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5·30 신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앙정보부장 김재규는 당권 도전에 나선 김영삼(YS)을 비밀리에 만나 불출마를 종용했다. 두 사람은 같은 김녕 김씨 집안이었고, 만남도 종친 어른이 주선했다. 김재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나는 박정희 대통령과 같이 있지만 당신이 불행…
서울대 경제학과에는 38명의 남성 교수가 있을 뿐 여성 교수는 없다. 지난해 정은이 미국 일리노이대 조교수의 채용이 확정됐지만 개인 사정으로 포기하면서 서울대 경제학과 사상 첫 여교수가 무산됐다. 서울대 경제학과가 유난한 경우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도 경제학에서 여교수의 낮은 비율은 논…
거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 꼬박 이틀이나 불려나왔다. 늘 입던 회색 티셔츠 대신 양복에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다. 페이스북이 대선 때 러시아발(發) 가짜뉴스와 댓글부대의 놀이터가 되고,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가 고스란히 …
싸이월드 폐쇄 소식을 들은 지난 주말, 애플리케이션(앱)을 연신 실행시켜 봤지만 응답이 없었다. 20대를 차곡차곡 채운 추억이 송두리째 사라졌다. 울컥해졌다. 미니홈피에는 젊음을 훈장으로 단 사진들이 가득했다. 젊음이 불안했던 시절, 서로를 위로했던 따뜻한 대화도 남아 있다. 싸이월드…
“겨울이 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NBC는 ‘스트리밍 전쟁(The Streaming Wars)’이란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앞세운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워너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경쟁관계를 다뤘는데, 각 기업을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왕국을 차지…
유명인 중에는 언론에 악감정을 가진 이가 많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특히 언론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는 쪽이다. 2005년 5월 당시 여당 국회의원이던 유 이사장은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취업에 대한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것”이라고 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
쿠르드족은 한 번도 독립 국가를 이뤄본 적이 없는 세계 최대의 소수 민족이다. 많게는 45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쿠르드족은 터키 남동부, 이라크와 시리아 북부, 이란 북서부에 걸친 서아시아 산악지대에 흩어져 산다. 중세 십자군전쟁 때 사자왕 리처드와 겨룬 이슬람의 명장 살라딘의 후예로…
2000년 8월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은 택시기사 살인범으로 지목된 최모 씨(당시 16세·다방 커피배달원)가 자백해 10년을 복역한 사건이다. 출소한 최 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3년 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경찰은 최 씨를 여관으로 끌고 가 자…
비무장지대(DMZ)와 바로 맞닿은 강원 철원군 승리전망대에 오르면 오성산 일대가 펼쳐진다. 1952년 10월 14일∼11월 25일 국군·미군과 중공군이 43일간의 고지쟁탈전을 벌인 곳이다. 우리는 이를 ‘저격능선’ ‘삼각고지’ 전투로 나눠 부르고 중국은 능선과 고지 사이 고개 이름을 …
홍콩의 반(反)중국 시위에 10대 청소년 2명이 잇달아 총상을 입으면서 다섯 달째로 접어든 홍콩 사태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4일 밤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고, 앞서 1일엔 18세 고교 2학년생이 실탄에 가슴을 맞았다. 중고교생들은 집단 동맹휴업에…
1998년 제9호 태풍 ‘예니’는 ‘이상한 태풍’으로 불렸다. 대만 해상부터 한반도를 향해 거침없이 직진하더니 10월 1일 전라남도에 닿자마자 갑자기 물러난 것. 이 정도만으로도 사망·실종 57명, 이재민 4800여 명이 발생했다. 만약 한반도를 관통했다면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힌 태…
2006년 경기 군포 안양 지역에서 컴퓨터 부품회사 영업사원 김윤철이 여성 3명을 연속해서 강간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퇴근하다 젊은 여성 취객을 발견하고 자기 차에 태웠다가 범죄를 저질렀다. 한 달이 안 돼 취하지도 않은 젊은 여성을 퇴근길에 태워준다고 유인해서, 그러곤 또다…
1990년 10월 11일 오후,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통일축구대회가 열렸다. 1929년 시작된 경평(京平)축구가 1946년 중단된 후 44년 만에 평양에서 열린 축구 만남이었다. 당시 세계 최대라는 15만 명 규모의 능라도경기장을 꽉 채운 북한 관중은 ‘…
“명절인데 떡값이라도 하시라고…” “회식에 쓰시라고…” 등이 뇌물을 전달할 때 사용하는 고전적 표현이다. 적은 금액이지만 성의로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봉투를 열어보면 떡 몇 트럭을 사도 모자라지 않을 금액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뇌물 봉투의 대명사는 ‘…
개화기, 조선인에게 근대 스포츠는 낯설었다. 어느 양반이 땀 흘리며 정구를 하는 서양인을 보고 “그런 일은 하인이나 시킬 것이지”라며 혀를 찼다던가. 하지만 스포츠는 학교 체육을 중심으로 속속 도입됐고, 점차 나라 잃은 조선인들의 한을 분출하는 장으로 정착해간 것 같다.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