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찾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큰길을 지나 좁은 골목길에 들어서자 묘한 광경이 펼쳐졌다. ‘벤치레스’ ‘로구로(나무를 둥글게 깎는 기술)’ 같은 철공소를 알리는 홍보 간판 사이로 영어 이름의 카페가 줄지어 있었다. 조금 더 들어서자 천연 화장품을 파는 공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시대 한양에는 여러 길이 있었다. 넓고 잘 닦인 길은 왕과 양반들의 몫이었고 백성들은 울퉁불퉁한 흙길을 걸었다. 날이 저물면 도성 부근에 또 다른 길이 생겼다. 늦은 밤, 도성을 지키는 군인들의 순찰로인 ‘순라길’이다. 통행이 금지된 심야시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순라군은 이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