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사육사들은 악어를 제압할 때 테이프로 입을 묶는다. 입을 벌리는 힘이 약해 테이프로도 안전하기 때문이다. 작은 악어들은 고무줄로 묶어도 입을 벌릴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악어가 입을 벌리면 무시무시한 흉기로 변한다. 악어의 벌린 입 모양에 빗댄 국가 재정 ‘악어 입 그래프’도 …
‘진용진레전드로가겠습니다.’ 외계어 같은 이 문장이 지난해 2월 뜬금없이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1위에 올랐다. 알고 보니 당시 구독자가 140만 명이던 유튜버 진용진 씨가 “몇 명이 검색해야 1위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지금 당장 띄어쓰기 없이 ‘진용진…’을 검…
녹음이 우거진 시냇가. 어린 손자 데이빗이 할머니와 걷는다. 할머니가 한국에서 가져와 뿌린 미나리 씨가 알아서 잘 자라 밭을 이루었다. “데이빗아, 미나리는 잡초처럼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뽑아 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미나리를 먹고 건강해질 수 있어. 김치에도 넣어 먹고…
1923년 9월 1일 일본 도쿄에 리히터 규모 7.9의 간토대지진이 일어났다. 하코네산에서 도쿄 도심에 이르기까지 화염이 몰아쳤다. 그런데 살아남은 건물이 있었다. 메이지 시대인 1890년 설립됐다가 바로 이날 새 건물로 문을 연 제국호텔이다. 대지진을 견뎌내고 이재민 구제 장소로 활…
‘투더문(to the moon).’ 요즘 미국 온라인 주식토론방에서 유행하는 구호다. 게임스톱이라는 회사 주가가 계속 치솟아 달에 닿을 것이란 뜻이다. 지난해 봄 2.8달러이던 이 회사 주가는 최근 469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1월 중순부터 벌어진 공매도 전쟁 때문이다. 헤지펀드는 ‘…
100kg이 넘는 소아용 인공심장 기계에 의지해 살아가던 다섯 살 현우(가명)는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이제는 하늘나라로 떠난 고홍준 군(사망 당시 아홉 살)으로부터 진짜 심장을 이식받았다. 병실 침대에서만 살아야 했던 현우에게 새 삶이 생겼다. 홍준이는 현우에게만 장기를 준 게…
누구나 위험 요소라는 것은 알지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무심코 지나쳤다가 훗날 위기를 맞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비유해서 ‘회색 코뿔소’라고 표현한다. 거구이지만 몸놀림이 날렵하고 날카로운 뿔까지 가진 회색 코뿔소가 위험한 동물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지만 이를 무시하고 다가갔다가는 …
여성, 비(非)백인, 오바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읽는 키워드들이다. 여성과 소수 인종,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인맥을 중용한다. 그런데 또 하나 중요한 키워드가 ‘진보적 가톨릭’이다. 아일랜드계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나 가톨릭 학교를 다닌 그는 개신교가 주류인 미…
‘새로 지은 밥을 강된장과 함께 부드럽게 찐 호박잎에 싸 먹으면 밥이 마냥 들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리움의 끝에 도달한 것처럼 흐뭇하고 나른해진다. 그까짓 맛이라는 것, 고작 혀끝에 불과한 것이 이리도 집요한 그리움을 지니고 있을 줄이야.’(고 박완서 작가의 딸 호원숙 작가의 신간 …
‘뭘 할지는 모르겠지만,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잘하겠다’는 자세를 가진 사람. 2019년 초 출간된 ‘공채형 인간’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공채형 인간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룹 공채제도를 가진 우리 대기업들은 대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해 수십 개에 이르는 계열사에 배치한다. ‘뭘 할지 모르…
입시학원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전세 수요가 많다. 임대차 2법이 도입되기 전인 작년 7월까지만 해도,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m²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세가격은 5억 원가량이었다. 지금은 2개의 전세가격이 존재한다. 이미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5%(2500만 원…
북한 노동당 39호실은 김씨 일가의 통치자금, 이른바 ‘궁정경제’를 관리하는 기관이다. 1970년대부터 각종 알짜 기업과 광산, 농어업에서 벌어들인 외화 수입을 관리했고, 위조 달러와 마약 밀매까지 불법 외화벌이는 물론 사치품 조달에 손을 대면서 미국의 대북제재 리스트 상단에 올라 있…
지난해 초중고교 새 학기 등교는 코로나19로 수차례 연기된 끝에 5월 20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6월 8일 가장 마지막에 등교한 중1 신입생들은 하복 차림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3월에 개학하고 등교일수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적극적 등교로 분위기가 바뀐 데는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스타를 낳았다. 자신이 직접 쓴 축시를 낭독한 22세의 어맨다 고먼이다. 그가 5분 40초에 걸쳐 낭송한 ‘우리가 오를 언덕(The Hill We Climb)’은 세계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노예의 후손인 말라깽이 흑인 소녀가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LG전자의 첫 휴대폰은 1995년 선보인 ‘화통’이다. 화끈하게 통한다는 뜻이다. 당시 휴대폰의 최고 덕목은 ‘터지는’ 것이었다. 화통 광고의 첫마디가 “휴대폰이 항상 잘될 수는 없죠”였다. 휴대폰은 잘 안 터지는 게 정상이었다. 통화만 되어도 감지덕지였던 휴대폰이 사람과 세상을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