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 이유로 ‘조상을 모시기 위함’을 꼽는 이가 많다. 명절에 제사나 차례를 지내지 않는 걸 조상에 대한 큰 불효라고 여기는 탓이다. 하지만 유교 전문가들의 설명은 다르다. 일단 ‘명절 제사’란 개념 자체가 오해라는 것. 유교에는 조상이 돌아가신 기일…
8월 15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고성 이씨 임청각(臨淸閣·보물 제182호)파의 종손인 이창수 씨(54)의 집 거실에는 신문지 한 장만 한 작은 상 4개가 나란히 놓였다. 가로세로 60×40cm 정도 크기였다. 좁은 상마다 대추 밤 사과 감 등의 과일이 위아래로 포개…
《추석 벌초 문제를 놓고 얼마 전 부모님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장손인 제가 “앞으로 벌초는 대행으로 하고, 직접 찾아가는 건 명절이 아닌 기일에 맞추자”고 건의한 탓이죠. 아버지는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다”며 역정을 내십니다. 집안의 후손들은 대부분 서울에 삽니다. 선산에 가려…
언제나 제 유년 시절 기억 속에 포근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남아있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치매의 덫에 걸리신 지 벌써 2년째입니다. 제 나이 쉰아홉 살, 어머니는 벌써 80대시니 무리도 아니지요. 그런데도 여전히 전 어머니가 방금 전 식사한 것도 잊으시고 밥을 찾으실 때마다, 화장실에…
다음 주면 아이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처음 맞을 학교생활에 제가 더 긴장되네요. 아직 젓가락질도 잘 안되는데 밥은 제대로 먹을 수 있을지, 화장실 줄을 기다리며 제대로 용변 보고 뒤처리나 할 수 있을지. 유치원 때는 알림장 앱이나 전화로 선생님과 실시간 연락을 주…
《‘엄마 아빠는 지금 뭐하고 계실까?’ 이번 설날 아침에도 저는 이 생각을 하며 시댁 차례상을 차렸어요. 벌써 9년째 자식도, 손주도 없이 친정 부모님 둘이서만 보내는 설날 아침을 생각하면 절로 죄송해지는 못난 딸이랍니다. 저희 집은 딸만 둘이에요. 언니는 외국에서 일하고, 제가…
《“월수입은 자식들이 모아서 주는 200만 원 정도인데…. 공과금에 건강보험료, 생활비 같은 거 하고 나면 남는 돈은 거의 없죠 뭐. 그런데 손녀가 셋에, 조카 손주가 일곱이니…. 올해도 ‘적자 명절’이네요. 허허.” 명절을 한 주 앞둔 지난달 30일, 김종수(가명·70) 씨는 겸연…
일본 도쿄(東京)에서 대기업에 다니는 기무라 신이치(木村伸一·52) 씨는 매년 12월 카드 형태의 연하장을 50장 이상 구매한다. 회사 선후배는 물론이고 업무 관계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두루 연하장을 보낸다. 연하장에는 신상 변동 사항 등을 자세히 적는다. 기무라 씨의 아내 역시 …
《1월 1일 아침. ‘까똑’ 소리와 함께 제게 날아온 메시지를 보고 경악했던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별 기분 나쁜 스팸을 다 보네’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저보다 높은 연배의 거래처 직원 분이 보내셨더군요. 이어지는 카톡에는 “올 한 해 우리의 ‘성’공과 ‘행’복…
8월 15일 오전 11시. 광복절에 부모님부터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까지 4대의 기일 제사를 한꺼번에 지내는 집이 있다. 신문지 크기의 작은 상 4개를 모아놓고 과일 4개와 포, 국 등을 올리는 게 전부다. 그래도 조상을 기리고 존경하는 마음은 그 어느 집보다도 크고 깊다. 바로…
“설 차례상요? 우리 집안은 이미 신정에 차례를 지냈는데요.” 25일 조선시대 대표적 성리학자인 명재 윤증(1629∼1714) 종가의 차종손인 윤완식 씨에게 설 차례 계획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그는 “설 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신정 차례상에는 과일과 차만 올린다”고 …
《 지난 한 해 독자 여러분의 큰 사랑을 받은 ‘새로 쓰는 우리 예절 신예기(新禮記)’ 시리즈가 올해 ‘신예기 2019’로 새롭게 출발합니다. 신예기는 빠른 시대 변화 속에서 세대와 남녀, 개인 간 갈등을 낳는 일상의 예법을 재조명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예법을 제안하는 공…
“결혼하지 않은 남편의 남동생을 ‘도련님’ 대신 ‘부남(夫男)’으로, 남편의 여동생을 ‘아가씨’ 대신 ‘부제(夫弟)’로 바꿔 부르면 어떨까요?” 이번 설 연휴에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긴 성차별적 가족 호칭에 대한 이야기가 명절 밥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이달 28일부터…
동아일보가 창간 98주년을 맞아 기획 연재한 ‘새로 쓰는 우리예절 신예기(新禮記)’는 추석 연휴 내내 뜨거운 화제였다. 신예기 시리즈는 불합리한 관습과 예법을 바꿔 나가자는 취지로 올 초부터 이달 17일까지 30회 연재됐다. 시리즈의 대단원을 장식한 추석 명절편(22일자 1, 2…
동아일보가 창간 98주년을 맞아 연재한 ‘새로 쓰는 우리 예절 신예기(新禮記)’가 17일자로 마무리됐다. 총 30회 연재된 기사의 포털 및 동아닷컴 조회수를 합하면 3400만 건에 달했다. 댓글도 5만 개 가까이 달려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전통적인 관혼상제를 비롯해 직장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