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책 이름이 있다. 이 이름은 ‘넘어’와 ‘너머’의 관계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돕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예문을 보자. ①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② 창문 너머 도망친 100세 노인 어떤 표기가 맞을까? 재미있는 것은 컴퓨터…
‘낫다, 낳다’의 표기 혼동이 잦아졌다. 야단치기만 할 일이 아니다. 누군가 무엇을 혼동한다면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실제로 ‘낳다’와 ‘낫다’에는 복잡한 발음의 사연들이 들었다. 이 복잡성은 단어의 받침 ‘ㅎ, ㅅ’에서 온다. ‘낳다’부터 보자. ‘ㅎ’을 가진 말들을 좀 더 떠올리면…
서울 지하철 3호선에는 ‘학여울’이라는 예쁜 이름의 역이 있다. 이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 것일까? 문장 속 발음을 확인해 보자. ―학여울역에서 만나기로 했어. ‘하겨울’로 소리 낼 수도 있다. 앞말의 받침 ‘ㄱ’을 ‘여울’의 빈자리로 넘겨 소리 내면 ‘하겨울’이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사이시옷을 적는 것이 우리 발음 때문임을 확인했다. 정리하면 우리가 ‘머릿속[머리쏙]’처럼 ‘속’을 된소리로 발음하거나 ‘윗마을[윈마을], 깻잎[깬닙]’처럼 ‘ㄴ’을 덧내어 소리 내기에 ㅅ을 적는 것이다. 이때 이 단어 속에는 하나라도 고유어가 포함되어야만 한다는 점을…
‘수도세’와 ‘수돗물’ 표기는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같은 ‘수도’에 붙었는데 ‘수돗물’에는 ‘ㅅ’을 넣고 ‘수도세’에는 쓰지 않다니. 이상하질 않은가. 내가 쓰는 말을 들여다보는 일이 이런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을 준다. 먼저 ‘수도’에 ‘물’을 더해 소리 내 보자. [수돈물]이…
사이시옷에 불만을 제기한 수강생이 있었다. “왜 머릿속입니까? 머리속이라 쓰면 훨씬 편한데요.” 간단한 것을 왜 복잡하게 하느냐는 분노에 가까운 소리였다. “제가 안 그랬는데요.” 자연스럽게 1970년대 유머로 대응했다. 그러면 누가 그랬을까. 사실 한글 맞춤법의 ‘ㅅ’ 표기에 불만을…
어떻게 띄어 쓰는지 궁금할 때, 많은 사람들이 사전을 참조한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하지만 아주 좋은 방법도 아니다. 왜 그러한가? 일상적으로 어려워하는 예들 중 하나인 ‘못하다, 못 하다’를 들어보자. 사전을 뒤지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면 ‘못하다’가 나온다. 이 결과만을 참조…
요새 어려운 맞춤법을 물으면 자주 등장하는 것이 ‘안 돼’다. 이 말을 ‘안되’라 쓸지, ‘안돼’라 쓸지, ‘안 되’인지 ‘안 돼’인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적는 것이 올바른가? 먼저 기본형을 생각해 보자. 맞춤법을 알려면 기본형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기본형은 ‘되다…
맞춤법 때문에 짜증난 일이 있는가. 짜증난다는 것이 마냥 나쁜 일만은 아니다. 맞춤법에 대한 관심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일도 많다. 짜증스러움을 ‘무슨 맞춤법이 이 모양이야’와 같은 불만족으로 만들지 말고 ‘왜 맞춤법을 이렇게 정했을까’와 같은 순수한 궁금증으로 바꾸어 보자. 그래야 …
우리 머릿속에는 국어의 규칙들이 들어 있다. 맞춤법에는 머릿속의 그 규칙이 반영된다. 그러니 맞춤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리 안의 규칙을 발견하는 것이 더 좋다. 그럼, 어떻게 우리 안의 규칙을 이해한다는 것일까. ‘나는 새를 본다.’ 이 문장에 틀린 맞춤법이 있는가. 당연히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