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임야 비중이 63%인 숲의 나라입니다. 60년간 115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전쟁으로 폐해가 된 산림을 푸르게 만들었지만, 탄소 저감 효과가 떨어지는 수령 30년 이상의 숲이 증가하면서 ‘숲 고령화’에 직면했습니다. 숲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갑작스러운 위기를 뜻하는 ‘그린 스완(Green Swan)’ 시대에 우리 숲이 나아갈 미래를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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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만 불던 민둥산이 50년 만에 초록 숲으로 변했습니다.” 10일 오전 해발 900m 강원 평창군 대관령 특수조림지에서 만난 이주식 동부지방산림청 산림경영과장이 자신의 몸통 두께만큼 자란 전나무에 기댄 채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에 목재 수탈로 민둥산이 됐다가, 196…
숲을 통한 산림복지의 종착역은 나무에 고인(故人)을 모시는 수목장이다. 수목장은 품위 있고 존엄한 마무리를 추구하는 웰다잉(Well Dying·좋은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적인 장묘 문화가 확산하며 주목받고 있다.현재 장사업무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수목장림으로 등…
“숲이 아니라 꼭 테마파크에 놀러 온 것 같아요.” 강원 춘천시 삼한골 상류에 있는 국립춘천숲체원에서 만난 최예솔 양(10)과 최 양의 아버지는 알록달록 색깔이 칠해져 있는 9m 높이의 실외 암벽장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2일 찾은 이곳엔 단체 탐방객 20여 명이 무리 지…
“사람 손을 타지 않고 550년이라는 세월이 만들어 낸 우리 숲의 본모습입니다.” 이봉우 광릉숲보전센터장은 9일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경기 포천시 광릉숲 안에 있는 생태연구타워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755ha(헥타르) 규모의 천연림 핵심구역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축구장 1000개가…
“인구 1200명 남짓 사는 작은 마을에 매년 숲을 보겠다고 1만 명씩 오니 ‘효자 숲’이죠.” 지난달 30일 강원 양구군 해안면 ‘비무장지대(DMZ) 펀치볼 숲길’ 근처에서 만난 이 지역 토박이 주민이자 숲밥 운영자 중 한 명인 박옥근 대표(63)는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국내 최북…
강원 평창군 ‘봉평 잣나무숲’은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 잣송이 줍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과 숲속 야영장으로 이름났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잣나무와 트레킹 코스가 어울리는 가볼 만한 장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주 서귀포시 호근동 ‘치유의 숲’은 60년 이상 된 삼나무와 편백 …
“숲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樹齡) 500년짜리 이 소나무도 2년 전 울진 산불 때 간신히 지켜냈죠.” 지난달 25일 경북 울진군 금강송 군락지에 만든 숲길인 임도(林道)를 오르던 임국환 남부지방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 주무관이 보호수인 금강송 앞에 멈춰 서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울퉁불…
이상기후로 산불이 잦아지고 규모도 커지면서 산불을 끄는 장비도 진화하고 있다. ‘산불 킬러’라고 불리는 고성능 진화 차량과 로봇, 드론 등이 현장에 투입돼, 주로 헬기에 의존했던 진화 방식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임도에는 2022년 대형 산불을 …
“산림관리 전문 자격증을 준비 중이에요. 숲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뮌헨시 외곽 지역에 있는 프라이징 숲에서 만난 20대 루카 카파운 씨는 “산림 자격증을 따면 산림 대기업에서도 일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체코와 인접한 …
“최악의 에너지난이 닥치면 ‘장작’이 대안이다.” 독일 인터넷매체 ‘복스’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급 차질로 에너지난이 불거졌던 2022년 ‘독일에서 갑자기 장작 수요가 급증한 이유’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독일은 유럽 여러 국가 중에서도 유독 에너지 위기가 극심했다.…
“안전을 위한 규칙만 잘 지키면 아이들은 이곳에서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9일(현지 시간) 영국 중동부 링컨셔주 링컨시에 있는 한 숲속. 아들을 이곳에 있는 ‘숲 학교’에 6년째 보내고 있는 타미 돌링 씨는 “숲 학교의 장점은 자유로운 교육”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돌링 씨…
“동네 거리마다 모두 신비한 공동 정원을 품고 있어요.”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한 1999년 영화 ‘노팅힐’에서 주인공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담장을 넘어 들어간 정원. 런던에는 이 같은 ‘도심 속 숲’인 공용 녹지 공간이 전체 도시 면적의 20%에 달한다. 이…
“건강한 나무를 얻으려면 곡식을 키우는 것처럼 좋은 묘목을 길러내는 게 중요하죠.”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로토루아시 양묘장에서 만난 직원 로런 앤더슨 씨(34)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논밭처럼 평지에 펼쳐진 양묘장에는 라디에타 소나무 묘목 1800만 그…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로토루아시에 있는 산림과학원(SCION)에 들어서자 10m에 달하는 높은 층고가 한눈에 들어오는 1층 로비에선 알싸한 숲 향이 느껴졌다. 뉴질랜드 정부 국가조사연구소인 산림과학원 건물은 목재로 지어졌다. 건물 뼈대와 바닥, 계단 등 눈길이 닿는 곳곳…
“제철소 용광로를 구석구석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신기하네요.”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뒤스부르크시의 란트샤프트 공원. 중앙에 우뚝 선 7m 높이 용광로 꼭대기에서 만난 주민 클라우스 페테르존 씨는 40여 년 전인 어렸을 때부터 제철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