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말을 잘해 소통의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평이한 단어로 연결된 단문(短文)의 연설은 설득력이 높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던가. 오바마 대통령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
춘천 의암호에는 산들산들 봄바람 앞에 저고리고름 날리는 ‘소양강 처녀상(像)’이 서 있다. “무슨 뱃사공 종아리가 저렇게 가늘어? 치마는 또 왜 저리 짧고….” 몸매가 호리호리하다. ‘소양강 처녀’는 뱃사공이 아니다. ‘군인 간 오라버니’ 기다리던 ‘큰 애기 사공’은 낙동강의 ‘처녀 …
내전(內戰)의 전운이 감돌던 1970년 캄보디아의 동부 몬둘키리 지역에서 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소녀가 다섯 살도 되기 전에 크메르 루주의 폴 포트 정권이 캄보디아 전역을 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고향을 떠난 부모 대신에 친척의 손에 자라난 소녀는 학대 속에서 집안일을 거들며 기식했…
“구겨진 종이가 멀리 날아갑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 경기에 출전한 이승훈 선수가 네덜란드 선수를 한 바퀴 넘게 앞설 무렵 중계하던 아나운서는 이렇게 외쳤다. 이승훈은 원래 쇼트트랙 선수였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
피의자 A와 B를 검거했는데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 검사가 분리심문하면서 A에게 “자백하면 용서하겠지만 B가 먼저 자백하면 당신은 가중처벌”이라고 알려준다. 이런 상황에선 대개 먼저 자백하는 사람이 나온다. ‘죄수의 딜레마’다. 담합에 참여한 기업이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는…
성경에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이 나온다.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두 가지로 빛과 소금을 든 것이다. 과학적으로도 틀린 말은 아니다. 소금은 원소기호로 염화나트륨(NaCl)이다. 나트륨은 칼륨과 함께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하는, 신체에 없어서는 안 될 미네랄이다. 몸속에는 ‘나…
우리나라 교사의 연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비교적 높은 수준에 속한다. 지난해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한국 교사의 초임 연봉은 OECD 평균 정도지만 15년 경력 교사는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급여를 받는다. 한국의 15년차 교사보다 높은 연봉을 주는 나…
“2005년 평양산원에서 10월 10일 날 잡아 제왕절개로 딸 출산!… 황선 후보는 북한 원정출산 이유를 밝혀라!” 국민생각의 전여옥 대변인의 화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황선 예비후보가 7년 전 출산이 임박한 시기에 굳이 방북을 강행한…
수박씨닷컴 아이셀파 하이퍼센트 이투스 엠베스트 엠쥬니어 IB96…. 언뜻 봐서는 무엇을 나열한 것인지 알기 힘들다. 중고교생 자녀에게 물어보면 금방 대답할 것이다. 인터넷 강의 사이트들이다. 학생들은 줄여서 ‘인강’이라 부른다. 인강은 학원을 오가는 시간, 수업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준…
막말녀 막말남 관련 동영상들을 보다 새삼 느끼는 것은 우리 주변에 카메라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 동영상을 촬영하고 그 결과물을 유통하는 게 그야말로 ‘국민 스포츠’가 됐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 명이 넘는 시대인지라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걸어 다니는 폐쇄회…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2010년 말 “농촌에 ‘다방 농민’이 많아 농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일부 농민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 전 본부장은 농사는 열심히 하지 않고 다방에 모여앉아 공무원과 어울려 정부 지원금을 타낼 궁리를 하는 농민을 ‘다방 농민’이라고 지칭했…
이사의 책임을 최근 1년 보수액의 6배 이하로 제한하려는 대림산업의 정관 변경 시도에 국민연금과 외국인투자가들이 제동을 걸었다. 국민연금이 주주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한 것이다. 최근 하이닉스 주총에서도 최태원 SK 회장의 사외이사 연임 문제를 놓고 국민연금이 내…
미국 뉴욕의 명물 ‘옐로 캡’은 매일 60만 명 이상의 뉴욕 시민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이 택시는 앞좌석에 승객이 탈 수 없고 운전자와 승객의 공간이 방탄강화 유리로 완벽하게 분리돼 있다. 강도가 많은 뉴욕의 밤거리에서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설비다. 요금이 오가는 작은 구멍이 유…
한 발레리나의 내면에 숨겨진 악마성을 보여준 영화 ‘블랙 스완’의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데뷔작은 수학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파이(π)’다. 1998년 아로노프스키는 이 영화로 그해 선댄스영화제 감독상과 1999년 플로리다비평가협회의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영화의 주인공은 수학을 통…
피임에 관해 잘 모르던 시절 여성들은 출산의 문이 닫힐 때까지 아이를 낳았다. 1960년대 공식 출산율이 6명을 넘어서자 정부는 산아 제한에 나섰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표어도 나왔다. 1970년대에는 자녀가 2명 이하이면서 불임수술을 받은 남성에게 공공주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