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일본 오키나와(沖繩)의 세계문화유산 슈리(首里)성이 원인 모를 화재로 불타올랐다. 건물 대부분과 유물 수백 점이 사실상 전소됐다.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슈리성은 수백 년간 이곳을 지배하던 류큐(琉球)왕국의 심장부와도 같은 곳이다. ▷오키나와는 지금은 일본의 47개 도도…
칠레 수도 산티아고는 불타고 있다. 대규모 시위와 무력 진압, 폭동과 약탈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7000명 이상이 연행됐다. 원래 산티아고는 남미 주요 도시 가운데 밤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시다. 이는 역설적으로 1973년 이후 17년간의 피노체트 군사정권 덕분이었…
지난달 25일 김해공항을 이륙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비행기 안. “비상탈출 가능성이 있으니 잘되게 기도해 달라” “우왕좌왕하면 안 되고 모든 짐을 버려야 한다” 이륙 9분 만에 다급한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승객 184명은 회항하기까지 기체가 위아래로 요동치는 극심한 공포 …
1908년 3월 23일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리호 선착장 앞에서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장인환, 전명운 의사가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던 미국인 스티븐스를 저격한 사건이었다. 일본 외교자문을 맡았던 조지 래드 예일대 교수가 “문명화하고 있는 일본이 야만국인 주변국을 지배하는 것은 …
미국 모토로라가 1958년 처음 속칭 ‘삐삐’라고 부르는 무선호출기를 개발했을 때는 신호음만 울렸다. 수신자는 미리 정해진 곳으로 전화를 걸어 호출에 답했다. 1982년 한국에 모토로라 삐삐가 처음 수입돼 들어올 때는 화면에 자신을 호출하는 전화번호가 표시됐다. 삐삐는 ‘단방향’이기는…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지 8년 만에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제거됐다. 2011년 빈라덴 사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똑같이 작전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다만 오바마는 백악관 상황실 정중앙 자리를 작전 지휘자인 …
시민의식을 가늠하는 척도로 빠지지 않는 것이 교통 기초질서다. 황색 신호에 대한 인식이 대표적인데 녹색에서 황색으로 바뀔 때 운전자들이 계속 가는지, 멈추는지를 보면 그 사회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운전자들은 황색은 정지 신호인 적색과 동일하게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프랑스 한 카페의 메뉴판에 적힌 커피 한 잔 값은 7유로다. 같은 커피 한 잔을 주문할 때 “커피 한 잔, 부탁해요”라고 말하면 커피값은 4.25유로로 내려간다. 더 공손하게 “안녕하세요, 커피 한 잔 주세요”라고 말할 경우 가격은 5분의 1 수준(1.4유로)으로 떨어진다. 카페 주인…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쪄서 피우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니코틴을 기화시켜 흡입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나뉜다. 이 중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정부가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사용 자제를 권고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와 연관성이 의심되는 폐질환…
영국 케임브리지대 생리학자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팀은 1978년 7월 세계 첫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켰다. 7년 후 서울대병원 산부인과에서도 국내 첫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고 지금은 일정 규모의 불임치료 병원에서 두루 시술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인공 수정은 ‘신의 섭리에 도전’하는 획기적인…
삼성전자가 지난달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던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생산기지의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으로 분석하면서 “경쟁사인 애플이 하지 못했던 것을 삼성이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삼성과 달리 자체 공장 없이 개별 …
‘나쁜 운명을 깨울까 봐 살금살금 걷는다면 좋은 운명도 깨우지 못할 것 아닌가. 난 나쁜 운명, 좋은 운명 모조리 다 깨워가며 저벅저벅 당당하게, 큰 걸음으로 걸으며 살 것이다.’ 장애를 안고 희망을 노래하던 수필가인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가 2008년 6월 월간 ‘샘터’에 마지막으로…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레이와(令和) 시대는 5월 1일 ‘삼종신기(三種神器)’ 계승식과 함께 시작됐지만, 정작 즉위식은 내일 거행된다. 80여 개국 정상급 인사, 16개국 국왕이 직접 참석한다. 일본 빼고 군주제 유지 국가가 27개국이라니, 세계 왕이 절반 넘게 도쿄에 집결하는 게 된…
‘수술을 하고 외래를 보고, 항공 출동을 세 차례나 했다. 그중 두 번은 야간 출동이었다.’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은 자전적인 기록인 ‘골든아워’에서 그날을 ‘지옥’이었다고 회고했다. 일이 고돼서가 전혀 아니었다. 그를 힘들게 한 것은 막 날아오른 닥터헬기 안에서 받아든 ‘지…
요즘 청년들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군인이 귀한 휴가시간을 쪼개 전역 후 일자리 박람회 자리에 왔을 정도다. “군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는데 제대하면 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최대 고민”이라는 병장의 말이 요즘 취업난을 실감나게 한다. 군에서도 장병들 취업 문제를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