 내리는 비를 단비라고 한다. “적당히 간해서 한참 끓이라”는 어머니식 요리법처럼. ‘때맞춰’라든지, ‘알맞게’라든지 하는 말은 참 어렵다. 들고날 때를 깨닫고 과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비에 젖은 지방선거 후보들의 펼침막을 보면서 생각했다. 별안간 쏟아 …
한여름 같은 더위 뒤에 비가 또 내릴 준비를 한다. 비를 앞두고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었다. 이번 비는 봄비치곤 그 양도 상당하단다. 주말의 비는 싫지만 더위를 피하는 비는 반갑다. 맑은 뒤 비, 비 온 뒤 햇빛. 반복되는 그 시간을 견디며 나무의 녹빛색은 한층 더 찬란해지고, 웃음…
22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1일 “제주와 남부지방에 22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일요일인 23일에는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지리산 일대 등 일부 산간지역과 해안지역에는 최고 2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
한여름 같은 더위 뒤에 비가 또 내릴 준비를 한다. 비를 앞두고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끼었다. 이번 비는 봄비치곤 그 양도 상당하단다. 주말의 비는 싫지만 더위를 피하는 비는 반갑다. 맑은 뒤 비, 비 온 뒤 햇빛. 반복되는 그 시간을 견디며 나무의 녹빛색은 한층 더 찬란해지고, 웃음…
‘사월이라/한여름이니/입하 소만/절기로다//비온 끝에/볕이 나니/날씨도/좋구나’(농가월령가 4월령) 양력으론 5월에 해당하는 소만(小滿)울 하루 앞둔 오늘, 한 차례 봄비 지나간 녹색이 한층 더 싱그럽다.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옛 속담은 반팔 차림 사람들에게는 무색해…
‘솔솔 봄비가 내렸다. 나무마다 손자국이 보이네. 아, 어여쁜 초록 손자국. 누구누구 손길일까 나는 알지. 아무도 몰래 어루만진 봄님의 손길.’ 초등학교 6학년 음악교과서에 실린 동요 ‘봄비’(김요섭 작사·윤용하 작곡)입니다. 멜로디를 흥얼거리면서 창밖을 바라봅니다. 조그만 손으로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