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전통시장. 거리에 늘어선 상점을 따라 이어지던 보도가 블록이 나뉘는 지점에서 갑자기 끊겼다. 캐리어에 물건을 싣고 시장을 거닐던 시민들은 자연스레 이면도로로 내려와 차량과 섞여 걸었다. 전통시장 특성상 상당수가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 보행자였지만, 이곳에 노인보…
11월 26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석관초등학교. 이 학교 주변에 지정돼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은 기존에 알던 스쿨존과는 크게 달랐다. 50m 이상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스쿨존 전체가 어두운 붉은색(암적색)으로 포장돼 있었다. 바로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시가 손…
23일 점심 무렵 찾은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9번 출구 앞 동대문종합시장은 인도와 도로를 가리지 않고 주차된 오토바이들로 가득했다. 대부분 주변 상가의 의류 부자재를 옮기기 위한 ‘배달’ 오토바이였다. 불법 주정차 중인 오토바이 수십 대가 좁은 1차선 도로의 양쪽뿐 아니라 인도 위까지…
올해 2월 17일 오후 12시 20분경 순천∼완주고속도로. 당시 눈이 내리던 사매2터널 입구로 진입하던 25t 대형트럭이 빠른 속도로 달려오다 눈길에 조금씩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트럭이 앞서 가던 장갑차를 들이받자 뒤따라오던 차량과 옆 차로 차량들이 뒤엉키며 …
9월 6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50대 남성의 음주운전으로 6세 남자아이가 목숨을 잃었던 안타까운 사고는 많은 이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당시 이 남성은 대낮에 만취한 채로 차를 몰다 인도에 설치된 가로등을 들이받았고, 가로등이 인근 햄버거 가게 앞에 있던 아이를 덮쳤다. 아이의 아버지는 …
올 8월 18일 오후 11시 50분경. 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명을 크게 다치게 한 교통사고가 충남 천안 천안논산고속도로의 차령터널 입구에서 발생했다. 사고의 발단도, 사고를 키운 것도 모두 화물차였다. 이날 16t 화물차를 몰던 A 씨(51)는 B 씨(61)의 승용차를 뒤에서 추돌…
16일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 사거리. 어디선가 나타난 배달 오토바이. 태연히 횡단보도 앞 인도에 보행자들과 함께 멈춰 섰다. 파란불이 들어오자 재빨리 치고나간 오토바이는 중앙선을 넘어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빵빵거리며 반대편 차도로 쌩 달려 나갔다. 횡…
18일 오후 4시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청과물도매시장 앞 횡단보도. 녹색불이 들어온 교통신호기의 숫자가 빠르게 떨어지자 횡단보도를 건너던 오순배 씨(86)의 손수레가 다급하게 덜컹거렸다. 통행시간이 1분 정도인 횡단보도를 오 씨는 겨우 거의 다 건너왔으나, 손수레가 보도 난간에 …
이달 초 서울 송파구에 있는 지하철 9호선 송파나루역 인근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DT) 매장.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 반경인데도 매장 앞 차도는 다소 한산한 편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된 영향이 커보였다. 하지만 …
42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아내와 여생을 즐기려 했던 최모 씨(73)의 부푼 꿈은 5월 11일 산산이 부서졌다. 이날 낮 12시 30분경 서울 은평구 입곡삼거리에서 길을 건너던 아내 이모 씨(68)가 신호를 위반한 시내버스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기 때문. 운전사 김모 씨는 …
충북 청주에 사는 송모 씨(30·여)는 스스로 주변에 ‘장롱 면허’라 얘기하고 다닌다. 지난해 5월 운전면허를 딴 뒤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것도 잠시. 운전대를 잡고 아찔한 경험을 몇 차례 하고선 이제 운전석에 앉는 것을 포기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계기는 지난해 9월경.…
회사원 김보성 씨(31)는 5월부터 출퇴근 때 직접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고 다닌다. 얼마 전까지 ‘장롱 면허’였던 그가 운전대를 잡기로 마음먹은 건 최근 호기심에 들렀던 한 자동차 대리점에서 본 ‘사이드미러(측면 반사경)’의 기능에 반했기 때문이다. ‘후측방 충돌방지보조’라 불리…
8일 오전 경기 용인시의 경부고속도로 신갈 갈림목(JC). 평소에도 ‘악명 높은’ 교통체증 구간이지만, 평일 출근시간이 지났어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갈림목에 들어서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차량들이 빵빵거렸다. 특히 영동고속도로에서 경부선으로 합류하는 구간은 딱 봐도 험악했다. 갑…
먼지 쌓인 앨범을 뒤적이던 최홍운 씨(82)는 한참 만에 꼬깃꼬깃한 종이 운전면허증을 찾았다. 1964년 운전면허증. 무려 56년 전 국내 운전면허 체계가 막 마련됐던 시기에 딴 것이다. 최 씨는 이 면허를 가지고 30년간 ‘시발택시’와 대형버스 등을 몰며 가족을 건사했다. 누구랑 여…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의 한 주차장 앞. 대여한 공유 전동킥보드에 발을 올리자마자 주변 보행자들이 갑자기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연습 삼아 아주 느린 속도로 주행했는데도 시민들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전동킥보드를 향한 냉랭한 반응은 요즘 도심을 지나다니는 이들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