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에 내건 대통령 사진인 ‘존영(尊影)’은 김대중(DJ) 대통령 때부터 사라졌다. ‘존영’을 검색어로 치면 ‘단군 존영’ ‘왕의 존영’ 같은 말이 뜬다. 20대 대학생에게 “아느냐”고 물으니 “‘최고 존엄’과 비슷한 것이냐”고 되묻는다. 그만큼 생소한 데다 권위주의 뉘앙스를 풍긴다…
미국 가수 대니얼 분의 ‘뷰티풀 선데이’는 7080의 마음에 깊이 새겨진 추억의 팝송이다. 아름다운 일요일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겠다는 순진한 내용이다. 신나는 기타 반주에 ‘하∼하∼하∼ 뷰티풀 선데이’같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가사로 엄격한 학교생활에 짓눌린 까까머리 남고생과 단발머리…
영화 ‘엑스 마키나’는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았을 만큼 영상미가 뛰어나다. 단순한 공상과학 영화는 아니다. 프로그래머인 주인공은 천재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회사 오너인 네이든으로부터 인공지능(AI) 로봇 에이바의 튜링 테스트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인…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1993년 2월 27일 첫 국무회의에서 자신과 가족의 재산이 17억7822만 원이라고 밝혔다. 질풍노도처럼 공직 사회를 뒤흔든 재산공개의 신호탄이다. 당시 YS는 ‘내 지갑은 돈이 지나가는 정거장’이라고 했다. 정치자금을 받았어도 호주머니에 넣지 않…
유승민 의원이 지난해 ‘국회법 파동’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사퇴할 때 헌법 1조 1항을 들이대더니 그제 탈당 때는 헌법 1조 2항을 거론했다.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1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2항)로 구성된다. 2항은 국민이 대통령과 국회를 선…
‘청와대 3인방’ 중 핵심인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이 쓰는 방은 박근혜 대통령의 집무실과 붙어 있다. 과거 남성 대통령들의 이발실로 쓰였던 공간을 개조한 것이다. 남성 대통령들은 바로 옆에 있는 이발실에서 머리를 다듬으며 휴식을 취하곤 했다. 말 그대로 권력과 ‘지근(至近)거리’에 자리…
‘축구 신동’이었던 디에고 마라도나의 삶은 롤러코스터 같았다. 1982년부터 1994년까지 네 차례의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대표 선수로 경기장을 누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는 우승컵을 안긴 수훈 갑이었다. 화려한 개인기로 인기를 누렸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
2014년 프랑스 작가 파트리크 모디아노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정해졌을 때 일이다. 한국인 입양아 출신인 당시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장관은 카날플뤼스 방송과의 인터뷰 도중 “모디아노의 소설 가운데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펠르랭 장관은 모디아노의 소설을 하나…
발단은 조립 과정의 사소한 실수였다. 엔지니어가 샌드위치를 먹다 마요네즈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서 보통 로봇과는 달리 호기심 넘치는 로봇이 탄생했다. 애당초 ‘불량로봇’으로 출발한 것이 훗날 인간처럼 개성과 자유를 갈망하는 특별한 로봇으로 발전하는 자양분이 된 것이다. 1976년 발표된…
2013년 동아일보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과 관련해 경제 재정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때 복지공약은 예상보다 지출이 대폭 늘어날 것이 뻔한데 대선에서 밝힌 재원 조달 방안으로 공약을 전부 이행하는 것은 ‘코끼리를 냉장고에 집어넣는 것’과 같다는 우려…
5년 전 일본 미야기(宮城) 현의 한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오이카와 리나 양(당시 12세)은 선생님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봉투 겉면에는 ‘엄마가 리나에게’라고 적혀 있었다. ‘누구에게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다오. … 네가 숙녀가 되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동안 가족 모두 …
어느 대기업 상무 A 씨는 몇 년 전 부장 시절 임원 B 씨로부터 받은 폭언이 지금도 상처로 남아 있다. B 씨는 자신의 말에 A 씨가 다른 의견을 내자 욕설을 섞어가며 소리쳤다. “조직에서 살아남는 제1원칙이 뭔지 알아? 일 잘하는 것? 웃기는 소리 하지 마. 그것도 무시할 순 없지…
군복도 섹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상 국가 우르크에 파견된 특전사 장교(송중기)와 여의사(송혜교)의 달달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스토리보다 더 비현실적인 것은 남자 주인공의 비주얼이다. 군복도, 작열하는 태양도 송…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 본사는 런던 시내 한복판에 있다. 6층 빌딩 외벽에는 어떤 표지도 없다. 보안 때문이다. 지난해 말 정보기술(IT) 전문 매체가 사옥 주소를 알아냈다. 땅값이 금값이지만 건물 2층은 직원들 휴식처이자 놀이공간이다. 매주 금요일 맥주파티는 ‘집단지성’의 향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1일 당규를 개정해 20대 총선의 비례대표 선출 권한까지 손에 넣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권을 모두 장악했으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표현처럼 차르(러시아 절대군주)나 다름없다. 당 대표라도 선거 땐 독립기구에 공천을 맡기고 뒤로 물러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