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반까지도 오케스트라 지휘는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이 있었다. 소수의 여성 지휘자들은 편견과 성차별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여성으로만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국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자세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첼로 파트에 상당 기간 남성만 고집…
올 4월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연설을 했다. 나토 사무총장이 미 상하 양원 합동 의회에서 연설한 것은 70년 나토 역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대선 때부터 나토를 쓸모없는 낡은 동맹으로 폄하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참…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한 해 1000만 명 정도가 찾는, 세계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미술관이다. 원래 그 자리에는 12세기에 필리프 2세가 파리를 지키기 위해 지은 요새(fortress)가 있었다. 그랬다가 성채를 헐고 왕궁을 지었고, 1600년대 루이 14세가 처소를 베르…
“한국은 (한중) 양국 신뢰의 기초를 해쳤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직후인 2016년 7월 말 라오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을 만나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잠시 후 취재진이 물러가자 왕 …
만 17세가 되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다. 주민증 발급은 어른이 되는 중요한 절차이며,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하는, 우리네 인생에서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술 담배 부탄가스 본드를 구입하거나,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나 오후 10시 이후 PC방 18세 게임 …
기원전 60년 로마의 카이사르는 지금의 이베리아 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이기고 개선장군으로 돌아오려 했다. 그는 성대한 개선식도 하고, 집정관도 되고 싶었다. 하지만 로마에서 개선식을 하려면 사령관직을 유지해야 하고, 집정관에 출마하려면 사령관직을 그만둬야 했다. 둘 중 하나를 선택…
178cm의 큰 키에 반듯한 자세.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정치인. 1947년 고향 군마에서 처음 당선된 그를 정가에서는 ‘청년장교’라고 불렀다. 29일 향년 101세로 세상을 떠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 얘기다. ▷그는 1982년 11월 총리가 되자 기…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A 씨와 부인은 부산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사업을 하고 있다. 3년 전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빈방을 외국인 숙소로 제공한 것이 시작이었다. 사업이 잘돼 지금은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허름한 아파트 5채를 얻어 리모델링해 숙소를 늘렸다. A 씨 부부는 …
1997년 12월 30일,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국내에서 집행된 마지막 사형이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는 5명이 집행됐는데, 끝까지 혐의를 부인해 난동이 예상됐던 한 사형수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며 마지막 말을 남기자 오히려 교도관이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
‘공직자 등 사회지도급 인사가 자녀에게 과외를 시키면 사회 정화 차원에서 공직에서 추방한다.’ 신군부 집권 직후인 1980년 8월 단행한 ‘과외 금지’ 조치는 서슬이 퍼렜다. 10여 일 후 대구에서 주택가뿐 아니라 사찰 암자까지 뒤지는 일제단속에서 12건이 처음 적발됐다. 과외 시킬 …
열악한 환경에서도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을 가리켜 “개천에서 용 났다”고 한다. 당대에 계층 상승을 이뤄내고 예전의 자신과는 다른 인생을 구가하게 되며 가족에게도 좀 더 좋은 생활환경과 미래를 제공하는 이들이다. 이런 개천용은 정치경제적 변화가 극심한 시기, 고도성장기 등 역사가 역동적…
우리 선거에서 40%대 투표율은 ‘역대 최저’ ‘정치 무관심’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홍콩에서 40%대는 매우 높은 수치다. 역대 홍콩 선거를 통틀어 최고는 58.3%를 기록한 2016년 입법회 의원(우리의 국회의원) 선거였고, 구의원 선거 중에서는 2015년이 47%로 가장 높았다. …
인류가 말을 사용한 지는 수십만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살인을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대화의 기법을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일상에 등장한 지 겨우 반세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인터넷에서의 대화 기법을 발전시키는 것은 인류에 주어진 새로운 숙제다. …
연장·휴일근무를 포함해 법정근로시간을 주당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인 근로시간단축제가 작년 7월 1일 도입돼 1년이 훌쩍 넘었다. 1차로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 제도가 실시된 직후 만난 국내 최대 로펌의 한 노동법 전문 변호사가 “앞으로 투잡족이 급증하고 …
‘42.195km를 달리는 동안 많은 고통이 왔다 가는 것이 인생살이와 비슷하다.’ 서울국제마라톤을 완주한 아마추어 마라토너 31명이 2002년 쓴 ‘당신이 마라톤을 알아’의 한 구절. 이처럼 마지막 희열을 위해 극한의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 마라톤이 국민 스포츠가 된 데에는 88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