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인터넷 기술로 청년 부호가 대거 탄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신기술이 낳은 세계 최대 신흥 부호들이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불어 닥친 정보기술(IT) 혁명이 벤처 1세대 부호를 만들어냈다. 지금까…
새해를 맞으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만 나이로 바꿔주세요’ ‘한국 나이 폐지해주세요’란 청원이 상당수 올라오고 있다. 갓 태어난 아이를 0세가 아닌 1세로 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12월 31일 태어난 아이가 다음 날인 이듬해 1월 1일이면 우리 나이로는 벌써 두 살이 된…
미국과 국민당 장제스 정부의 중국은 2차대전 때는 반(反)파시스트 연합국이었다. 하지만 종전 후 1949년 중국이 공산화돼 ‘죽의 장막’ 속으로 들어가면서 냉전 상대방으로 바뀌었고 한국전쟁 때는 서로 총부리를 겨눴다. 전환점은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1969년 남태평양의 괌에서 발표…
“급여를 안 주더니 이번엔 약간 오른 (2019년) 급여를 받을 자격조차 없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8일 2019년도 연방공무원 임금을 동결시킨 데 대해 전미재무공무원노조(NTEU) 회장이 울분을 토했다. 미 공무원들은 현재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폐쇄…
걸핏하면 무역전쟁이라고 하지만 무역은 전쟁이기 이전에 상호 이익을 보는 거래 행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가 역사상 유례없이 발전한 원동력을 꼽으라면 기술 혁신, 금융의 발전과 함께 자유무역의 확장을 들 수 있다. 그 자유무역 흐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나라가 한국이기도 하…
1948년 2월, 화신무역상사는 화물선 앵도(櫻桃)호를 부산항에서 출항시켰다. 태극기를 달고 해외로 취항한 첫 무역선이다. 이 배에는 우뭇가사리의 일종인 한천(寒天)과 마른오징어 같은 건어물이 실려 있었다. 앵도호 선원들은 홍콩과 마카오에 머물며 이 상품들을 팔고 현지 상인들과 추가 …
중국 본토 바로 앞 대만의 작은 섬 진먼(金門)은 고량주, 궁탕(貢糖·과자의 일종)과 함께 ‘포탄칼’이 3대 특산품이다. 가볍고 견고해 인기가 좋은 이 칼은 1958년 양안(兩岸) 갈등 폭발 때 중국이 진먼섬에 퍼부은 포탄을 녹여 만든다. 당시 중국군은 첫날 3만여 발, 보름간 47만…
1998년 여성으로는 첫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된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는 자기 곁에서 누군가 휴대전화를 쓰면 힘들어했다. 두통 때문이었다. 의사이자 공중보건학자인 브룬틀란은 휴대전화 전자파가 두통을 일으킨다고 믿었다. 일상생활의 전자기기가 내뿜는 전자파가 인…
2009년 5월 우리나라에 신종인플루엔자(H1N1)가 상륙했다. 멕시코를 방문했던 수녀가 첫 확진 환자였다. 치료약은 스위스 로슈사의 타미플루. 신종플루 공포가 커지면서 병원마다 처방 요구가 빗발쳤고 귀하디귀한 약이 됐다. 인구 5%가 투약할 양밖에 비축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비상이 걸…
“그 보트 당신 건가요?” 허리케인으로 범람한 강변 마을에 요트가 떠내려 와 집이 풍비박산 났다. 집 앞을 지나던 대통령이 망연자실해 있는 집주인 노인에게 건넨 첫마디는 보트가 누구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집주인이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하자 대통령은 한마디를 남기고 떠났다. “적어도 당신…
1989년 1월 7일 히로히토 일왕이 타계한 지 몇 시간 만에 당시 오부치 게이조 관방장관이 새 연호를 공개했다. 최종 후보였던 슈분(修文), 세이카(正化)를 제치고 정부가 낙점한 것은 ‘平成(헤이세이)’. 중국 고전에서 따온 글자로 나라 안팎의 평화, 천지의 평화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장군을 좋아한다. 한때 트럼프의 비서실장, 국가안보보좌관, 국방장관이 모두 장군 출신이기도 했다. 단, 장군의 말을 듣는 건 싫어한다고 마이클 울프 기자는 백악관 뒷얘기를 다룬 ‘화염과 분노’에서 썼다. 백악관의 마지막 남은 장군 출신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건국을 공식 선포한 것은 2014년 6월. 시리아 북부에서 이라크 북부까지 칼리프가 통치하는 국가임을 선언하고 알바그다디를 초대 칼리프로 추대했다.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국가의 건설은 과거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정치적 꿈이었지만 그…
겨울이면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연일 신문 사회면을 장식했다. 일가족 네댓 명이 목숨을 잃거나 하숙집 학생들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가슴 아픈 일이 끊이지 않았다. 1976년이 절정이었다. 1013명이나 숨졌다. 땔나무를 대체한 연탄은 1980년대까지 가정 난방의 80%를 차지했다. 연탄을 …
요즘엔 “딸을 고대했는데 아들”이라며 서운함을 비치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뜻하는 출생성비는 1990년 116.5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2000년 110.1명을 찍고는 줄곧 떨어져 지난해 106.3명이었다. 뿌리 깊던 남아선호사상이 이처럼 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