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싱어송라이터 나가쿠보 도루(長久保徹)가 1985년 자신의 노래에 사용한 ‘프리아르바이터(free+arbeiter)’란 말은 “취직의 틀에서 벗어났어도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사람”이란 뜻이었다. 2년 뒤 취업정보업체 리크루트가 이 말을 줄인 ‘프리터’를 ‘원…
“미국이 실행한 대외 정책 가운데 가장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안병만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을 두고 했던 말이다. 그 자신이 풀브라이트 장학생이었던 안 전 장관은 재임 시 ‘한국형 풀브라이트 사업’을 추진할 정도로 이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에서는…
학계에는 “교수 집 강아지나 고양이도 논문 저자로 등재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누구를 저자로 올릴지는 전적으로 지도교수에게 달렸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논문에 적힌 저자가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고등학생이 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들을 놓고는 ‘이 학생이 정말…
마크롱이 이긴 게 아니라 르펜이 진 선거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5)을 찍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마크롱이 좋아서가 아니라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가 싫어서”라고 한다. 마크롱도 당선 연설에서 “나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극우를 막기 위해 투표한 것…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낡은 한옥은 한모 씨(82)가 남편을 여의고 혼자 아들(51)을 키워온 집이다. 병든 모자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집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했다. 모자는 지은 지 90년 된 쓰러져 가는 집에서 20일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됐다. …
짙은 남색의 파일 위에 찍힌 금색의 북한 국무위원장 휘장.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첫 친서의 포장은 고급스러웠다. 2018년 2월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건넨 친서를 당시 청와대는 공개하지 않았다. 비밀문서라는 김 위원장의 친서…
세계적인 쇠고기 수출국 호주에서 소는 외화를 벌어주는 소중한 동물이지만 한때는 골칫거리이기도 했다. 엄청난 양의 소 배설물이 고스란히 땅에 쌓여 굳으면서 매년 서울 면적의 3배가 넘는 초지가 쓸모없는 땅으로 변해갔다. 소는 18세기 말 남아프리카에서 호주로 들어온 외래종이어서 호주에는…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해제됐습니다. 원한다면 지금 곧바로 벗으십시오.” 미국 알래스카에어 여객기에서 기장의 안내방송이 나가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승객들은 마스크를 흔들거나 머리 위로 던지면서 환호했다. 승무원이 “마스크를∼ 벗어∼버려요”라고 노래하며 좌석마다 마스크를 수거한 비행기…
주한 미군들은 한국어 지명을 발음하기 쉽게 영어식으로 자주 바꾼다. 미 보병 2사단 부대가 있던 동두천(Tong Du Cheon)은 이니셜만 따서 TDC라고 한다. 용산(龍山)은 지명의 뜻을 영어로 옮겨 ‘드래건힐(Dragon Hill)’로 부른다. 남산은 산(mountain)보다 언…
한국은행이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 컷’에 나서자 생명보험사들은 즉각 보험료를 인상했다. 당시 보험료를 올린 근거는 금리 인하 때문에 생보사가 보험료를 채권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 즉 예정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일부 생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의 오래된 별명은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서울 분양시장 최대어’였다. 여기에는 조합원 수만 6100명에다 조 단위의 공사비가 드는 미니신도시급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녹아 있었다. 하지만 요즘 ‘재건축 분쟁의 종합 백화점’이라는 유쾌하지 못한 별명이 …
새 정부 ‘경제 원팀’ 멤버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관료 출신일 뿐 아니라 대기업 사외이사를 지낸 공통점도 있다. 행정안전부의 이상민, 환경부의 한화진 등 사회부처 장관 후보자 역시 사외이사를 지냈다. 초대 내각 수…
최근 공개된 일본 중의원(하원) 의원 재산 공개 내역이 화제다. 전체 465명 중 77명이 재산을 ‘0엔’으로 신고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작년 총리 취임 후 자신과 부인 명의로 2억868만 엔을 신고했는데 이번에는 4983만 엔만 신고했다. 일본은 가족 신고 의무가 없고 신고 내…
2010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하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이재오 특임장관을 급히 불렀다. 후임 총리 후보자를 물색해야 하는데 야당의 ‘동의’를 받아오라는 특명이었다. 난감해진 이재오는 야당 원내대표 박지원을 찾았다. ‘이재오-박지원’ 채널이 본격 가동됐다. ▷야당은 호남 출신…
10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 결과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극우파 마린 르펜이 각각 27.8%, 23.1%를 얻어 2주 뒤인 24일 2차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프랑스는 두 번 선거를 치러 대통령을 뽑는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양자 대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