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엔 아무것도 안 들린다, 안 들린다, 안 들린다….’ 제조업체에 다니는 30대 초반 이명재(가명) 씨는 직속 상사인 같은 팀 과장이 수화기를 들 때마다 마음속으로 이런 주문을 왼다. 평소 과장이 다른 팀 직원이나 상사와 업무 관련 통화를 하고 난 뒤엔 쌍욕으로 혼잣말을 하며…
지난해 3월 14일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29)는 직장 상사로부터 황당한 지시를 받았다. 상사는 그날 오후 뒤늦게 화이트데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김 씨에게 여직원들에게 돌릴 사탕을 사오라고 지시했다. 김 씨는 다른 업무를 미룬 채 다른 남자 직원들에게 돈을 걷어 사탕을 사 왔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회사원 송모 씨(30). 그는 설 연휴 전까지 주말의 대부분을 결혼식장에서 보냈다. ‘쌍춘년(입춘이 두 번 있는 해)’이 끝나는 날인 2월 18일까지 친구들과 친척, 비슷한 또래의 직장 동료들의 결혼식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본인도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
결혼 11년 차인 유통업체 차장 황초인(가명·40·여) 씨는 이번 설 명절에도 혼자 차례상을 차렸다. 시어머니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종갓집 외며느리인 황 씨가 이번 설 차례상에 올린 떡국은 무려 11그릇. 고조부와 증조부를 비롯해 자손이 없는 다른 시댁 어른들까지 챙겨야 했기 때…
“어찌 된 게 매번 나 혼자 떠드는 것 같아. 너희도 말 좀 해.” 농담처럼 꾸며 가볍게 말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 탁자 위의 불판에서 삼겹살 기름이 튀는 소리만 간간이 들려왔다. 앞자리에 앉은 남자 후배 하나가 멋쩍게 웃어 보였을 뿐 다른 후배들은 묵묵히 젓가락만 …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 차장(45)은 얼마 전부터 같은 팀 후배들이 자신을 데면데면하게 대하는 바람에 회사 생활이 영 불편하다. 지난해 말 있었던 부서 회식이 화근이었다. 고깃집에서 1차를 마치고 나오니 오후 9시. 부장은 불콰해진 얼굴로 “근처 호프집이나 노래방에 가서 한잔 더 하…
다음 달 대리 진급을 앞두고 있는 유통업체 입사 3년 차 권모 주임(28·여)은 요즘 출근하려고 일어날 때마다 “아, 출근하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자신은 슬럼프가 없을 것이라고 믿던 때도 있었다. 자신보다 조금 일찍 회사에 들어온 또래들이 입사 3년쯤 되면 의욕이 사라진 …
직장에는 ‘돌아이 보존 법칙’이란 게 있다. 어느 회사, 어느 부서로 가든 정상적이지 않은 직장 동료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런 존재가 없다면 본인이 ‘돌아이’일 가능성이 높다. 기발한 방식(?)으로 동료들을 힘들게 하는 ‘폭탄’ 같은 이들! 2015년에는 이런 동료가 사라졌으…
연말이 되면 직장인들의 속마음이 복잡해진다. 해를 넘기면 사라지는 ‘연차’(연차 유급휴가) 때문이다. 연차는 근속 연수에 따라 15일에서 최대 25일까지 주어지지만 1년 안에 다 쓰지 못하면 소멸된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권리지만 현실에서 그 권리를 자유롭게 누리는 직장인은 그리 많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아니고서야 상사를 둔 직장인의 마음은 똑같다. 상사의 말 한마디가 천근만근이다. 부탁은 곧 ‘명령’처럼 느껴지고 별것 아닌 일에도 “죄송합니다”를 연발하게 된다. 부당한 일을 당해도 ‘싸가지 없는 후배’로 소문이 날까 두려워 침묵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어…
중견업체 W사의 대리, 사원급 막내 직원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서로의 눈치를 보며 한숨만 쉬고 있다. 매년 12월만 되면 조직되는 ‘송년 회식 태스크포스(TF)’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큰 부담감을 안겨주는 것은 회식의 내용과 그에 대한 평가가 TF 팀원들의 인사고과에 반영된다는 점이…
오늘도 부장이 사라졌다. 며칠째 퇴근시간만 되면 소리 없이 사무실을 나선다. 어디를 향해 그리 바삐 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제는 참치횟집에서, 어제는 한우구이집에서 모 임원에게 ‘인사 민원’을 했다는 소문만 무성하다. ‘새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사내 메신저의 알림창이 …
‘요즘 같은 시대에 대기업 취업이 잘되는 공대 온 건 정말 잘한 거죠?’ ‘어지간한 전문직보다는 대기업이 낫지 않나요?’ ‘공대 출신의 위상이 대기업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많이 높아졌죠?’…. 공대를 졸업한 뒤 한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 씨(37)가 얼마 전 ‘졸업생 초청 행사…
‘해외 출장은 직장 생활의 활력소’라고들 하지만 워킹맘들에게는 성가신 업무의 연장일 뿐이다. 28개월, 9개월 된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 최희경(가명·37) 씨는 해외 출장이 두렵다. 엄마한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둘째 때문이다. 희경 씨는 지난주 홍콩으로 2박 3일 출장을 떠나면서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