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의 혼혈)가 국내 법원에서 자신을 버린 한국인 친부와의 혈연관계를 인정받는 첫 사례가 등장했다. 본보 취재 결과 중견 로펌들도 코피노 양육비 청구소송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필리핀 국…
로펌들이 코피노 양육비 청구 소송 대리 사업에 뛰어들면서 국내 법원에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대광 등 중견 로펌들이 진행 중인 코피노 소송은 9건으로 확인됐다. 이 중 4건은 소장(訴狀)이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상태다. 약 3만 명으로 추…
4월 서울의 자취방에서 필리핀 여성 J 씨(31·여)의 소장(訴狀)을 받아든 회사원 A 씨(27)는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한국인 여자친구와 올가을 결혼을 약속한 A 씨는 왼손 약지에 금색 반지를 끼고 있었다. 첫 만남은 어학연수 중이던 2011년 9월 필리핀의 한 술집에서였다. …
취재진이 3월 필리핀에서 만난 ‘코피노 맘’들은 빈곤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아이의 친부로부터 양육비를 지원받은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취재진이 만난 코피노 맘 8명 중 5명은 직업이 없었다. 모라 씨(29)는 딸(4)의 아버지 A 씨(43)와 동거했지만 그는 2009년 3…
“지금은 내 상황이 어려워. 하지만 5년만 줘. 5년 뒤에는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을 찾겠어. 꼭 돌아올게.” 2008년 2월 A 씨(42)는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당시 열아홉 살의 메리(25)를 두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A 씨의 이름을 딴 아이가 여섯 살이 됐지만 메리는 그가 …
2004년 6월 14일 개성공단 첫 분양계약이 시작되자 상당수 국내 기업인은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생겼다며 기뻐했다. 국내 임금이 매년 상승했고 중국 기술력은 한국을 맹추격하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탓이다. 개성공단은 ‘통일의 씨앗’이자 경제적 성장을 가져올 ‘희망의 땅’…
“제2 개성공단 입지 조건으로는 풍부한 노동력 이외에도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충분한 물류 시설이 필수적입니다. 기왕이면 현재의 개성공단과 가까운 곳이면 더 좋겠습니다.” 2월 4일 중소기업중앙회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제2 개성공단을 화두로 꺼냈다. 김 회장은 “…
국내 남북 경제협력 전문가들과 해외 투자자들은 개성공단의 10년을 어떻게 평가할까. 이들은 “지금까지는 비교적 숙련도가 영향을 덜 미치는 섬유·봉제 업종이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왔다면 앞으로 기계·금속, 전기·전자 등 숙련도의 비중이 높은 업종의 생산성이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해가 지면 불을 못 켜서 어둠 속에서 지낼 때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컵라면 등 간편식으로, 북측 근로자들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죠.” 2004년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한...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총 123곳이다. 이 중 15곳은 2004년 개성공단 시범사업단지 조성 때 입주한 ‘개성공단 1호 기업’이다. 근로자 수 10배 증가, 평균생산액 30배 증가 등 개성공단의 초고속 성장을 이끌어 왔으며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세월호가 침몰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보다 남을 먼저 구하려 한 의인들은 평소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그들은 ‘슈퍼맨’이 아니었습니다. 별다른 구조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고 대단한 의협심을 발휘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주변 사람을 배려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것에 보람을 느꼈던, 기…
▼ 친구 위해 학년대표 포기한 ‘양반장’ ▼ 구조 직전 선실 달려간 양온유양 양온유 양은 4남매 중 맏이였다. 아버지는 “첫째는 참고 양보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양 양은 피자를 먹을 때 부모 것부터 덜어놓고 남은 조각을 동생들에게 나눠준 뒤 자기 걸 집어 들었다. 그는 친구들이 …
▼ 생일날 제자들과 케이크 장난친 ‘남쌤’ ▼ 학생들 대피시킨 남윤철 교사 점심 직후 나른한 5교시, 영어담당 남윤철 선생님이 칠판에 ‘while’이라고 쓰며 물었다. “이 단어 무슨 뜻이지?” “∼하는 동안요.” “딱 선생님 단어네. 선생님도 동안(童顔)인데.” 남…
▼ 아버지 돌아가신 뒤 대학 휴학하고 가장 역할 ▼ 학생들 먼저 탈출시킨 女승무원 박지영씨 최성덕 할머니(75)는 지난달 16일 손녀의 사망 소식에 “오늘이 지 아비도 그렇게 된 날”이라며 통곡했다. 3년 전인 2011년 4월 16일, 박지영 승무원의 아버지 박유식 씨(당시 45세…
“매뉴얼이나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갖가지 재난 상황에 마주쳤을 때 몸이 저절로 움직이게 하는 일상의 훈련입니다.” 재난 대응 시스템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미국의 대표적 기관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위기리더십 프로그램’ 공동 책임자인 아널드 호윗 씨(사진)는 지난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