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따만사)은 기부와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위기에 빠진 타인을 도운 의인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등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변에 숨겨진 ‘따만사’가 있으면 메일(ddamansa@donga.com) 주세요.
기사 80
구독 117
“어제 과음을 했어.”비틀거리는 한 손님이 약국에 들어오자 이미선 약사(62)는 당황하지 않고 약을 찾는다. ‘미아리 텍사스’ 골목 안쪽에 위치한 한 약국. 성북구 하월곡동에 위치한 성매매 집창촌에는 약국 하나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미선 약사는 28년째 ‘건강한 약국’을 미…
‘아침식사(오전 6~9시) 천 원’. 충북 청주시 남이면 만나김치식당 메뉴판에 쓰인 실제 가격표다. 1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2023년 3월 충북지역 기준 자장면의 평균 가격은 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달(5429원)보다 약 11% 올랐다. 냉면 8786원…
따끈한 국물에 뽀얀 떡을 살짝 적셔 호호 불어서 먹는 떡볶이 맛. 학교가 끝나면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갔던 옛날 분식집 냄새. 직원 형, 오빠들이 주던 김밥 서비스까지. 과거를 예쁘게 추억하게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오빠네 옛날 떡볶이’. 줄여서 ‘오옛떡’이다. 오옛떡은 30년 간…
“안에 할아버지가 남아 있어요” 할머니의 애타는 외침에 20대 젊은 소방관은 불타는 목조주택 안으로 주저없이 뛰어들었다. 임용 10개월차 새내기 소방관은 그 길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지난 3월 6일 밤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불이난 주택에서 74세 노인을 구조하다 운명을 달리한 고(故…
“임신했는데 부모님이 낳지 말래요. 하지만 전 낳고 싶어요.”“임신 중인데 남편이 절 때려요. 지금 거기로 가도 되나요?”연간 평균 400통. 위기에 처해있는 미혼모들과 임신부들이 ‘애란원’으로 연락한다. 사연도 다양하다. 아이 아빠에게 버림받아 이곳을 찾는 미혼모뿐만 아니라 성폭력을…
고려대 청년들이 ‘몸짱’ 모델이 됐다. 이 뿐이 아니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자 부모가 되신 67학번, 91학번 선배님, 나이 지긋하신 학교 교수님도 카메라 앞에서 웃통을 벗고 탄탄한 몸을 드러냈다. 이 ‘몸짱’들이 모여 만들어진 ‘고려대 몸짱 자선 달력’. 달력 밑에는 은색으로 적힌…
“얘들아~ 먹고 싶은 빵이 있으면 뭐든 말해줘!”경남 산청읍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매장 밖 유리창에는 커다란 현수막 하나가 걸려있다. 이 현수막에는 삼촌이 조카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다정한 말투의 글이 빼곡히 적혔다. 빵이 먹고 싶은 날이면 눈치보지 말고 ‘예쁜 카드’만 보여준 뒤 가져가…
“폰트가 뭔지 몰라~” “저 비누 뭐 이런 거 만드는 기라예?” 폰트가 뭔지도 몰랐던, 아직도 그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진 못한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문서 작성용 글꼴로 만든 ‘칠곡 할매 글꼴’이 제작 3년 만에 재조명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연하장 글씨체로 이 글꼴을 사용하면서…
Q. “사는 게 재미없어요.”A. “기왕에 태어났으니까 멋지게 살아봐.”Q.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이 뭘까요?”A. “인생을 즐겁게 살려면 우선 돈이 있어야겠지요.”‘신이어마켙’ 상담소에는 청년들의 다양한 고민이 모인다. 카운슬러로 변신한 16명의 어르신들은 개성이 느껴지는 각양각…
<푸른나무인의 자세>1. 상대에게 진정과 최선을 다하는가?2. 작고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는가?3.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4. 합리적이고 투명한가?5. 준비와 마무리는 잘하고 있는가?청소년폭력예방재단인 푸른나무재단 직원들의 PC에는 ‘학교폭력 근절’이라는 활동 …
이지남 ‘52패밀리’ 대표는 2년간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시작은 2021년 5월이었다. 이 대표는 ‘어린이날’이 다가오자 문득 ‘보육원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세 아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부모 없이 어린이날을 보낼 …
지난해 8월 5일 경기 이천 관고동의 4층짜리 상가빌딩에 불이나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숨진이들은 거동이 불편한 4명의 투석환자와 1명의 간호사였다.“간호사는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환자 때문에 병실에 남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관할 소방서장의 브리핑에 모두가 숙연해졌다.고(故)…
#1.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17살 시아오천(小·가명) 군은 학교에 다니는 게 너무 싫었다. 내성적인 데다 한국말도 잘하지 못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학교 3학년 때, ‘점프’ 공부방 선생님을 만난 후 모든 게 달라졌다. 이제는 한국말도 자신 있게 하…
“(낡은 철문을 노크하면서) 아버님 들어가겠습니다.” 유품정리사이자 특수청소업체 ‘바이오해저드’를 운영하는 김새별 대표(48)는 고독사·자살 현장을 청소하기 항상 전 방의 前(전) 주인이었던 고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들어간다. 김 대표는 전국의 고독사·자살 현장을 청소하면서 유품들을 …
출입구도 없고 테이블도 없는 카페가 있다. 동굴처럼 보이는 회색 외벽에는 손바닥만 한 작은 구멍만 뚫려있다. 다가가자 복슬복슬한 ‘곰손’이 튀어나와 손을 흔든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장미꽃도 쥐여준다. 손님들은 곰에게 “고마워” “사랑해”라고 화답한다.“살면서 ‘사랑합니다,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