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폭염이 찾아왔던 1994년 여름, 폭염의 기세를 다소 누그러뜨린 것은 태풍이었다. 그해 7월 26일, 한반도에 상륙한 7호 태풍 ‘월트’는 부산 경남북 지역에 피해 없이 100mm 안팎의 비만 뿌리고 빠져나갔다. 당시 동아일보는 ‘태풍에 감사장을… 단비 환호’라는 제목으로 기사…
중국의 부모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영·유아 수십만 명이 접종한 DPT(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백신 등이 ‘가짜 백신’으로 판명됐다. 창춘창성(長春長生)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가짜 백신을 제조한 사실을 보건당국이 알고도 쉬쉬했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분노한 민심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 …
전국 편의점 4만여 개. 인구 1290명당 하나꼴이다. 편의점 선진국이라는 일본이 인구 2250명당 하나씩이니 말 그대로 ‘편의점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편의점이 치킨집과 함께 자영업의 대명사가 된 이유로는 낮은 진입장벽을 빼놓을 수 없다. “2000만 원이면 사장님이 될 수 있다”…
“삼겹살도 50년 동안 같은 불판에 구워 먹으면 고기가 새까맣게 타 버린다. 이제는 판을 갈아야 한다.” 정치판의 기득권을 깨야 한다는 메시지를 불판 교체에 빗댔다. 2004년 17대 총선 정국,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의 이 말은 최고 히트작이었다. 민노당은 비례대표 득표율 …
2003년 서유럽을 덮친 폭염은 세계적으로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힌다. 연일 섭씨 40도를 오르내린 기온으로 선진국인 서유럽 전체에서 약 3만5000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서만 1만48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만 명 가까이가 바캉스 시즌에 도심에 홀로 남겨진 힘…
뛰어난 능력에 미모를 겸비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예요원 에블린 솔트. 한데 그 자신이 러시아 스파이로 지목받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한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솔트. 과연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인가, 이중 첩자인가. ▷영화 ‘솔트’에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어린…
지금 어디 가서 보수라고 말하면 나이 든 이는 꼰대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대학가에서는 동성애보다 보수 ‘커밍아웃’이 더 힘들다는 말까지 나온다. 결국 많은 ‘샤이 보수’들은 침묵하고 만다. 현대 보수주의 사상의 원조인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을 번역한 이태숙 경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초상화에서 검은 먹물이 흘러내린다. 이를 배경으로 29세 여성 둥야오충(董瑤瓊)은 “시진핑 독재 폭정에 반대한다”고 외친다. 최근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된 중국 상하이(上海) 시내에 걸린 ‘중국몽’ 선전물 먹물 투척 사건이다. 인터넷상에선 시 주석 먹물 낙서를 …
2007년 케냐 통신기업 사파리콤과 영국 보다폰이 만든 엠페사는 휴대전화의 모바일 계좌에 돈을 보관하거나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도입한 아프가니스탄 경찰은 월급이 30% 늘었다. 경찰 수뇌부가 일부를 빼돌리고 지급했던 현금을 정부가 모바일 계좌로 직접 준 덕분이다. 이…
직접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게임을 시연하는 유튜브 동영상에 푹 빠진 아이에게 잔소리를 했다. “매일 (동영상 속) 그 형처럼 게임만 하는 백수가 되고 싶니?” 눈을 동그랗게 뜬 아이가 “이 형, 백수 아니야. 유튜브 크리에이터란 말이에요”라고 반박했다. 주먹을 불끈 쥐며 “나도 유…
2002년 3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미군 치누크 헬기가 로켓포 공격을 받는다. 그때 네이비실 닐 로버츠 대원이 지상으로 추락했다. 그가 탈레반에게 쫓기다 처형되는 장면은 미 무인항공기에 의해 촬영됐다. ▷미군은 그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또 다른 헬기를 보냈다. 이 헬기…
1977년 출간된 ‘이갈리아의 딸들’은 페미니즘 소설의 고전이다.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텐베르그가 썼다. 남녀 역할을 바꾼 미러링(mirroring) 방식으로 뿌리 깊은 성차별을 비틀어 보여준다. 가모장제(家母長制) 유토피아로 묘사되는 상상의 나라 ‘이갈리아’. 움(Wom·여성)은…
15년간의 투옥·감금 끝에 간암이 악화돼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난 류샤오보 같은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들을 보면 경탄을 넘어 경외의 느낌이 든다. 그들은 마블사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비유하자면 우주를 지배하려는 타노스와 아이언맨의 슈트도 없이,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도 없이 …
‘고속도로’라는 단어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통행료를 받는 톨게이트. 1969년 국내 최초로 경인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수납원이 요금을 징수하는 시스템도 시작됐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흘렀으나 유인(有人) 징수 시스템은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한다. 전국 톨게이트에 설치…
2015년 2월 26일 간통죄 위헌 결정이 나오자 콘돔 제조업체 주가가 상한가를 쳤다. ‘간통죄 폐지 테마주’라며 피임약 제조업체도 언급됐다. 정작 이들 업체 뒤에서 표정 관리를 한 업종은 심부름센터였다. 배우자, 특히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뒷조사’를 의뢰하는 여성이 늘어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