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거룩한 밤….’ 유럽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이 캐롤처럼 고요하고 조용하다. 내내 조용하다가 파티와 모
안개처럼 가지를 감싼 수십만개의 작은 전등이 바람에 춤추듯 하늘거린다. 그리고 그 불꽃나무 사이로 아들의 손을 잡은
원두커피를 홀짝이며 친구를 기다린다. 소장된 비디오 테이프나 CD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학생 수가 부족해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은 산간 벽지나 낙도에서만이 아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에 있
플랫폼을 가득 메운 ‘빡빡머리들’. 그들의 손을 잡고 측은한 표정을 풀지 못하는 가족과 친구들. 애써 웃음 짓
영화 속에서나 가끔 보는 고급 사교클럽이 서울에도 있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치 서울 안의 또다
붉은 등(紅燈)은 없다. 반라의 모습으로 쇼윈도에 늘어 앉은 웃음 헤픈 여인들도 없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423
창밖으로 빠끔히 연통이 삐져 나와 있다. 번개탄 한 장과 연탄 두 장이 들어가는 자그마한 아궁이도 있다. 그리고 연
‘남산골 딸깍발이.’ 너무나 가난해 마른 날에도 나막신(진 땅에서 신는 신발)을 딸깍거리며 신고 다닌다고 해서
‘가리봉시장에 밤이 깊으면/…긴 노동속에 갇혀있던/우리는 자유로운 새가 되어/…허기지고 지친 우리 공돌이 공순
서울 관악구 신림9동. 3만여명의 고시생이 몰려 산다는 ‘고시촌’이 여기다. 서울대 정문을 나와 관악산휴게소를 지
가을이면 생각나는 덕수궁 돌담길. 뭇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또 이별의 아픔을 되새기며 걷던 그 길. 이화여고
《동맥경화증을 우려할 만큼 비대해진 거대도시 서울. 이곳의 막힌 혈관을 뚫고 숨통을 틔워주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서울의 ‘문화지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독특한 외관과 세련된 인테리어의 건물에 음악 영화 공연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