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으로 끝나는 명사를 생각해 보자. 금방 떠오르는가? ㄷ 받침을 가진 단어는 많다. ‘곧다, 굳다, 걷다, 닫다, 묻다, 곧(부사), 숟가락’ 등 언뜻 떠올려도 수십 가지는 된다. 하지만 ‘ㄷ’으로 끝나는 명사는 거의 없다. 우리말의 역사 때문이다. 옛말에는 ‘ㄷ’으로 끝나는 명사…
‘띄다’와 ‘띠다’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어렵다고 절망할 일은 아니다. 맞춤법이 어렵다고 화를 낼 일은 더더욱 아니다. 이 단어들의 혼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니까. 이 두 단어는 발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이중모음 ‘ㅢ’의 변화 때문에 생긴 일이다. 현재 우리말의 ‘ㅢ’는 아…
아래 단어를 발음하면서 무엇을 논의할지 예측해 보자. 무늬, 희망, 흰색, 유희, 희미하다 표기에 ‘ㅢ’를 갖는 단어들이다. 이를 모두 [ㅣ]로 발음하는 단어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희망’을 [히망]이라고 발음한다. 표준 발음 역시 [히망]이다. 두 가지 의문이 생겨야 한다. …
‘알은척, 알은체’를 보자. 둘 다 올바른 표기의 단어다. 이 말은 중간을 띄어 적으면 잘못된 표기가 된다. ● 알은척도 않는다.(○) 알은 척도 않는다.(×) ● 알은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알은 체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혹 띄어서 적고자 한다면 단어를 수…
익숙한 것이 어떤 것인지 자신의 말을 확인해 보자. ① 만날 그 모양이다. ② 맨날 그 모양이다. ①이 더 익숙한 사람들은 문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칭찬받을 만하다. ‘만날’은 한자 ‘일만 만(萬)’에 고유어 ‘날’이 붙은 말이다. 이 어원만을 고려한다면 ‘만날’이 올바른 …
● 손바닥에 못이 박혔다. 이 문장이 쓰인 상황을 상상해 보자. 아주 심각하다. ‘손바닥에 못이 박혔다’는 말 그대로 ‘못이 손바닥에 박혔다’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는 이 문장이 이상하지 않다. 아래 문장의 뜻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 손바닥에 못이 박이다. 여기서 ‘못’은 진짜 …
‘새롭다’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보았는가?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할 수도 있다. 맞춤법 원리를 배우려는 지면이다. 어려운 맞춤법을 익혀 올바른 규범 생활을 실천하려는 마당에 ‘새롭다’를 논의하다니. 하지만 익숙한 단어 속 질서를 알아야 맞춤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
아래 문장에서 잘못된 표기를 찾아보자. ● 처음엔 그렇게 서툴어도 다 익숙해진단다. ● 거기 그대로 머물어도 괜찮을까? ● 그렇게 서둘어서야 무엇을 이룰 수 있겠니? 밑줄 친 부분은 모두 잘못된 표기다. 컴퓨터의 맞춤법 교정 도구는 전혀 잡아내지 못하는 오류다. ‘서툴어, 머물어,…
밑줄 친 부분에 주목해 보자. ① “10살 때부터 가진 직업을…….” ② “10살 때부터 갖은 직업을…….” ①은 인터넷 기사의 표제어이고 ②는 단어 하나를 바꾼 것이다. 이 예문에서 아무런 의문이 생기지 않는다면 굳이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일상에서 이들이 다름을 제대로 알고 사용…
‘소똥내음’이라는 말을 보자. 이 말은 잘못된 표현일까? 사전 속에 ‘내음’은 ‘코로 맡을 수 있는 나쁘지 않거나 향기로운 기운’으로 되어 있다. 이 의미에 따라 ‘소똥내음’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 시는 그냥 느끼는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아래와 같은 시에서는 가득…
공부를 하나도 안 했어. 어떡해? 이 경우, ‘어떻게’라고 써야 할까, ‘어떡해’라고 써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할 때 고려할 지점이 있다. 언제 이런 고민을 하는가? 주로 문자를 보낼 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할 때다. 고민하는 상황이 언제인지를 아는 일은 중요하다. 이 …
‘먹거리’와 ‘먹을거리’를 보자. 언어의 기본 원리로 볼 때 이상한 일이다. 같은(비슷한) 의미를 가진 비슷한 모양의 말이 둘인 것은 경제적이지 않으니까. 실제로 2011년 이전만 해도 ‘먹거리’는 표준어가 아니었다. 여기에 두 가지 의문이 생겨야 한다. 왜 ‘먹을거리’만을 표준어로 …
누군가 자신보다 높은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고 생각해 보자. 일단 어떻게 답하는가? 높은 사람에게 긍정적 의미의 답을 할 때도 같은 상황이다. 우리는 어떻게 말하는가? 김남미 씨? 네/예. 일상에서 우리는 자신이 ‘네’라 발음하는지 ‘예’라고 발음하는지 의식하지 않고 산다. …
우리는 이미 ‘한 번’과 ‘한번’이라는 띄어쓰기 차이에 대하여 논의한 바가 있다. 국어에는 이렇게 띄어쓰기로 의미가 달라지는 예가 생각보다 많다. 좀 더 복잡한 예로 논의를 확장해 보자. ‘큰일’이라는 단어 역시 ‘큰일’과 ‘큰 일’로 구별해 적을 수 있다. 맞춤법에 관심이 많은…
‘한번’이라고 적어야 할까? ‘한 번’이라고 적어야 할까? 이런 질문에는 사안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함의가 들었다. 맞춤법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둘 중 하나가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로 사전을 맞고 틀림의 기준으로 삼는다. 사전을 찾아보자. ‘한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