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두 명의 군주가 잇달아 업적을 남긴 사례는 적지 않지만 3대 연속 명군(名君)은 드물다. 수많은 왕조가 명멸한 중국에서도 청나라 시대 강희제-옹정제-건륭제의 ‘강건성세(康乾盛世)’ 정도다. 한반도에서는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하고 신라의 전성기를 구가한 무열왕-문무왕-신문왕 시대…
지구촌에서 가장 너그러운 나라는? 세계 최빈국 그룹에 속하는 미얀마가 3년 연속 1위다. 미국과 호주는 그 뒤를 이어 2, 3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가장 인색한 나라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불명예를 차지했다.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25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기부지…
부산 해운대구에는 ‘시티’ 3총사가 있다.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그리고 엘시티다. 한창 공사 중인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이 코앞이다. 2019년 101층의 랜드마크타워와 85층 주거타워 2개 동이 완공되면 ‘해운대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일대 전환점을 맞을 것이다. 작년에 최고 7200…
스웨덴 소설 ‘오베라는 남자’에서 주인공 오베는 59세에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된다. 오베는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고 부패한 관료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복지 천국으로 알려진 스웨덴이라고 별반 다른 것 같지 않다. 그래도 공동체가 만든 약속이라면 반드시 지키고 이 과정에서 부패가 걸러…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무자비한 ‘마약과의 전쟁’과 거친 입담으로 국제적인 뉴스 메이커가 됐지만 이번엔 정말 예사롭지 않다. “이제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며 “다시는 미국의 간섭이나 미국과의 군사훈련은 없다”고 19일 선언했다. 그것도 중국을 국빈 방문해 극진한 대…
앨 고어는 맥주를 들이켜며 드레스셔츠가 땀에 흠뻑 젖도록 춤을 췄다. 평소 단정한 모습과는 달리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소매도 말아 올렸다. 여학생 밴드 ‘와일드 캐츠’의 드러머였던 부인 티퍼가 신나게 드럼을 두드렸다. 존 본 조비 등 록 스타들의 노래와 연주에 고어는 열정적으로 박수…
2014년 7·30 재·보궐선거 당시 경기 수원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다음 날 정계 은퇴를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나도 8월 2일자 본란에 ‘아깝다 손학규’라고 썼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그해 3월 자신을 장관, 3선 의원, 도지사…
2010년 미국 연수 때 초등학생이던 딸의 담임은 1990년 한국에서 방영된 어린이 드라마 ‘천사들의 합창’에 나왔던 히메나 선생님을 빼닮았다. 담임은 딸이 일기를 쓰면 늘 아래쪽 여백에 일기만큼 긴 코멘트를 달아 줬다. 우리 부부는 그런 담임에게 학부모 상담 기간에 20달러짜리 커피…
요르단 출신 미국인 마흐무드 하산 부부는 유전성 신경대사장애인 리증후군(Leigh syndrome)으로 자녀 둘을 잃었다. 엄마는 건강했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미토콘드리아는 난자를 통해서만 유전된다. 부부는 난자에서 세포핵만 다른 여…
우유에서 지방만 추출한 버터는 가장 오래된 자연식품 중 하나다. 그 기원은 인류가 처음 동물을 가축으로 길렀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버터는 풍미를 더하는 재료를 넘어 폭넓게 쓰였다. 고대 로마에서는 기침할 때 먹는 약 혹은 아픈 곳에 바르는 연고로도 활용했다. 인도 힌두교도들은 지금…
영화 ‘왕과 나’는 시암(현재의 태국) 왕과 영국 출신 젊은 미망인 가정교사 애나의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다. 맨발의 왕과 애나가 드넓은 홀을 가로지르며 춤추는 장면과 배경음악 ‘Shall We Dance?’가 유명하다. 19세기 시암 왕실에서 가정교사로 일했던 애나 리오노언스의 회고…
미국 뉴욕 52번가에 있는 ‘파크 애비뉴 플라자’ 빌딩 로비는 거지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이런 열린 건물에 고객 비밀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입주해 있는 건 아이러니다. 어떤 국가든 기업 간 담합을 금하지만 기업인들이 맥킨지로 몰려가 비밀 컨설팅을…
경제부장으로 일하던 2007년 홍영표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59)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단장을 맡고 있었다. 홍영표는 통상협상 주무 부장이던 필자에게 한미 FTA가 한국 경제에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를 역설했다. 노동운동가…
중국인 관광객을 유커(遊客)로 부른다. 그렇다면 싼커의 뜻도 아는지? 싼커(散客)란 싼 물건을 찾는 관광객이 아니라 개별 자유여행을 즐기는 사람을 말한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유커 단체관광은 줄고, 싼커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어느 나라…
“월가를 점거하라(Occupy Wall Street)”란 말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occupy는 군사 용어로는 점령이지만 시위 용어로는 점거다.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서구에서 민주주의 혁명이 퍼져 나갈 때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치고 싸웠지 점거 같은 건 할 수도 없었다. 점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