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화국 시절 오후 9시 정각에 시작한 ‘땡전뉴스’의 톱은 노상 전두환 대통령의 동정에 관한 것이었다. 근엄한 표정으로 “본인은… 어쩌고저쩌고” 하는 그의 카랑카랑한 음성과 딱딱한 인상은 권력을 찬탈한 군인 출신답게 권위적인 느낌이 물씬했다. 그런데 당시 직접 대면할 기회가 있었던 이…
“이것이 열일곱 살 소년의 논문이라는 말이오?” 프랑스 루앙에 살던 소년 블레즈 파스칼이 첫 논문을 발표했을 때 나온 반응이다. ‘원뿔 곡선에 임의의 육각형을 그리면 이 육각형의 마주보는 면의 세 교점은 한 직선 위에 놓인다’는 이 증명은 오늘날 ‘파스칼의 직선’으로 불린다. 10대 …
한국에서 집안 재산에서나 지식에서나 가장 귀족적인 좌파를 꼽는다면 백낙청 씨일 것이다. 백 씨의 부친 백붕제는 조선총독부 고위 관리를 지낸 사람으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백붕제의 형은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 시장 공관으로 삼으려다…
“아이를 유치원 버스에 태우면서 주위 시선 때문에 정장 바지를 입고 마치 육아휴직 중인 아빠가 아닌 것처럼 꾸몄다.”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아빠 육아 활성화를 위한 토크쇼’에 나온 한 남성의 경험담이다.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다른 아빠는 “육아휴직 3개…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총무본부장이 최근 문재인 대표가 제의한 ‘문안박(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연대’를 결혼에 비유했다. 그래서 문 대표한테는 “더 성의 있게 프러포즈를 하라”고 했고, 안 의원한테는 “(문 대표에게) 너무 많은 혼수를 가져오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안 의원의 태도에 …
야구에는 ‘어게인 1982’라는 구호가 있다. 야구팬이라면 1982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의 한일 결승전을 잊지 못한다. 7회까지 0-2로 끌려가던 한국은 8회 김재박의 ‘개구리 스퀴즈번트’로 동점을 만든 뒤 한대화가 통쾌한 3점 홈런을 터뜨려 5-2로 역전했다. …
‘너무 가까우면 타서 죽고 너무 멀면 얼어 죽는다.’ 기업과 정부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할 때 인용되는 경구(警句)다. 공직자에게 뇌물을 주지 않으면 기업 활동이 어려운 나라는 선진국과 거리가 멀다. 공무원이 기업인과의 만남을 기피하면서 현장과 동떨어진…
무주택자 자녀가 10년 동안 부모님 집에 들어가 함께 살았다고 가정해 보자. 이 주택을 상속받을 때 집값이 5억 원이면 대략 5000만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상속세를 한 푼도 물리지 않는 방안이 추진된다. 부모와 동거한 주택 가격이 5억 원을 넘을 경우 5억 원까지만 …
평양 어린이식료품공장을 현지 지도한 김정은이 흰 가운을 걸친 채 두 손을 양 옆구리에 대고 득의만면한 표정으로 웃는 모습을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그는 세계식량계획(WFP) 마크가 찍힌 포대에 곡물을 담는 듯한 설비 앞에 서 있었다. WFP가 북한 어린이들에게 지원한 식량인지, 포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7월 미국 영국 등 44개 연합국 대표들이 미국 뉴햄프셔 주 브레턴우즈에 모여 새로운 전후(戰後) 국제통화질서를 결정했다. 수명이 다한 금본위제 대신 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해서 금과 연동하는 금환본위제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이 …
지난 주말 경기 연천군 승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건너편 북녘 땅은 남한처럼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있었다. 북한은 8월 목함지뢰 도발에 이어 연천 지역의 우리 군부대와 민간지역에 포격 도발을 했다. 자유민주연구원 회원을 비롯한 민간인 70여 명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에 대해 “그의 목소리는 자연이 내려준 우리 시대의 경이 중 하나”라고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감탄했다. 천부적 목청을 타고난 스트라이샌드도 30년 가까이 공연 무대에 서지 못한 일이 있었다. 1967년 콘서트에서 가사를 까먹은 것이 발단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
프랑스 68혁명 세대를 대표하는 앙드레 글뤽스만만큼 지적 용기를 가진 철학자도 드물다. 그는 미국이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해 벌인 1991년과 2003년의 이라크전쟁을 지지했고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세르비아 사태 개입에도 찬성했다. 그는 친미주의자나 친나토주…
“옛사람이 이르기를 나라는 없어질 수 있으나 역사는 없어질 수 없다고 하였으니, 이는 나라가 형체라면 역사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1915년 박은식은 ‘한국통사’에서 역사란 국백(國魄)과 국혼(國魂)의 기록이라고 했다. 신채호는 낭가사상(郎家思想), 정인보는 ‘얼’이라는 말로 민족정신…
고구마 1개, 닭가슴살 조금, 우유 1잔. ‘국민 첫사랑’ 수지의 한 끼 식사다. 가수 아이유는 운동을 병행하면서 사과 1개, 고구마 2개, 단백질 음료 1잔으로 하루 종일 버틴다. 인터넷에 떠도는 연예인의 다이어트 식단을 보면 과연 이렇게 먹고 일상생활이 가능한지 의아할 지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