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아름답지만 속물적인 여인 데이지의 남편이자 개츠비의 연적인 톰 뷰캐넌이란 인물이 나온다. 뷰캐넌은 ‘매년 여름이 더 더워진다’고 불평하는데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 뜨거운 여름은 살인의 클라이맥스로 끌고 가는 또 하나의 등장인물이다. 프랜시스 …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가 ‘생물학적 호남(湖南)’이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꺼낸 얘기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이 대표가 “대선에서 호남 표 가져오겠다”고 한 데 위협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추 의원은 “그렇지 않다”며 “그분은 남성이어서 생물학…
“당신은 너무 행복에 겹군요. 결혼하더니 당신은 변했어요.” 미국 작가 님 웨일스가 쓴 독립운동가 김산의 일대기인 ‘아리랑’에서 김산이 일곱 살 손위 혁명동지에게 투정하듯 건넨 말이다. 영어를 번역한 탓인지 말투가 어색하지만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함께 목숨을...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2015년 대선 출마 선언 직후 리스닝 투어(listening tour)에 나섰다. 우리 식으로 하면 ‘민생 행보’다. 소탈한 이미지를 위해 밴을 타고 다녔는데 공화당에선 이렇게 꼬집었다. “힐러리는 여행할 때 비행기 두 대가 필요하다. 한 대는 본인…
롯데그룹은 1970, 80년대 미스 롯데 선발대회를 열었다. 원래는 회사 CF 모델을 뽑기 위한 행사였지만 연예인들의 등용문 역할도 했다. 원미경 이미숙 채시라 이미연 등 뒷날의 톱스타들도 이 대회를 통해 세상에 얼굴을 알렸다. 관심이 높았던 1977년의 제1회 미스 롯데는 아역 연예…
한국 사회에서 ‘58년 개띠’는 단연 주목의 대상이다. 이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아이콘으로서 ‘머릿수’가 많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시절은 2부제나 3부제의 ‘콩나물 교실’에서 부대끼고 화장실 앞에 긴 줄을 서야 했다. 중고교 시절엔 평준화제도 도입…
영화 ‘부산행’이 ‘천만 관객’ 고지를 찍었다. 부산행 KTX에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로 변한 사람들과의 처절한 사투, 생존본능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연상호 감독 작품이다. 칸 영화제 중에서도 흥행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장르 영화만 초대하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서 기립박…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을 때 온 나라가 흥분의 물결에 휩싸였다. 한 시인은 ‘젊은 운동선수에 지나지 않았던 양정모가 태극기를 몬트리올 하늘 높이 휘날린 순간 한국의 아들, 한국인의 벗, 모든 한국인의 가장 가까운 혈연이 됐다’고 썼…
남미 대륙에서 첫 올림픽을 치르는 브라질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부정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현직 대통령은 탄핵심판으로 직무 정지 상태다. 혼돈의 정치는 경기 침체를 초래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까지 안팎의 악재가 줄줄이 터졌다. “선수촌 화장실 물이 안 내려간다” “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처복을 타고났나 보다. 부인 미셸 여사가 민주당 전당대회의 명연설과 더불어 노래로도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달 20일 CBS에서 빈곤층 여학생 교육 지원을 위해 ‘내 딸들을 위한 노래’를 부르자 음원 판매량이 1562% 폭등했다.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빅브러더(Big Brother)’와 ‘서바이벌(Survival)’이 성공을 거둔 이후 자리 잡았다. 오늘날 한국의 주말 프라임타임 TV 프로그램도 ‘무한도전’ ‘1박2일’ ‘런닝맨’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세다. 다만 한국의 리얼…
10년 전 개봉한 영화 ‘타짜’에서 히로인 김혜수는 농염한 연기를 선보였다. 사설 도박판을 운영하는 정 마담 역으로 나온 그는 단속 나온 형사가 자신을 연행하려 하자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고 얼굴을 찌푸리며 쏘아붙인다. “잠깐만 (감옥에) 들어갔다 나오면 된다”는 형사의 말에 발끈…
북한 사람들은 인천 월미도를 인천상륙작전 때 미제에 맞서 처절히 항거했던 ‘영웅들의 섬’으로 안다. 1950년 9월 13일부터 사흘간 월미도의 북 해안포병 중대가 미 군함 10여 척을 격침하고 수천 명을 죽이는 등 결사적으로 항전하다 위대한 패배를 당했다고 당국이 허위 선전한 탓이다.…
2005년 ‘헨진(變人·괴짜)’으로 불리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공공개혁을 내걸고 추진한 우정(郵政) 민영화 정책에 야당은 물론 일부 자민당 의원까지 반대하자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민영화에 반발해 탈당한 자민당 중진 ‘반란파’의 지역구에는 지명도가 높거나 미모…
‘처음’이란 말은 두근거림과 설렘을 동반한다. 오랜 염원을 이룬 ‘집단의 기억’ 속에서라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해진다. “1976년 8월 1일 오전 10시 양정모 선수의 늠름한 목줄기에 금메달의 영광이 드리워지고 사상 처음으로 애국가가 장엄하게 세계만방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자랑스러운…