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방영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한 장면. 어느 봄날 저녁, 이별을 앞둔 사람들이 선술집에서 나와 골목길을 걷는다. “잘 가라”, “또 보자”는 으레 하는 말들이 오가고, 마지막으로 두 주인공이 남아 작별 인사를 나눈다. 가벼운 포옹을 한 뒤 돌아서서 철길을 건너려는 …
서울 도봉구 쌍문동은 강북구에서 도봉구로 넘어오는 관문에 해당한다. 가족의 ‘정(情)’을 다뤘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의 무대이기도 했던 이곳은 드라마의 영향 때문인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오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골목길의 대명사다. 실…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 기공식이 열렸던 인천 서구 가좌동 경인고속도로 가좌나들목 인근 지역에서 화학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뒤 민관 협업 형태의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서구가 조성하고 있는 디자인 거리에서 공공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13대째 동네…
1일 오후 1시경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한 골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연인과 가족들이 다들 마스크를 썼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골목마다 소셜미디어에서 소문이 난 맛집들에서는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도 여럿 보였다. 이곳은 서울 ‘…
17일 오후 서울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 8번 출구. 직진으로 100m가량 걸으면 종묘 돌담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카페와 와인바, 꽃집 등이 이어져 있다. 이 상점들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 종묘 담벼락 사이에 들어선 일방통행 도로가 ‘서순라길’이다. ‘핫…
경기 부천시에 사는 회사원 김용훈 씨(30)는 주말이면 인천 부평구 문화의 거리와 평리단길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자주 갖는다. 이 도로에 들어서면 1980년대 목욕탕 외벽의 타일을 그대로 살린 건물부터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로 단장한 건물이 뒤섞여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밤…
2000년대 초 대학생 수련모임(MT)에 가려고 서울에서 춘천 가는 기차에 오르면 언제나 이곳을 거쳐야만 했다. 성북역(현재 광운대역)을 지난 기차는 크게 반원을 그리며 느린 속도로 이곳을 지나갔다.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철교와 몇 개의 건널목 그리고 간이역이 있던 그곳. 하지만 이 철…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동호 남쪽의 송파동 주택가. 흔한 빌라촌처럼 보였지만 곳곳에서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이 눈에 띄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난 소위 ‘맛집’을 찾는 이들이다. 오래된 슈퍼마켓이나 미용실, 부동산, 세탁소 등 평범한…
13일 경인전철 도원역 입구. 동인천역 방향으로 언덕배기를 내려오면 배다리 철교를 만난다. 철교 밑을 지나 바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헌책방이 모여 있는 ‘배다리 헌책방 거리’가 펼쳐진다. 배다리는 오래전 작은 배가 바닷물이 들어오면 수로를 통해 철교 밑까지 드나들었다는 데서 유래…
9일 오전 11시 지하철 분당선 죽전역 2번 출구로 나와 탄천을 따라 남쪽 방향으로 10분 정도 내려오니 사각형 형태의 주택가 골목이 눈에 띄었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테라스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와 브런치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점 앞에는 핼러윈 축제 분위기를 연출…
1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 입구. 입구를 오른쪽에 두고 4·19로를 따라 서쪽 방향으로 걸으면 길 양쪽으로 주택, 음식점 등이 이어진다. 여느 등산로 입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곧 도심 카페거리에서 볼 수 있는 커피숍, 제과점 등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
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4번 출구로 나서 50m가량 걷다 보니 외관에 구두가 그려진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횡단보도를 건너니 거리에 죽 늘어선 가게마다 전시된 다양한 디자인의 수제화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철 교각 하부에 설치된 8개의 매장 앞에는 걷다가 수제화와 …
‘오래된 기억장소에서 내일을 짓는다.’ 서울 인사동과 대학로, 경기 파주 헤이리에 이어 2010년 국내 4번째 문화지구로 지정된 인천 중구 개항장문화지구(53만7114m²)는 문화지구 중 가장 넓은 면적이고, 근대 건축물이 가장 많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100년 전 창고를 개조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150m가량 걸어 골목으로 들어가자 아파트숲 뒤로 도심 속 낯선 외딴섬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정밀’ ‘○○철강’ 등의 간판을 단 수많은 작은 철공소가 눈앞에 가득했다. 유리창에는 ‘프레스 금형’ ‘강판’ ‘특수용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