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스펙.’ 모르는 사람들끼리는 맨정신으론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취준생 김다희 씨(숙명여대 졸·삽화) 고백 대학 졸업 무렵, 한 친구가 민망한 단어를 알려줬다. ‘고추스펙’…. 남성 성기인 ‘고추’가 영어나 학점만큼 구직시장에서 중요한 조건이라는 소리다. 벼랑 끝 취업전선에 몰린 26세의 여성 구직자에게는 이 이야기가 심각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취재팀은 이달 초 한 4년제 대학에 ‘청년앵그리보드’를 설치하고 “3000자 자소서에 3줄 (합격, 불합격) 통보 보내는 기업들에 하고픈 말”을 물었다. 청년들은 “3줄로 평가될 삶을 살진 않았을 텐데요…” “떨어진 이유라도 좀?” 등이라고 적으며 취업준비생을 배려하지 않는 기업들에 …
“모든 게 탈탈 털린 느낌인데도 도무지 떨어진 이유를 알 수가 없으니 참….” 지난해 50여 곳에 입사지원서를 냈던 이동수 씨(25·삽화). 그는 아직도 탈락 이유를 모른다.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졸업, 학군단(ROTC) 출신, 토익 800점대…. 취업시장에 필요한 요건들은 거의 갖…
한국 대학생에게 ‘공부’란 무엇일까. 요즘 우리 청년들은 과연 진리 탐구와 자아실현을 위한 ‘진짜 공부’를 할 수는 있는 걸까?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이 5일 충남 천안시 호서대에 ‘앵그리보드’를 설치하고 공부의 의미를 물어본 결과 “꼭 해야 하는 것” “삶의 이유” “미래를 위해 준…
《 숭실대 사학과를 졸업한 방준원 씨(29·삽화)는 지난해 9월 연세대 교육대학원에 입학했다. 교사자격증 취득과 취업 준비라는 ‘이모작’을 위해서다. 방 씨에게 대학원은 일종의 ‘보험’이다. 2급 정교사 자격증도 따고 취업 준비도 잘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수업을 듣다 보니 취업 준비…
“어른들 얘기 들어 보니, 지금 나 정도면 원하는 곳에 어려움 없이 붙었을 거 같네요.” 4월 초 동아일보 취재팀이 전국을 돌던 중 경북대 교정에 세운 청년앵그리보드(angry board)에 한 학생이 적은 말이다. 청년 실업률이 9.8%로 외환위기 이래 최고로 치솟은 데다 ‘노력…
“(취업이 잘 안 되면) 창업도 심각하게 고민해 봐라.” 과거 한 정치인이 취업난의 대안으로 제시한 이 발언에 청년들이 ‘욱’했다. 세상 물정도 청년의 취업·창업 현실도 모르는 기성세대의 이런 생각 없는 시각에 분노를 터뜨렸다. 청년창업인들은 “창업과 취업은 다른 개념”이라며 “현장에…
청년창업가 안태웅 씨(31·삽화)는 ‘창피인’이다. 창업하다가 피(해) 본 적이 있다는 뜻이다. 청주대를 다니다가 대학 졸업 무렵인 2011년부터 취업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작은 기업부터 시작해 남들이 선망하는 대기업 정규직 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늘 불안했다.…
“평생 비계인(비정규직·계약직·인턴)으로 일하면 어쩌죠?”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이윤재 씨(25·삽화)는 현재 공공기관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월급은 100만 원. 1년 단위 ‘쪼개기 계약’은 딱 1회 연장할 수 있다. 4월말 계약이 끝나지만, 재계약 이야기는 아직 깜깜…
‘비정규직에 대한 나의 생각은?’ 동아일보 취재팀은 4월 초 서울대 교정에 청년앵그리보드(angry board)를 설치하고 이렇게 물었다. 전국의 수재들만 모인 학교인 만큼 ‘비정규직’을 생각해 본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구심이 앞섰다. 순식간에 40여 개의 답변이 보드…
“비계인(비정규직·계약직·인턴)으로 시작해도 패자부활전 있나요?” 4년 전액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해 평점 3.8점(4.5점 만점)으로 졸업한 이윤재 씨(청주대 경영학과 졸)의 질문 겸 하소연이다. 그는 성공을 향한 열망이 넘쳤다. 하지만 지방 사립대 간판 탓에 정규직 입성조차 어…
그날따라 고시원 옆방의 말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합판이 아닌 두꺼운 시멘트벽을 타고 그렇게 큰 소리가 들렸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아마 신경이 날카로워진 탓에 유독 크게 들렸으리라.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옆방 그 남자를 쫓아가 거칠게 화를 냈다. 유순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인생 살면서 노량진만큼 치열한 곳은 못 본 것 같네요. 노력에 다들 보답 받으시길.’ 취재팀이 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설치한 ‘청년 앵그리보드’에 누군가 이렇게 썼다. 청년 앵그리보드의 주제는 ‘취업 때문에 웅크린 자신에게 하고 싶은 위로의 말’이었다. 취업 준비로 지친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