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이중국적 문제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던 사례로 남주홍 경기대 교수가 떠오른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이 될 뻔했던 남 교수는 부인과 아들이 미국 영주권을, 딸은 시민권을 갖고 있었다. 물론 부인의 부동산 투기 등도 낙마의 빌미가 됐다. ‘미스터 칩(Mr.…
이승만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12명 중 유일하게 태어난 집을 가볼 수 없다. 그의 고향이 휴전선 넘어 황해도 평산군 마산면 대경리에 있는 탓이다. 그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잠깐 거처했던 이화장 정도다. 나머지 대통령 11명은 유년시절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생가(生家)가 있다…
스페인의 첫 여성 국방장관 카르메 차콘은 37세 때인 2008년 임신 7개월에 해병 파병부대를 찾아 격려한 것으로 유명하다. ‘만삭의 사열’은 군의 문민 통제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아있다. 남성 우월의식이 강한 스페인에서도 군대는 매우 배타적인데 사회당 정부가 여성을 발탁한 건 신선한…
어제는 23세 여성이 새벽 서울 강남역 인근 노래방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살해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1년간 강남역 살인사건이 의미하는 바를 놓고 두 가지 규정이 대립했다. 한쪽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의 묻지 마 범죄’라고 규정했고 다른 쪽은 ‘여성 혐오 범죄’라고 규정…
“참 고마운 사람이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을 지킨 전사(戰士)였다. 수구언론으로부터 노 대통령 다음으로 공격을 많이 받았다.” 2012년 1월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문재인은 저자 양정철을 이렇게 소개했다. 문재인은 “저로 하여금 책을 쓰게 하고…
모피아(MOFIA)는 옛 재무부의 엘리트 경제관료를 가리킨다. 재무부 영문 앞글자(MOF·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Mafia)를 합친 표현이다. 이름부터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모피아에는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법대를 나온 KS 출신들이 많다. 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 격) 산하 병원 직원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건 13일. e메일이 안 열리는가 싶더니 의료시스템과 환자보호시스템이 차례로 다운됐다. 곧이어 협박편지가 떴다. 각자 사흘 안에 비트코인(가상화폐) 300달러어치를 사야 파일 복구가 가능하고 …
“총장이 되고 나서 전에 논문을 쓰려고 만들었던 메모 카드를 봤더니 왜 이걸 적어 놓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더라.” 서울대 출입기자 시절 김종운 총장으로부터 들었던 말이다. 1990년대 초반 총장을 지내는 동안 영문학자의 길에서 멀어지게 됐다는 회한이 서려 있었다. 김 총장은 수재를 받…
2008년 부임한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공기업 특유의 인사 문란 등 조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파격적 시도를 했다. 여성을 인사부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조치는 신의 한 수였다. 이 전 사장은 “여자를 인사부장으로 앉히자 여기저기서 동문회 향우회 등 남자가…
옛날 중국에서 농부가 개와 고양이를 한 마리씩 길렀다. 쥐들이 집 안 곡식을 축냈지만 게으른 고양이는 놀기만 했다. 어느 날 참다못한 개가 쥐를 모조리 잡았다. 고양이가 죽은 쥐를 쌓아 놓고 환호할 때 농부가 돌아왔다. 농부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상으로 준 뒤 피곤해 잠시 잠이 든 개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는 1804년 황제 대관식을 올릴 당시 35세였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이후 가장 젊은 프랑스 지도자다. 마크롱은 1977년 12월 21일생이다. 태어난 연도만을 따지는 우리나라 언론의 계산법으로는 40세이지만 월일까지 따지는 서구식으로 계산하면 아직…
미국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총사령관은 일본계 미국인이다. 작고 다부진 체구를 보면 사무라이가 연상된다. 일본 고베에 살던 어머니는 태평양전쟁 때 미군 공습으로 집과 가족, 친구를 잃었다. 다행히 요코하마에 사는 고모의 도움으로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에 일자리를 얻었다. 1950년대…
유서 깊은 영국 옥스퍼드대에 다니려면 복장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주요 행사 때 착용하는 가운, 모자, 타이, 양말, 신발의 종류에 관해 칼리지별로 세세한 규정이 있다. 그중 하나가 시험을 치를 때 옷깃에 다는 카네이션. 첫 시험 때는 화이트, 중간엔 핑크, 마…
2002년 9월 30일 민주당 대선 후보 노무현은 충청 유세 도중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을 전격 발표했다. 대선이 불과 3개월도 남지 않은 때였다. 호남 민주당에 영남 후보였으니 충청 표만 잡으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출입기자들도 전혀 낌새를 차리지 못했다. 이 공약…
2일 SBS 8시 뉴스의 ‘세월호 인양 지연에 차기 정권과 거래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는 해양수산부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어제 밝혀졌다. 이 보도가 믿을 만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정작 보도보다 더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3일 사과 방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