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로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1981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상당 기간 백약이 무효여서 ‘치료제도 없는 질병’으로 불렸다. 하지만 에이즈는 처음 등장할 때의 공포에 비해선 그 후 위세가 수그러들었고, 현대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의 위치는 변함없이 ‘암(癌)’이 차…
“베트남에서 휴가를 나오는 장병들이 외국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장병들 사기도 문제려니와 외화가 낭비되고 있다.”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을 청와대로 따로 불러 빚더미에 오른 공기업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공매에서 응찰자가 없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21일 조용한 시위가 벌어졌다.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이 청와대 인근의 잦은 집회로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항의하는 침묵시위다. 경찰과 지자체에 공문을 보낸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변화가 없자 직접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이들의 20m…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미시시피강 다리는 블랙아이스(Black Ice·검은 얼음) 사고로 악명이 특히 높았다. 주 정부는 염화마그네슘에 옥수수 부산물을 혼합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사고는 그치지 않았다. 그러다 2007년 교량 붕괴 사고 후 새로 건설한 다리에는 3…
청두(成都)와 시안(西安)은 각각 중국 내륙에 위치한 쓰촨성과 산시성의 성도(省都)로 해안 쪽에 비해 낙후된 내륙 개발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다. 2017년 청두와 시안 사이에 고속철도 전 구간이 개통된 후 소요시간이 3시간대로 줄었다. 고우영의 만화 십팔사략(十八史略)에 시안∼청두 기…
“바둑의 신(神)과 목숨을 걸고 대국한다면 몇 점을 놓겠습니까?” “음… 넉 점은 놔야겠지요.” 1970, 80년대 세계 바둑계를 호령하던 시절 대만 출신의 린하이펑(임해봉) 9단은 신과 두려면 넉 점은 먼저 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후 수십 년 뒤인 2016년 구글의 …
카타르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2명이 3년 전 가혹한 상납 요구를 못 견뎌 현지 경찰서로 탈출하는 일이 있었다. 카타르 건설 현장의 북한 노동자 수천 명이 급여의 10∼15%만 받는 ‘노예 노동’을 하고 있다는 고발이 나온 뒤의 일이다. 시베리아의 북한 벌목공도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
항공의 역사는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됐고, 기술혁명이 대개 그랬듯 첫 사용자는 군(軍)이기 십상이다. 18세기 말 나폴레옹도 항공의 시작인 유인풍선, 즉 기구(氣球)가 나오자마자 군사적 활용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비행선, 비행기로 발전하면서 항공기는 처음엔 정찰용으…
턱시도를 입은 남극의 신사 ‘황제펭귄’은 천적들도 추워서 떠나는 영화 50도 혹한의 계절을 골라 알을 낳아 수컷 발등에 올려놓고 발을 동동거리며 두 달 이상 품어 부화시킨다. 암컷이 챙겨온 먹이를 수컷의 위벽에 보관했다가 ‘펭귄 밀크’로 먹여 기르는 지극정성도 유명하다. 남극이 고향이…
유학이나 장기 출장 등으로 한국에 온 외국인이면 깜짝 놀라는 게 몇 가지 있다. 밤 12시가 넘었는데도 총 칼 맞을 걱정하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심의 안전, 그리고 전화나 인터넷 설치를 신청하면 당일 아니면 늦어도 다음 날이면 깔끔하게 끝내주는 초고속 서비스에 혀를 내두른다. 그…
2011년 7월 27일. 서울 강남에 시간당 최고 1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을 때 대치동 은마사거리 주변에서 은마아파트만 정전으로 암흑이 됐다. ‘강남의 대표적인 부유층 아파트라는 은마가 왜?’ 하는 의문이 나왔지만 은마에 살거나 은마를 아는 사람들은 이상할 것이 없었다.…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존엄사를 택했다고 한다. 평소부터 가족에게 “어차피 가야 할 인생, 의식 없이 연명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며 연명치료는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1년여간 노환을 앓던 그의 상태가 악화했을 때 인공호흡기를 부착하지도, 마지막 순간에…
초등생들의 장래희망에는 그 시대의 영웅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가까이서 보고 듣는 성공을 동경하고 모방하며 꿈을 찾아간다. 올해 우리나라 초등생들은 가장 선호하는 희망직업으로 운동선수를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운동선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눈부신 …
세계에서 가장 젊은 총리. 어제 취임한 34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에게 맨 먼저 붙은 타이틀이다. 대학 졸업 후 시의회를 거쳐 2015년 중앙정치 무대에 입성한 그는 6월 ‘젊은 피’로서 교통·커뮤니케이션 장관에 발탁된 터였다. 막상 본인은 “나이와 성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80년 전통의 서울 마포구 창천초등학교가 내년 9월 창천중학교와 통합된다고 한다. 학생 수가 줄어든 탓이다. 기존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합치는 것은 서울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한때는 학년마다 수백 명, 그것도 모자라 2부제 수업을 했다는 창천초의 현재 전교생은 129명. 6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