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갈등 상담을 하는 분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상담을 원하는 부부가 찾아오면 종이를 한 장씩 주고 큰 동그라미를 그리라고 한다. 이어 그 동그라미가 둘 사이의 문제라고 가정한 뒤 자신이 문제인 부분과 상대방이 문제인 부분을 나누어 보라고 시킨다. 그러면 95% 정도가 상대…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매우 갈리는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은 이라크 침공의 전운이 감돌던 2002년 2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아직까지 벌어지지 않은 일들이 나에게는 관심사다. 세상에는 우리가 아는 사실들이 있고, 모르는 사실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른다는…
내가 재직 중인 학교에서는 인문사회계열로 입학한 학생에게 졸업 때까지 과학교양과목을 3가지 이상 이수할 것을 요구한다. 대학에 오면 지긋지긋한 수학, 과학은 이제 끝이라는 기대가 깨져 불만이 가득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배우는 그들만큼이나 가르치는 나에게…
만원 버스를 타고 꽉 막히는 도시에서 대기오염에 지친 잿빛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든 도시 생활에 환멸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각박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8년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한국 도시 면적은 전 국토의 16.7%로 집계됐는…
새해다. 2019년과 2020년은 숫자 하나 차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먼 미래가 마치 현실이 된 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숫자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20세기 많은 사람들이 2020년이면 일어날 일에 대해 예측을 하곤 하였다. 지금은 폐간된 것으로 알고 있는 ‘학생과학’이라…
2016년 4월 영국왕립화학회에서 주최하는 패러데이 토론이라는 학회에 참석했다. 이 학회는 20명 내외의 발표자들이 3일에 걸쳐 발표를 하고 100명 이내의 과학자들이 토론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매번 새로운 주제가 부여되는데, 내가 참석한 학회는 도심 대기의 화학에 관한 내용…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쟁쟁한 재계, 정계, 문화계와 학계 인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피구 클럽(Pigou Club)이라는 단체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 거시경제학 교수인 그레고리 맨…
올해 9월 미국 JP모건체이스은행의 분석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들이 미 연방정부 국채 이자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볼페페(Volfefe)’ 지수를 개발했다. 시장 휘발성을 나타내는 ‘볼러틸리티(volatility)’와 2017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잘못된 전통을 개혁하려는 시도는 새로운 잘못된 전통을 만드는 것일 뿐’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대학입시 문제만 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도가 계속 쏟아지지만 틈새를 비집고 제도를 악용하는 악순환의 사례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 완벽한 정책…
유학생 시절 막 결혼을 하고 아내의 학교와 내가 다니는 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어 하루 왕복 200km의 통근을 운전으로 하던 2005년 8월 말, 멕시코만에 인접한 도시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상륙했다. 카트리나 이전과 이후 유학생이 느낀 미국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
1984년 미국 프린스턴대 수전 피스크 교수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셸리 테일러 교수는, 사람들은 최대한 간단하고 두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인지적 구두쇠’ 이론을 발표했다. 사람들은 최대한 주변의 정보를 수집해 이성적으로 사고한다는 1958…
새 대통령의 취임식 중계 시간부터 차기 대선 논의가 시작되는 미국에서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24명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더위 가운데 벌어진, 지난달 31일 CNN 민주당 후보 토론회에서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모하비 사막에서 불어오는 덥고 건조한 바람이 남캘리포니아에 불어 닥치던 어느 날 출장이 잡혀 있어 비행기를 탔다. 옆에 앉은 여행객은 “아, 정말 지구온난화가 문제긴 문제네요. 큰일이에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모르는 사람들이 말을 걸면 그냥 미소나 한 번 짓고 고개나 한 번 끄떡…
여름이 무르익었다. 휴가를 준비하면서 꼭 챙기는 물품이 자외선 차단제다. 오존은 지상에서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 지나치게 많아지면 해롭다. 하지만 성층권(12∼50km 상공)에 존재하는 오존은 유해한 자외선인 파장 290nm(나노미터) 이하 UV-C(100∼280nm)를 걸러주는 역할을…
7년 전 학교로 직장을 옮기면서 교양과목 ‘대기오염’을 가르쳐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나름 전공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과 최신 대기화학 연구 분야를 논의하는 전공과목 수업을 해보고 싶었던 나는 실망이 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기오염은 너도나도 이야기하는 최신 주제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