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센 육군은 근대 육군의 원형으로 일컬어진다.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이 유럽을 휩쓸자 큰 위기감에 빠진 프로이센은 귀족 중심의 군대에 평민이 참여하는 의무병역제를 도입하고 병참 중심의 참모본부를 설립하는 등 현대식 군제 개혁을 이뤄냈다. 그 결과 독일 통일의 과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정치 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터뜨린 폭탄선언의 여진(餘震)이 만만찮다. 박 전 대통령은 소설 ‘대망(大望)’을 읽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전국시대의 세 영웅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권력투쟁과 흥망성쇠를 그…
오스트리아 빈의 카를 마르크스 호프는 1930년 건립된 대규모 공공 임대주택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단지에는 또 다른 역사가 살아 숨쉰다. 아직도 곳곳에 남은 총탄 자국이 증언하는 것은 바로 1934년의 ‘오스트리아 내전’. 유난히 격렬했던 좌우 진영의 극한 대립은 나치독일과의 합…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82년 작 ‘블레이드 러너’는 사이버펑크 장르의 효시로 불리는 영화다. 암울한 미래에 인간과 똑같이 생기고 사고하는 리플리컨트(복제인간)가 노동력을 제공한다. 복제인간 여섯이 식민행성을 탈출해 지구에 잠입하고 특수경찰인 블레이드 러너가 이들을 쫓는다. 복제인간이…
유네스코 헌장의 첫 대목은 이렇게 시작된다. ‘전쟁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평화를 지키는 것도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인류공영과 세계평화를 목표로 설립된 유네스코가 21세기 첨예한 외교 전쟁터가 됐다. ▷유네스코 하면 …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년여 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시황제(習皇帝·Emperor Xi)’라 칭하며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한국인에게는 중국 최초의 황제이자 절대 권력자인 진시황(秦始皇)을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타임은 “1세대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이 인민을 일어나게 …
3대 정치가 집안 출신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한때 회사원이었다. 그가 유일하게 근무했던 회사가 일본 3위의 철강회사 고베제강이다. 미국 유학 중이던 아베는 고베제강 뉴욕지사에 취업했고 나중에는 본사에 근무했다. 정치인 아버지의 비서관으로 갈 때까지 그가 근무한 기간은 3년 반이다.…
영국 정부가 매년 도로변에서 수거하는 쓰레기는 20만 포대, 7500t에 이른다. 환경보호단체인 클린업브리튼은 어떤 캠페인도 먹히지 않자 2015년 6월 행동경제학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학자들은 쓰레기 투기가 아무도 자신을 모를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저지르는 무의식적 행동이라는 점…
‘북한판 걸그룹’으로 알려진 모란봉악단 단장 현송월이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발탁됐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것 못지않은 고속 출세로 현송월은 ‘백두 혈통’이 아니어서 파격이라면 더 큰 파격이다. 가수 출신이 노동당 핵…
할리우드 전쟁 영화를 보면 아군과 적군이 치열하게 교전하는 전투 장면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그러나 실제로 적과 근접한 상황에서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아무리 전장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법. 미국의 군사심리학자 데이브 그로스먼이 쓴 ‘살인의 심리학’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때 적군을 …
인류가 사라진다면 가장 먼저 멸종할 동물과 가장 오래 살아남을 동물이 뭘까. 힌트. 둘 다 곤충이다. ‘인간 없는 세상’ 저자 앨런 와이즈먼에 따르면 첫 번째는 인간 주거환경에 적응해 따뜻하고 배부르게 살아온 바퀴벌레다. 반면 핵전쟁 이후에도 개미는 생존할 것이라고 곤충학자들은 관측한…
투우는 스페인의 국기(國技)다. 하지만 스페인의 17개 자치공동체 중 바르셀로나가 주도(州都)인 카탈루냐는 투우를 금지하고 있다. 2006년 주민투표를 통해 ‘행정기관의 카탈루냐어 우선 사용’을 결정했을 때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며 제동을 걸자 ‘스페인적인 모든 것을 거부한다…
도심 한복판 건널목에서 모 정당 현수막을 보는 순간 발걸음이 절로 멈춰졌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입시, 취업, 결혼에 대해 묻지 말고 ‘탈핵’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내용이다. 모처럼 모인 가족 친지들 가슴에 생채기 낼 만한 얘기는 하지 말자는 제안은 참신했다. 하지만 그 대안으로 권한 …
우체부 아닌 집배원으로 개칭된 것이 2004년이지만 실생활에서는 보통 둘 다 섞어 쓰는 경우가 많다. 손편지가 워낙 귀해진 세상인지라 요즘 집배원의 가방에는 세금, 신용카드 등 온갖 고지서가 잔뜩 담겨 있다. 그래도 중장년 세대의 가슴 한구석에는 동요 ‘우체부 아저씨’의 풍경이 오롯이…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들리더니 어두운 복도 끝에서 한 여성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음험한 인상의 남자들이 고함을 질러도 꿋꿋이 빛을 향해 걷는다. ‘그냥 참을 것인가, 우리 모두가 변화를 만들 것인가’란 질문에 이어 ‘희망의당(黨)’이란 단어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고이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