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9월 1일, 대지진이 일어나 도쿄에서 요코하마에 걸친 지역을 파괴했다. 혼란 중에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유언비어가 전해져 그것을 믿은 민중과 군대·경찰의 손으로 다수의 조선인이 학살됐다.” 일본 짓쿄(實敎)출판이 발행한 고교 ‘일본사B’ 교과서에 실린 간토(關東)대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번째 기소됐다. 3년 전 대선 때 ‘조지아에서는 트럼프가 이겼다’는 허위 발표를 만들어내기 위해 조지아주 국무장관을 압박했다는 등 혐의만 13가지다. 조지아주 검찰은 마피아 소탕을 위해 만들었던 특별법(RICO…
삼성전자가 해외에 쌓아뒀던 수익금 가운데 22조 원 가까운 돈이 올해 상반기에 국내로 돌아왔다. 대부분 생산설비 구축에 투입됐다고 한다. 해외에서 국내로 돈이 들어왔으니 투자유치라 할 만하다. 해외 생산시설을 국내로 옮기는 ‘리쇼어링’과 마찬가지다. 역대 최고라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 …
1941년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을 계기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은 군사·첩보작전에 주로 새 이름을 붙였다. 한국광복군과 손잡고 일본이 장악 중이던 한반도에 은밀히 침투하려던 ‘독수리 작전(The Eagle Project)’이 그중 하나였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
오성규 애국지사가 오랜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그제 영구 환국했다. 마지막 재일(在日) 광복군이자 독립유공자인 그는 “일본에서 죽을 수는 없다. 자기 나라서 죽어야지”라며 조국행을 선택했다. 1923년생으로 올해 100세인 오 애국지사는 10대 후반에 중국에서 광복군 제3지대(支隊)에 …
“(아니)꼬우면 니들도 이직하든가.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국민의 분노가 들끓던 2021년 3월. 직장인 익명사이트 블라인드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란 제목의 글이 불난 데 기름을 끼얹었다. LH 측…
예부터 남의 자식 고운 데 없고 내 자식 미운 데 없다고 했다. 부모 눈에 제 자식은 다 ‘공주님’이고 ‘왕자님’이다. 그런데 한 학부모가 초등학생 자녀를 “왕의 DNA를 가진 아이”라며 담임교사에게 특별대우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석에서도 아니고 공식적으로 ‘왕자 대우’를 요구…
공무원이나 경찰을 향한 요즘 민원인들의 폭언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 “어디서 ××이야” 같은 욕설이 무뎌질 정도로 난무한다는 것이다. 무례한 생떼는 때로 멱살잡이와 손찌검, 주먹질, 기물 파손 같은 폭력 행위로 이어진다. 포항에서는 민원인이 공무원…
코로나19 재택근무로 가장 득을 본 회사는 영상회의 앱을 만든 줌이다. 1900만 명이던 하루 사용자는 코로나가 터진 뒤 3억 명으로 늘었다. 영상회의를 많이 해 생긴 스트레스를 ‘줌 피로(Zoom fatigue)’라고 부를 정도였다. 줌은 당연히 폭발적 성장의 기반이 된 재택근무를 …
지하 주차장에서 철근을 빼먹은 아파트의 감리를 맡은 한 건축사 사무소는 홈페이지에서 임원들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임원 65명 가운데 22명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출신이었고, 국토교통부, 법무부, 지방자치단체, 심지어 군(軍) 출신까지 포함하면 임원 10명 중 8명이…
요즘 대입 수험생들에게 재수는 필수다. 고교를 ‘4년제’라 하고 사수, 오수생도 많아 삼수생부터는 ‘장수생’으로 묶어 부른다. 대학 1학기만 다니고 수능을 준비하는 ‘반수생’, 군대에서 수능 공부하는 ‘군수생’도 있다. 수능 지원자 중 20%대를 차지하던 n수생 비중이 올해는 34.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때 품귀 현상까지 빚었던 5만 원짜리 지폐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5만 원권을 약 10조 원어치 발행했는데, 이 중 78%인 약 7조8000억 원이 되돌아왔다. 5만 원권 발행이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법한 은행 횡령 사건이 또 터졌다. 이번엔 BNK경남은행에서 50대 부장급 간부가 7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자금 562억 원을 빼돌렸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700억 원대 역대급 횡령 사건이 드러난 지 1년여 만이다. 10년 넘게 한 부서에서…
시속 2만 km의 자기부상열차, 전력 손실 없는 지구적 전력망, 스마트폰 크기의 슈퍼컴퓨터, 꺼지지 않는 인공태양…. 공상과학영화의 꿈이 현실이 되려면 모든 금속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연금술의 ‘현자의 돌’에 비견될 만한 꿈의 소재가 필요하다. 우리 주변 일상 온도와 기압 상태에서…
“특별수사의 출발점이 뭐냐. 바로 ‘휴대전화를 찾으라’는 거다.” 2017년 3월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박영수 특별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25년간 검사로 일한 박 전 특검은 휴대전화가 ‘물증의 보고(寶庫)’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정호성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