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론’이 등장한 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은 사라졌다. 흥겨운 축제만 남았다. 2000년 교통사고로 휠체어에 앉았지만 ‘흥’만은 잃지 않은 강원래, 그와 변치 않는 우정을 과시하며 무대를 장악한 구준엽의 퍼포먼스는 그 자체로 평창 겨울패럴림픽 개막식 콘셉트 ‘공존’의 표현이었다.…
외국산 철강에 일률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충돌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57)이 6일(현지 시간) 사퇴하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형식은 자진 사퇴지만 낙마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공화당 서열 3위인 존 순 상원의원은 “그는 (백…
2007년 10월 4일 평양 백화원에서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 환송 오찬 테이블에는 9병의 와인이 올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하나를 집게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참석자들 잔에는 그 와인이 따라졌다. 나를 비롯한 방북 취재단은 숨을 죽였다. 어떤 와인일까…. ▷프랑스 부르고뉴 북쪽…
2014년 9월 국내 누리꾼 사이에 ‘사이버 망명’ 사태가 일어났다.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한 검찰이 세월호 집회와 관련해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의 카카오톡 그룹대화 내용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다. 독일에 서버가 있어 한국 사정당국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데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대개 앞만 보고 뛰었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구호 속에 콩나물교실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다. 이들에게 성공의 상징은 아파트와 ‘마이카(My car)’였다. 50, 60대 중에는 한 푼 두 푼 모아 융자 낀 소형 아파트를 마련했을…
1980년대 상고 졸업생들에게 은행은 단연 인기 직장이었다.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미지에다 월급도 꽤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점 맨 앞줄에 앉아 입출금 업무를 보는 텔러직에는 명문 여상 우등생들이 몰렸다. 은행 텔러의 1차 수난은 1997년 외환위기였다. 고졸 인력은 가장 먼저 ‘…
끝이 없다. 1월 29일 서지현 검사가 촉발한 대한민국 ‘미투(#MeToo·나도 당했다)’는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직역(職域),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눈뜨고 일어나면 새로운 미투가 터져 나온다. 지금 어디선가 과거를 돌아보며 마음을 졸이는 ‘그들’도 적지 않으리라. ▷미투…
올해 초 미국에서 가짜 트위터 계정 350만 개를 만들어 팔아넘긴 더부미(Devumi)라는 기업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다. 주로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팔로어 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 계정을 구입했는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더부미의 ‘고객’인 것으로 드러나 망신을 당했다. ▷소셜네트워…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신인 전략첩보부대(OSS)는 1942년 창설됐다. CIA 홈페이지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참전을 계기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만들고, 1차대전에서 활약한 윌리엄 도너번 장군이 초대 수장을 맡았다. 이로써 국방부 육·해군 등 여기저기 흩어진 첩보활동을 …
위안스카이(1859∼1916)는 중국 근대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려놓은 인물. 중화민국 초대 임시대총통에 취임한 쑨원에게 권력을 넘겨받고는, 황제가 되려는 야심에 ‘공화제’의 약속을 걷어찼다. 1916년 1월 스스로 황제에 올랐으나 민심은 들끓었다. 결국 80여 일 만에 군주제를 철회…
‘나쁜 기집애’ 한류 스타 씨엘(CL)의 등장은 강렬했다.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로 선보인 ‘내가 제일 잘나가’는 혼신의 힘을 다한 선수들에게 바친 열정의 헌사다. 전 세계에 팬을 보유한 그룹 엑소(EXO)의 화려한 군무는 관중과 선수들을 들썩이게 했다. 지구…
강원 정선의 고랭지 배추밭에서 스노보드와 처음 만난 ‘배추보이’ 이상호 선수. 24일 평창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그가 따낸 은메달은 의미가 깊다. 한국 스키가 1960년 스쿼밸리 대회에서 올림픽 도전을 시작한 이래 58년 만에 거머쥔 사상 첫 메달이기 때문이다. ▷봅…
11년 전 미국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래 스마트폰은 전 세계 산업 지형도마저 바꿀 만큼 압도적인 대세 상품이었다. 갓난아기를 제외한 지구촌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연결될 듯한 기세로 퍼져나갔다. 그런데 스마트폰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신세가 된 걸까. 23일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초대형 아스팔트 광장을 만든 건 1972년이다. 이듬해 그곳에서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100만 명이 모인 대규모 전도 집회를 열었다. 정치는 암울했지만 개발의 망치 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지던 때다. 농촌을 떠나 도시의 삭막한 환경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
“빙판 위의 잡티란 잡티는 모조리 쓸어버리겠어, 그런 각오가 느껴진다. 여러모로 보아 역시 이들은 빙판 청소 단체다. 그게 아니고서는 저렇게 미칠 듯이 비질을 하다니.” 최상희 작가의 장편 소설 ‘그냥, 컬링’의 한 대목. 컬링은 4명씩의 두 팀이 빙판에서 둥글고 납작한 돌(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