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0년 고려 왕 의종이 보현원이라는 절에 가는 길에 무신(武臣)들에게 수박희(手搏희)를 하라고 명했다. 손으로 상대를 때리는 수박희는 나중에 태껸으로 발전한 군사무예였다. 대장군 이소응이 패하자 문신(文臣) 한뢰가 뺨을 후려쳤고 이소응은 댓돌 아래로 떨어지는 모욕을 당했다. 그렇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우건설과 건축사업을 하던 1990년대 후반 한국을 두 번 방문했다. 주상복합 브랜드 ‘DT’를 보고 자기 이름(Donald Trump)의 약자라며 기뻐했지만 실제로는 대우-트럼프(Daewoo-Trump)의 약자였다. 본보기집에선 도우미에게 더 관심을 보였…
지식경제부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탄생한 부처였다. 이전 정부의 산업자원부에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의 일부 기능을 보태 만들어졌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웠던 이명박 대통령은 지식경제부 초대 장관으로 이윤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임명했다. 이 장관은 행정고시…
2012년 가을 안철수의 ‘새 정치’ 바람이 한창이던 때다. 서울 시내 모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A 교수는 수업 중 걸려온 전화를 받은 뒤 학생들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으니 오늘 휴강하겠다. 미안하다”며 서둘러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당시 안철수 대선캠프에 몸담고 있던 그를 캠프에…
국내 테슬라 1호 고객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그는 2013년 미국에서 스포츠카인 모델 S를 구입하고 자체 충전시설까지 마련해 900km를 운행했다. 충전 인프라 환경 부족에다 테슬라 1호 고객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두 달 만에 매각했다지만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이마…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길게 말아 올려 크게 부풀린 것을 ‘다리’라고 한다. 머리숱이 많으면 문제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발을 얹었다. 조선시대 신윤복의 미인도에는 목이 부러지지 않을까 싶게 무거운 ‘다리’를 이고 있는 여인들이 나온다. ‘다리’는 처음엔 소박했지만 갈수록 사치스럽게 변했다…
우리에게 미국과 국교 수립을 처음 권한 나라는? 중국이다. 1879년 북양대신 이홍장이 조선 영의정 이유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러시아의 위협을 들어 미국 영국 독일 등과의 조약 체결을 권했다. 국력이 쇠하던 중국이 서구 열강을 끌어들이는 이이제이(以夷制夷) 구상을 한 것이다. 이어 18…
태종은 자신이 죽은 뒤 첫째 아들 양녕대군이 한성을 출입하지 못하게 하라고 유언했다. 혹시 양녕이 동생인 세종의 왕위를 흔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세종 10년(1428년)에 양녕이 도성에 들어온 것도 모자라 한 여종과 몰래 정을 통하다 들통 났다. 김종서 등 사헌부 관리들은 …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는 ‘숲에 귀가 있고 들에는 눈이 있다’는 작품을 남겼다. 일곱 그루 나무 옆에 귀 두 개가 붙어 있고 들판에는 눈 일곱 개가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그림이다. 처음 보면 기괴하다는 느낌을 준다. 인적 없는 숲에도 듣는 귀가 있고 텅 빈 들에도 지…
삼국시대 위왕(魏王) 조조의 아들들 중에는 조비와 조식이 뛰어났다. 조조는 두 아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조비를 세자로 택한다. 조비는 왕이 되자 동생을 엄격히 감시한다. 멀리 변방으로 보내고 임지도 계속 옮기게 했다. 결국 조식은 울분으로 병을 얻어 마흔 살에 숨지고 만다. 역사에서…
미국의 뛰어난 논객 크리스토퍼 히친스(1949∼2011)는 대중에게 아부하지 않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았다. 저서 ‘자비를 팔다’에선 심지어 세계인이 추앙하는 테레사 수녀에게 딴죽을 걸었다. 1981년 아이티에 간 테레사 수녀는 독재자 뒤발리에한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기부금을…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2005년 작고한 이형기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낙화’의 첫머리다. 청년 시절 시 전문은 모른 채 이 구절만 주워듣고 종종 읊조렸던 기억이 있다. ‘떠날 때가 되면 주저 없이 돌아서겠다’는 다짐은 혈기…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여인들이 수레 타고 바깥 외출을 하거나 남성들과 함께 춤추는 모습이 나온다. 실제로도 고구려 여인들은 결혼과 재산 상속은 물론이고 공적 생활에서도 별다른 억압과 차별 없이 당당히 제 목소리를 내면서 살았다고 한다. ▷이 땅의 후손들은 그 전통을 제대로 계승…
“제 남편도 만족을 못 시키면서 미국을 만족시키겠다고?” 지난해 4월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자 도널드 트럼프가 비꼬면서 한 말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푸탕(매춘부의 자식)’이라고 욕했다. 일본에선 자민당 마루야마 가즈야 의…
요즘 프랑스에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수입해 오자는 온라인청원운동(obama2017.fr)이 한창이다. 대선 출마 후보들이 마음에 들지 않자 오바마를 후보로 내세우자는 것이다. 지난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직후 영국에서도 온라인 공간에서 오바마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